산책길에 만난 두루미에게서 배운 것
전쟁 같은 아침에 잠깐 짬 내서 강아지와 집 앞 강가를 걸었다. 걷다 늘 보던 두루미가 오늘은 사람들이 자주 건너 다니는 돌다리 옆에 떡 있는 걸 보고 사진을 찍었다. 글감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늘 풀숲에서 보일 듯 말 듯 사냥하거나 강가 저 너머에서 보이던 녀석, 사진 찍으려고 다가가면 휙 날아가버리건 녀석이었다. 물론 다른 두루미 종류는 조금만 다가가 보려 하면 여전히 날아가버린다. 그런데 오늘은 사람들 다니는 돌다리 옆에 있었다. 그리고 가까이 가 멋있다! 말해주며 사진을 찍어도 여유로워 보였다.
사람들이 자기를 헤치지 않는다는 판단이 선건 가? 경험에서 우러나온 것인가?
헤치려고 다가오는 사람들이 있겠지?
돌 던지며 키득대는 아이들도 있겠지?
그런데 그런 상황은 그냥 지나치는 사람들에 비해 얼마나 많은 확률이 될까?
그런 생각이 꼬리를 물다, 그런 위험한 생각만으로 거리를 두고 장소를 제한한다면 내가 기회마저 잃는 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여전히 일어날 수 있는 위험에 대한 예방과 의심으로 많은 것을 지나치거나 시도조차 두려워한다. 낯선 것에 겁이 나고 많은 정보로 오히려 두려움에 쌓여있다. 어떨 땐 생각만으로도 안된다 결론 내리고 행동조차 해보지 않을 때도 많다.
그냥 몇 안 되는 상황을, 때론 그 일이 내 앞에 닥치면 해결하면 되지 않나? 예를 들어, 누군가 돌 던지기 시작하면 날아가버리면 안 되나?
예방이나 의심이 공간을 한정적으로 지워버리면 그곳에서 복잡하게 경쟁하는 일밖에 보이지 않고 말 그대로 우물 안 개구리가 돼버리는 건 아닌지!
밖의 세상이 더 큰데 밖으로 나가는 건 위험하다고 물리적 감옥을 스스로 만들고 있는 건 아닌지?
사람들을 믿고 돌다리 근처로 와서 경쟁자 없이 혼자 먹이를 독식하고 사람들에게 멋있다 이쁘다 하는 말을 들으며 관심받는 두루미에게서 많은 것을 배운 아침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