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man 나를 싫어하는 사람

30-40에 배운 평화

by Momanf

내일 40이라도 나를 싫어하는 느낌을 받거나

면전에서 비난을 받으면 기분이 좋지 않다.

10-20대에는 화가 나면 그런 관계를 끊어버렸다.


하지만 요즈음은 조금 불편한 관계라도 계속 관계를 지속하고 나도 언행을 조심하며 언저리에 머문다. 그러다 보니 시간이 지남에 따라 그 사람의 좋은 점, 이해할 수 있는 점들이 보이고 그 사람을 통해 나를 들여다보게 되었다. 내 말과 행동을 반성하게 됐다. 더 시간이 지나니 불편한 관계는 때론 연민이 느껴졌고 그렇게 이해한 타인을 다정하게 대하다 보니 가까워짐을 느꼈다. 이렇게 지내다 보니 그 속에서 나름 좋은 의미를 발견하는 일이 많다.


어제는 영화 기생충 본 얘기를 화실에서 하고 있었는데 다른 분이 스포일 하지 마라고 화를 내셨다. 그러다 얘기를 중단하고 딴 얘기를 하다 영화를 봤던 분과 그 영화가 던지는 우리 사회 문제가 마음에 닿지 않는다고 조용히 말했는데 스포일 하는 사람 왜 죽이는지 기분을 알 것 같다며 장난반 우리를 발로 걷어찰까 하셨다. 그 말에 충격받아 어제 Disc라는 성향 검사를 했는데 나와는 상극 같다고 농담 반 진담 반 얘기했다. 그분이 내게로 조용히 와 내 성격을 자기는 받아줄 수 있지만 그림을 그리러 오는 사람들이 워낙 다양한데 내가 그리면서 수다 떨 때나, 3개월 전 전화로 수다 떨어 조용하다, 시끄럽다고 눈치 준건 조용히 그림에 집중하고 싶은 사람들이 있어서라고 했다. 그 부분에 대해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고 미안하다고 사과하는데 내가 40분 통화했다며 과장하시는 말과 자기가 그때 너무 듣기 싫었는데 다른 사람은 어떻겠냐, 제일 나이 많은 분이 왜 요즘 아크릴만 그리고 가겠냐, 유화는 집중해야 하는데 화실에서 잡담하는 것 때문이 아니겠냐고 말한 부분에서 무안했다. 사람이 좋아 간혹 얘기할 거리가 있으면 신나서 크게 말했던 게, 내 입장에서 보면 10분 안에 조심히 통화하며 대부분 듣다가 맞장구 몇 마디만 했었던 3개월 전 사건. 내 그림 안 그리며 수다나 떨면서 남을 방해한 사람 같은 느낌이 들었다.


그분의 말에 과장도 있었고 내 성격이나 말, 행동에 내가 인정하는 부분도 있어서 불편했을 것이다.

하지만 처음 그 말을 듣고 생각의 흐름을 살펴보면,


무엇이든 성과를 잘 내는 사람이 되어야겠구나, 쉽게 무시하지 못하도록.

그래도 그분 덕분에 좋은 사람들도 만났고 그림도 그리게 되지 않느냐,

모든 사람들이 다 자기가 중심이 되고픈데 나는 너무 내 중심적인 얘기만 하나? 그래서 내가 너무 화실 분위기를 주도하나?

내 감정은 내 것이니 타인이 내 기분을 좌지우지할 수 없다. 불쾌한 것은 내가 받아들이지 말자!

내게 화를 표현해놓고 그분도 편치 않았을 거야. 우리에게 험한 말 하게 한 것도 괜히 영화 얘기 꺼낸 내 잘못이야 내가 화나게 한 원인 제공자야.

내가 그렇게 수다스러워 타인에게 방해가 많이 되나? 화실에 내가 나가는 게 싫은가? 안 나간다고 할까?


불편하지만 난 계속해나가겠지.

20대에는 불편한 상황과 사람 자체가 싫어 피하기 바빴다. 그래서 문제가 내 마음속에 고스란히 남아 미해결 과제의 단단한 돌이 되 여전히 서걱서걱 마음에 굴러 다니게 했다.

하지만 30대 몇 번 연습한 이후로 그 문제는 엊쨋거나 계속 마주해 시간이 지나도록 두기도 하고, 다양한 각도의 생각과 기분으로 떠오르는 깨달음에 배우고, 그 사건과 사람을 통해 내 언행을 반성하며 타인을 통한 나를 알고, 다양하게 나를 보는 사람들을 이해하고, 그것이 내 안에서 일으키는 갈등을 잘 분석해 참나를 깨닫는 구실로 삼으면 된다.

그 문제는 더 이상 문제로 남지 않고 해소되 연기처럼 사라지고 거기서 성숙하고 더 나은 내가 될 원동력을 주니 오히려 에너지로 만들면 된다. 그렇게 느끼니 서걱거리는 돌은 잔잔한 물결만 일렁이는 호수 밑바닥에 내려앉는 느낌이다.


나이가 들어 자연적으로 깨닫는 건지,

인생 풍파의 경험 축적의 결과물인지,

내가 잘 깨달은 사람인지,

정답은 없다.

정답이 없는 게 나와 타인의 관계인 거 같다.

그리고 그걸 알기 시작하니 평온해지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