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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omanf Apr 29. 2023

76. 각자의 자리. 그 거리

자주 보는 사람들이 친해지면서 그룹이 되어가고 그룹이 되어가면서 이런저런 말들이 오고 가며 오해를 하기도 하고 섭섭해하기도 하다가 풀리기도 하고 다시 그 시간들을 넘어 친해졌다가도 멀어지기도 하는 시간들을 통해 인간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게 된다.


죄성이 있는 나와 사람들,

이 세상의 거리가 좁혀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는 생각이 드는 요즘이다.

거리를 좁혀야 하는 관계는 하나님과 나 사이뿐이다.

하나님을 향해야 하는 마음에 내가 우선시되거나 다른 사람이 우선시될 때에는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우선시되면 교만해진다.

모든 성취를 나에게 돌리고 내 자아를 높이며 우쭐한 마음으로 세상을, 사람들을 내려다보려는 경향이 생긴다. 그래서 사람들을 함부로 대하고 소중히 생각지 못한다. 내가 잘났다는 마음에 늘 경쟁하고 남들을 짓밟고 올라서려 한다. 과시를 하고 나를 드러내기 위해 다른 사람을 무시한다. 나르시시즘에 빠져 죽게 되는 것처럼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는 자기 연민과 자책감에 빠져 자기 속에서 허우적 거린다.


타인이 우선시되면 그 사람이 내게 우상이 된다. 나의 즐거움과 기쁨의 원천이 되고 내게 슬픔과 절망, 화를 유발하는 것도 타인이다. 타인이 잘해주면 행복을 느끼고 타인이 나에게 소홀하면 버림받은 것처럼 힘들고 서운하며 화가 나기도 한다. 타인에게 매달리는 내가 싫어 상대를 반대로 강하게 밀쳐 버릴 때도 있다.

마음에도 없는 소리로 강한 척을 하고 그들이 필요 없다는 듯 소통을 일방적으로 끊기도 하며 호위를 거절해 버리고 만다. 마음대로 상대를 상상하고 나를 무시한다고, 사랑하지 않는다고 여기고 자기 연민에 빠졌다가 상처 입었다 생각해 상대를 할퀴기도 한다.

상대를 아프게 하고 싶어 하고 관계를 끊어버리기도 한다.


이 모든 문제가 하나님을 왕이라 바르게 모시지 못하고 나와 하나님의 자리를 넘나들기에 일어나는 문제들이다.

나 자신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와의 문제가 아니라 나와 주님의 관계의 문제인 것이다.

하나님이 누구인가?

또 나는 누구인가?

하나님의 자리와 내 자리는 어디이고 나는 누구를 주인으로 모셔야 하는 것인가?

주의 종이 되지 못하고 생각과 감정이 앞서는 나 자신을 섬기고 나를 인정해 주고 사랑해 주는 누군가를 섬긴다.

모든 문제는 여기서부터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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