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3주째 아이들과 버스와 지하철을 번갈아 타고 초등학교 수업을 받고 있다.
우리가 타는 시간은 중학생들이 많은데 뒷자리에 앉아 멋있는 척한다고 그러는지 육두문자가 난무한 대화들이 오고 간다.
어느 날 아침, 남학생들이 5-6명 앉아 수다를 떠는데 한 명이 바퀴벌레라며 소스라치게 놀랐고 육두문자를 쓰면서 제일 강한 척하던 남학생들이 버스에서 소리치고 피하면서 난동을 부렸다. 아이들이 겁이 나 우왕좌왕하는 동안 한 남학생이 그중 가장 강해 보이는 아이를 실수로 밀었다. 다행히 그 바퀴벌레가 창문으로 날아나가고 다들 운전기사의 주의로 자리에 앉았는데 그때부터 강해 보이는 아이가 자신을 벌레 쪽으로 실수로 미친 친구에게 분을 참지 못하고 온갖 험악한 욕을 들어부었다.
앞자리에 앉은 나도 듣고 있기 어려워 몇 번이나 고개를 돌려 눈으로 주의를 주었지만 멈출 줄 몰랐고 그 힘없는 아이는 그 욕설을 고스란히 들었다. 다른 남학생들도 그만하라고 점잖게 얘기했지만 그렇게 계속 욕을 퍼부우며 자기의 힘을 과시라도 하는 듯했다.
나까지 화가 나 얼굴을 돌리고 “야, 네가 쎄냐? 그런데 그렇게 바퀴벌레 한 마리가 그럽게 무서워서 호들갑을 떨었냐? 이 병신 같은 자식아. 그래놓고는 어디 화풀이야? 벌레 하나는 겁나서 소스라치게 떨고 도망가고 난리 쳤으면서 어디 어른들 다 앉아 있고 친구들 앞에서 이렇게 쓰레기 같은 말로 친구를 괴롭혀?”라고 소리치고 싶었다.
하지만 요즘 학생들이 너무 무섭고 내 어린 자식들도 있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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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학생을 통해 우리가 소위 강하다고 힘 자랑 하고 목청 높은 사람들이 사실은 얼마나 겁쟁이인지, 얼마나 가치의 중하고 귀함을 모르는 무지한 사람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벌레 한 마리는 무서워 호들갑 떨고 두려워하던 사람이 약한 사람에게는 무자비하고 예의 없이 무식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힘 있는 사람을 무서워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진짜 용기 있는 사람은 조용하고 차분하게 앉아 있으며 바퀴벌레를 사실 보고도 모른 척했다고 하며 욕설을 퍼붓는 친구에게 그만하라 말하던 친구였다.
그 아이는 이미 버스 안에 바퀴벌레가 있음을 알았지만 소동부리기 싫어 잠잠히 모른 척했었던 것 같다.
그 일을 통해 진짜 강한 사람은 소리가 없고 조용하며 때로는 다른 사람을 위해 작은 문제를 모른 척할 수 있는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불편함 따위는 상관없이 욕을 하고 강하게 보이면 보이려 할수록 사실은 더 두려움이 많은 겁쟁이였다.
하나님 안에서 강한 사람은 두려움이 없는 사람이다. 그래서 작은 문제를 문제로 삼지 않고 차분히 상황에 대처하고 악에 대해 나무랄 수 있다. 주님 안에 있으니 강한 척할 필요도 없고 과장해서 자신을 포장하거나 다른 사람을 두렵게 할 필요도 없다.
약한 사람이, 두려움에 떠는 사람의 목소리가 크고 작은 문제도 문제로 긁어 만들고 과장해 행동한다.
그것은 주 안에 있는 사람이라면 결코 할 수 없는 행동이 아닌가?
주 안에 있는 자는 소리 없이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