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정된 건 없다
아침에 강아지와 산책을 하는데 강가에 멈춰 섰다. 봄 한철 쭈욱 쭈욱 뻗은 키 큰 나뭇잎쯤으로만 알던 잎에 큰 옥수수처럼 큰 열매가 열려있었다.
너 뭐니? 누구니?
그러고 주위를 보니 봄에 너무 화려하게 피던 꽃들은 태양의 강렬한 빛에 모두 말라비틀어졌거나 이미 꽃은 다 져버리고 풀만 남은 상태인데 그 키 큰 나뭇잎은 짙은 녹색과 건강한 갈색의 열매로 싱싱하게 보이며 한여름에 그 강가에서 제일 눈에 띄었다.
내가 알고 있다 생각하던 것들이, 특히나 사람이, 그들의 소위 성격들이 언제나 그것만을 발휘하며 고정된 게 아니었다. 날씨와 계절 변화에 바뀌는 꽃들과 식물처럼 시시각각 모습들이 변한다. 이 타이밍에서는 저 사람이 눈에 띌 수 있고 또 어떤 타이밍에서는 내가 눈에 띌 수도 있다. 그리고 어떤 순간에 만나는 타인은 전체를 놓고 볼 때, 극히 일부분의 모습으로 짧게 서로를 마주하니 서로를 다 알 수 없다. 알려면 시간의 변화에도 오랫동안 꾸준히 같이 있으며 시시각각 변하는 모습들과 마주해야 한다. 그래도 순간순간 놓치게 된다.
기후 계절 환경에 변하는 자연처럼 우리도 상대가 누구냐에 따라, 기분이나 상태에 따라 나오는 말과 행동이 다른 것처럼. 우리는 고정된 성격이 없다. 그저 잦은 패턴으로 전체로 보일 뿐.
그렇다면 타인을 이해할 수도 있고 고집스러운 아집으로 나의 호불호를 가리지 말고 편안하게 사는 것은 어떨까? 상대가 생각하는 나에 맞추려고 행동하는 것보다 그저 힘 빼고 편안하게 상황과 기분 따라 유연하게 행동하고 상대를 내 눈에 맞춰 기대감으로 부담스럽게 하지 않을 수 있다. 그리고 다양한 면을 이해하고 나쁘게 보여도 좋은 게 더 많을지도 모른다.
그저 물흐르 듯, 자연적으로 변화하듯 움켜 잡으려 하던 정형화를 내려놓고 나에게서, 타인에게서 자유로워져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