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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내뱉은 말이 내 귀에 들어온다

by Momanf Feb 24. 2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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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히 생각해 보면 운전 중에 화나서 욕을 할 때에나, 누군가를 험담하거나, 누군가에게 소리 지르며 화를 낼 때, 상대는 없을 때도 많겠지만 그 어떠한 장소든 내가 있다.

운전을 하면서 끼어든 차에 욕을 할 때, 끼어든 차가 그 욕을 듣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말을 내뱉고 나 혼자 듣는다. 짜증이 나서 혼잣말로 '아 짜증 나, 죽고 싶어, 못해먹겠네. 아 씨....' 등등의 모든 말을 듣는 주체가 없는 것이 아니라 내가 듣는 말이다.

누군가의 험담으로 이야기할 때도 상대만 있는 것이 아니라 나도 다른 사람의 욕을 듣는 사람이며 다른 사람에게 화가 나서 소리 지르고 악다구니를 할 때에도 나도 내 말을 듣는다.

꼭 다른 사람과 싸우지는 않더라도 내가 하는 말을 내가 들으니 내가 기분이 나쁜 것이다.


이런 점을 생각해 본다면 혼자 있을 때도 말조심을 해야 한다.

부정적으로 짜증내면 그 소리는 고스란히 내 귀가 듣고 내 마음이 여전히 짜증으로 머문다. 단어를 뱉고서 해소가 되는 것이라면 좋겠지만 단어를 뱉어도 내 귀가 고스란히 그것을 담기에 짜증은 어디로 증발하지 않는 것 같다.


화가 날 때, 상대방에게 있는 소리 없는 소리로 악다구니 쓰고 소리 질렀는데 마음이 후련해지지 않는다. 그 소리가 고스란히 상대방에게만 던진 소리가 아니라 내 귀가 고스란히 다 담고 있기 때문이다.

내 화를 받은 상대방도 나에게 날카로운 말이 더해지고, 상대가 나를 참아준다면 나에겐 죄책감까지 더해진다. 화난다고 내 마음을 다 쏟아내는 것이 현명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는다.


내게 다시 들어올 말, 내게 다시 들어와서 기분 좋게 할 수 있는 말, 내 영혼을 살리는 말, 마음의 해결을 찾고 그것을 다른 사람에게 함께 부탁하는 말, 힘들지만 용기줄 수 있는 말, 짜증 나고 속상하지만 들어와도 좋은 게 없는 말 대신 스스로를 위로해 주는 말, 상대를 밀어붙이고 싸우기보다는 내 마음을 알아주길 요청하는 말등으로 바꿀 수 있어야 한다.

내가 들어 좋지 않은 말은 애초에 내 입 밖으로 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나 자신을 배려하는 자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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