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하루라는 시간 안의 여행

by Momanf

몇 가지 일이 자꾸 반복되며 밀리고 밀리는 일이 계속되자, 오히려 무기력해져 끝내야 되는 일이 많다고 여길수록 반대로 다른 일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는 나를 발견했다.

시간을 제 멋대로 보낼수록, 먹는 것도 관리되지 않았고 해야 하는 일은 산더미 같은데 오히려 유튜브와 넷플릭스 삼매경을 보냈다.

결국 회피하고 있는 것이었다.


하루는 참을 수가 없어 다시 계획표를 시간별로 짰다. 해야 할 일을 하나하나 하루라는 시간 속에 구겨 넣고 눈치 보며 이리저리 밀어 넣어 보았다.

나태해진 습관 때문인지 처음에는 그 계획표가 몹시 부담스러워 당장 시작하지 못하고 차일피일 미루었다.

계획이 무용지물이 되어 간다는 생각이 들자, 다시 마음을 다잡고 월요일부터 빡빡하게 짜인 스케줄을 따라 일어나 보았다.


새벽 4시에 물 한잔을 마시고 성경묵상과 기도를 몇 시간 하고 1시간은 조용히 글을 썼다. 그러고 나서는 강아지 산책을 시킨 후, 운동하러 짐으로 30분 일찍 나서서 기다리는 동안 차 안에서 독서를 했다.

그리고 운동 45분 후, 집에서 처음으로 휴식과 함께 아침 식사를 한다.

상황 따라 여러 가지 변수가 있었지만 식사 후, 아이들과 여름방학 동안 만들기로 한 책을 함께 만든 후, 도서관으로 가서 3시간쯤 나는 내 할 일을 하고 아이들은 책을 읽고 글도 쓰고 게임도 하는 등, 도서관에서 보낸다.

그리고 집에 들어와 점심을 먹고 청소를 한다. 그 후, 30분 정도 쉬고 1시간 저녁을 차리고 먹는다.

그 후, 3시간은 가족과 성경도 읽고 보드게임이나 카드 게임 등을 하고 강아지 산책 및 스트레칭을 한다.

아이들이 잠들고 나면 약 45분 마지막 글을 쓰고 잔다.

처음에는 너무 빡빡해 보여 안될 줄 알았다. 글을 쓴다고 앉아도 못 쓸 줄만 알았다.

지금 쓰는 글의 종류는 하루에 네 가지인데 재밌는 것은 그렇게 꾸역꾸역 정해진 그 시간에 글을 쓰니 시간마다 놀랍게도 집중이 되고 그 글에서 만나는 다양한 인물들과 대화하기 시작했다.


스케줄 따라 공간이 바뀌고 나와 함께 하는 상황과 사람이 바뀌는 등 나의 역할과 하는 일이 계속 바뀌자 이 공간 저 공간에 여행하는 느낌이 들었다.

피곤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무기력하게 잠들던 때와는 다르게 잠깐 쉬는 것만으로도 금방 충전이 되어 다음 스케줄에 또 놀러 가는 사람처럼 힘이 났다.


아무래도 나이 드니 낮잠이 늘고 체력이 안되는가 보다 했더니 그게 아니었다. 회피하고 싶어 피곤했다는 것을 발견했다.


아이들과 글을 함께 쓸 때는 동화작가가 되고 도서관이라는 새 공간에서 공부를 1시간 하면 나는 학생이 되고 그 후 2시간 영화 시나리오를 쓰면 시나리오 속 인물과 대화를 한다.

집에 와 청소를 하면 가정을 꾸리는 가정주부가 되고 사이사이 음식을 관리하고 몸을 움직이며 여자의 건강한 몸을 위해 신경을 쓴다. 더 이상 함부로 먹거나 시간을 낭비하지 않고 몸을 더 많이 움직였다.


가만히 계획을 갖고 살아보니 하루라는 시간이 참 길면 길고 짧으면 짧다.

내가 하는 일을 보면 길고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해서 살다 보면 어느새 잠들 시간이라 하루가 짧게 여겨진다.

계획된 시간을 살다 보니 좋은 점은 해야 하는 일을 하게 되니 마음에서 부담이 덜어졌다.

그 부담과 동시에 시간을 함부로 썼던 버릇이 한 번에 바뀌었다. 할 일을 제대로 제 때에 하니 낭비할 시간이 없었다.

유튜브와 넷플릭스와도 당연히 멀어졌다. 내가 그 시간에 할 일에 집중하니 휴대폰 스크롤을 내리며 붙잡고 있지도 않게 되었다.

이렇게 시간이 절제가 되니 함부로 먹던 밀가루도 더 이상 먹지 않고 조절하게 되었다.

뭔가 다 제자리로 잘 찾아 들어가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사람에게는 목표가 있고 계획이 있어야 하며 무턱대고 안된다고 생각하기보다는 해야 할 일과 하고 싶은 일을 적적하게 잘 분배해 균형 있게 한다.

그렇게 매일 반복되는 그 작은 일이 모여 계획을 이루고 목적을 이루고 꿈을 이루는 것이다.

더욱이 내가 깨달은 것은 바쁘고 하는 일이 많을수록 오히려 더 시간관리를 잘하게 된다는 것이다.

시간을 이렇게 저렇게 궁리하면서 쓰다 보면 시간의 전문가가 된다.

시간이 없어서 무엇을 못하는 것이 아니었다. 할 마음이 없는 것이 문제였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시간내기가 힘들다고 할 때엔 정작 해야 할 일에 부담감은 있는데 하지 않고 엉뚱한 것으로 시간을 보낼 때였다..


여행하는 사람이 목적과 계획 없이 떠나면 이리저리 의미 없이 돌아다니다가 돌아오는 것처럼, 하루를 여행지로 놓고 시간별로 이 시간에는 이곳을 여행하고 저 시간에는 저곳을 여행하는 식으로 산다면 그 순간에 집중하고 누릴 수 있다.

다른 장소, 즉 다음 스케줄로 가야 하니 집중력도 좋아진다.


목표와 계획을 잘 짠다면, 하루는 선물이 되고 여행이 될 수 있다






매거진의 이전글22. 사랑이란 퍼즐과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