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7. 힘의 배분과 멈추지 못하는 나

달리기 3

by Momanf

오늘은 달리기 한 이래 가장 가벼운 달리기를 했다. 평소보다 2-3분 더 단축되었다.

Cadense도 168이 최고였는데 178, 리듬감 있게 정말로 가볍게 뛰었다.

오늘 달리기에서는 나는 힘의 배분을 배웠다.

내리막길이라고 너무 막 달려서 관절에 무리가게 하지 않고 오르막길을 위해 힘을 비축한다.

그냥 내가 집중해야 할 기준은 오르막길이나 내리막길이나 상관없이 일정한 속도와 스텝이었다.

그래서 오늘 가장 가볍게 뛴 것 같다.

삶에서도 마찬가지다.

힘의 배분을 해두어야 한다.

내리막길이고 쉽다고 나의 에너지를 다 써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에게나 타인에게 다 할 수 있다면서 나의 모든 에너지를 끌어썼다가는 나중에 지쳐 쓰러지게 된다. 100% 모든 능력을 썼다가는 오래가지 못한다. 늘 여유분을 남겨 두어야 한다.

그래야 힘들고 어려울 때, 지치지 않고 그 발란스에 맞추어 여유분으로 두었던 에너지와 힘을 끌어다 쓸 수 있다.

달리기처럼 살면서도 이렇게 힘의 배분이 필요하다. 삶도 오르막 내리막길이 있다.

평평하고 내리막 길처럼 잘 나간다고 교만하게 막 달리면 안 되고 오르막 길이라도 이 시간이 지나면 평지와 내리막 길이 있고 이 시간이 계속되면 근육이 생기고 강해진다.

그러니 인생은 그저 너무 지치지 말고 속도와 스텝을 유지하면서 일관성을 유지하며 살아가면 된다.

내리막 길에서는 여유를 두고 오르막 길에서는 그 여유를 쓰면 된다.


갑자기 달리다가 배가 아파왔다.

그런데 멈출 수가 없었다. 멈추면 뭔가 중도에서 그만두는, 실패하는 느낌이 들었다.

그래서 아픈 배를 잡고 뛰었다.

그러고 나서 곧 내가 달리기에 노예가 된 건 아닌가? 내가 주인인가? 달리기가 주인인가?

내 의지로 멈출 수 없는 것에 적잖게 충격을 받았다.

목적대로 다 뛰고 나서도 한참 동안 배가 아팠다.

그리고는 깨달았다. 목적을 맞추고 나면 멈출 수가 없는 나를.

멈출 수가 없다는 게 이상하게 들리겠지만 어릴 때, 누구로부터 칭찬을 잘 못 들어서 내 한계가 어디까지인지를 모르고 어느 정도 해야 괜찮은지를 몰라 그냥 내가 하겠다고 시작하면 그냥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해야 혼자가 된 나를 지킬 수 있었다.

그래서 멈출 수가 없다는 게 슬퍼졌다.

그래서 목표지향적이었던 나는 목적대로 가는 것은 익숙하지만 변수가 생길 때 멈추지를 못한 것이었다.


현재 40 중반까지 목표 지향적으로 살아와 멈출 줄 모르는 나의 지점에 서 있다.

이제 살아온 날만큼 살게 되는 날은, 혼자 목표를 향해 뛰는 것 말고, 변수가 생기면 멈출 줄도 알고 혼자 뛰어 혼자 정상에 외롭게 서 있는 것 말고, 느리더라도 함께 뛰어 함께 정상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데 써야겠다. 오늘부터 멈추는 연습, 함께 뛰는 연습을 시작해야겠다.

내리막길에서는 힘을 비축하고 오르막길에서는 비축한 힘을 써서 균형을 맞췄듯

함께 달리고 변수가 있을 때는 힘을 비축하고 목표를 향해 달릴 때는 비축한 힘을 써서 목표를 향해 달리며 내 인생을 조화롭게 균형 있게 지속적으로 살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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