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루먼쇼와 같이 짜인 느낌
영화 트루먼쇼를 20대 초반에 봤던 충격이 아직 가시지 않는다. 내가 전부라 믿고 살아왔던 세상이 모두 무대였고 각색된 것이었다. 모든 인물과 출현하던 모든 사건들이 이미 세팅되었고 그건 트루먼에게는 운명으로 여겨졌을 테고 그 제한된 환경 속에서 선택을 하는 건 트루먼이었다. 그리고 각본은 이미 선택 여부에 따라 결론을 준비해뒀거나 이미 세팅해 놓은 환경에 반하는 트루먼의 선택을 각종 인물이 다가가 설득을 하거나 천재지변을 일으켜 선택을 굴복시키거나 몇 가지 장치를 쓸 수 있을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 영화 속 대사처럼 Life is like a box of chocolate, You never know what you are gonna get.
우리의 삶도 그러하다.
나는 오늘 이상한 경험을 했다. 이 경험은 사실 금요일에 이뤄진 아이들 프리스쿨에 같은 반 친구 요한이와 요한이 엄마 아빠와의 점심 약속부터라는 생각이 든다.
나는 그동안 선불교와 영성가 마이클 싱어에 빠져 살며 불교책을 좋아해 명상으로 읽고 디펙 초프라 조지 캠벨? 등의 영성가나 심리학자 아들러 등에 푹 빠져 있었다. 철학을 공부하는 것에 신이나 있었는데 5월 말 경 이석증을 앓고 6월에 치료하며 지선아, 사랑해를 읽게 되었는데 근 한 달을 고생한 이석증이 그 책으로 싹 나은 놀라운 경험을 했다. 나는 mindpower에 대해 다시금 강렬하게 생각했었다. 마음 한편엔 전 세계 베스트셀러이고 모든 신화와 문학의 근간이 되는 성경을 꼭 읽으리란 생각은 있었다. 하지만 이지선 씨를 통해 미국에서 무조건 교회에 나가보자 막연한 다짐도 했다. 유화를 공부하며 늘 모작을 하는데 처음 시도한 유화도 이지선 씨가 짧은 손가락으로 기도하는 모습이기도 했었다.
금요일에 아들 네 명이 있는 요한이 아빠 엄마가 기독교 신자임을 알았다. 어릴 때 성가대까지 하며 12살 때까지 교회에 다녔지만 실망한 부분이 커 누가 “교회에 오실래요?”하면 거부감부터 들면서 기피하던 나였는데 내가 먼저 “교회에 초대해주세요”했다. 그렇게 말하는 내 마음이 거슬림이 없어 놀랐었다. 일요일 교회에 가기로 약속하고 금요일 밤부터, 토요일 이상하게 설레고 좋았다.
놀란 건 일요일 아침. 그동안 잊고 살았던 성가대에서 찬양하던 노래를 흥얼거리고 있는 나를 보고 깜짝 놀랐다. 거기다 사전예고도 없이 마법이 시작되었다. 기분까지 설레니 이상하게 여겨졌다. 예쁘게 차려입고 아이들과 사진까지 찍어달라고 남편에게 부탁했다. 의미 있는 날이 될 것만 같았다. 아이들이 또래 친구들과 선생님을 잘 따라 예배에 참여할 수 있었다. 앉자마자 목사님의 말씀이 마음에 와 닿아 사진을 찍어두었다. 주제까지 내 것이란 느낌이 들었다.
내가 미국 땅, 그것도 Athens에 내 인생 첫 집을, 내 가장 큰 목표였던 사랑하는 내 가족과 정착한 것은 운명으로 여겨졌다. 왜냐하면 우리 부부는 그리스 산토리니에서 결혼식을 올려서 그리스 정부에 혼인 신고서 절차를 밟는데 수도인 아테네에서 절차를 치렀기 때문이다. 그리스 아테네에 있는 한국 대사관에서 필요한 서류 처리를 하며 대사관님께서 직접 나오셔서 축하도 해주시고 미국 사람과 한국인인 우리 혼인 신고서는 그리스 정부에 있다. 둘다 영어표기로 Athens이다.
그런데 설교에서 들은 첫 말씀이 “그들을 위해 찾아두었던 땅”이었다. 그냥 주지 않고 그 땅에 데려갈 자격의 사람으로 만드는데 집중하신다는 말씀에 목구멍이 뜨뜻해지더니 내가 살아왔던 힘겨웠던 과거, 이 땅에 와 몇 달간 느껴졌던 고달픈 속사정이 떠오르며 눈가가 촉촉해졌다.
목사님 말씀 끝에 갑작스레 일어나 소개를 하라시는데 너무 매끄럽게 말하고 있는 나에게 또 한 번 놀랐다.
식사를 함께하며 서로 인사를 했다. 요한이가 이미 친구들이 온다며 들떠서 모두에게 우리 얘기를 했다며 인사를 청해오셨다. 식사 후, 3세 아이들 수준에 맞춘 애틀랜타에서 20년 한국어 교사 경력이 있으신 분이 한글 공부를 시켜주신다고 하셔서 나는 뭘 하고 있을까요? 했더니 하고 싶으면 성경공부를 해도 된다고 하셨고 나는 바라던 것이라 흔쾌히 응하고 1시간 넘게 김희정이라는 선생님과 첫 대면을 했다.
그녀는 수학 교수님으로 나에게 교회에 오게 된 경위와 나는 누구냐고 물으셨고 경위는 술술 얘기할 수 있었으나 내가 누구냐고 묻는 말엔 말문이 막혔다. 수학교수님이라 그런가 정확한 공식을 얘기하시듯 아주 깔끔하고 명료하게 성경과 하느님 예수 성령에 대해 그리스도라는 용어에 대해 정리해주셨다.
나는 불교에 심취해있다고 솔직하게 말씀드렸고 아직은 하시는 말씀을 다 믿지 못하겠다고 천천히 공부하며 알아가다 내가 믿을 수 있는 증거를 본다면 그때부터 신앙을 시작해보겠다고 확실히 말했다. 나는 유일신은 믿지만 모든 종교가 부처님, 알라신, 예수라고 칭하는 게 다르지 진리는 하나인 것 같다고 딱 잘라 말했다.
그녀는 내 말에 이해하시듯 고개를 끄덕였고 그냥 얘기를 계속해나가셨다. 자신의 경험담과 예수의 부활을 얘기하는데 갑자기 내가 오랫동안 영성과 불교에서 배운 나를 죽이고 참된 나를 찾으라, 죽음에 대한 감사를 마음에 깊이 새겨두었는데 일치해 하나의 원이 됨을 느꼈다. 갑자기 왜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눈물이 흐르기 시작하며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것 같아 펑펑 눈물이 났다. 모든 다양한 매체로 내게 메시지를 보낸 분이 하느님이었구나. 왜 내가 무지개를 그리 사랑하며 반지에 무지개 그림과 God Promise라고 새겨 끼고 다녔는지, 교회에 다시 제 발로 오기까지 27-28년 동안 자격을 갖추게 하기 위해 고난을 주시고 마음을 강하게 하셨구나. 하는 생각이 떠올랐고 김희정 선생님 눈가도 붉어졌다. 마지막으로 기도하는데 “지치고 힘들었던 주님 딸이 돌아왔으니 기쁘게 안아주십옵고”하는데 또 울컥 울었다. 나에게 “예수님을 믿습니까?”하는데 망설임 없이 “네”했다. 그리고 글의 재능으로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는 게 내 소명이 아닐까라는 생각에 미쳤다.
아이들은 너무 재미있었다며 돌아오는 차 안에서 잠들고 나는 너무도 지쳤다. 아직도 무슨 일이 내게 일어났는지, 의심하지 않고 믿는다는 게 과연 맞는 건지, 예수님을 믿으면 이상한 시험에 빠져 나를 시험에 들게 하시는 건 아닌지 두렵다. 많은 규율들을 따라야만 하는지도 겁나고 술 같은 걸 못하게 하는 등 제약이 많을까 봐 두렵다.
하지만 교회까지 가게 되 계속 우는 나 자신을 보며 트루먼쇼의 무대처럼 운명인가? 나를 이끌어 놓은 하느님의 계획이었나? 너무 완벽해 거리낌 하나 없었다.
기독교인이라면 예전에 실망했던 종교인들을 떠올리며 코웃음부터 치던 나였는데... 색안경 끼고 편견에 사로잡혀 있었는데 한순간에 그걸 뒤집히게 된 내가 교회에 다니는 사람이 되는 건가? 아직도 내 안에 드는 의심이 말이 있지만 요한복음을 읽어오라시는 선생님의 메시지에 나는 들떠있다.
그리고 5시 무렵 햇살 아래에 놀고 있던 블레어 제임스 걸리를 보다 이뻐서 사진을 찍는데 무지개가 나타났다. 이상한 초록색 점도 나타났다 사라졌다. 나는 신기해서 사진을 계속 찍어댔다. 빛의 형상이 눈 모양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그 순간에 하느님 약속인가? 내 마음에 성령이 들어왔다는 약속의 증표인가, 그저 빛과 렌즈의 우연으로 생긴 걸까? 운명인가? 의지와 선택의 결과인가?
여전히 내 마음속은 세상 사람 모두의 질문과 해석을 오고 가고 있다.
지금부터
무엇을 믿는가는 올곧이 나만의 선택임을 잘 알고 있다.
증표일지라도 증표로 보느냐? 우연의 일치로 보느냐?
도 내 선택이고
우연이라도 우연인지 과학적으로 분석할까? 증표로 생각해 나는 메시지를 받은 사람으로 기쁘게 받아들일까? 도 내 선택이다.
그런데 이번엔 선택이 힘들다.
그렇다면 일단 성경을 다 읽어 내려가는 것부터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