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통제할 수 있는 건 관점이고 나는 여전히 선택할 수 있다.
손 씻고 뒤돌아서자마자 불안하고 아이들이 조금 기침이라도 하면 불안하고 내가 한국인, 그것도 대구에서 온 사람이라 마트나 어디 다니기에 눈치가 보이고 남아돌던 손세정제가 솔드아웃된 것만으로도 불안한 시간을 겪게 된 요 며칠을 돌이켜 보면 대구에 살고 있는 내 친구들이 얼마나 불안에 떨고 있을까? 얼마나 힘들며 모든 일상이 갑작스럽게 변하고 집안 경제마저 위태로운 시간을 보내고 있을까? 이것이 대체 언제까지 갈 것이며 얼마나 더 오랫동안 그 답답한 마스크를 써야 할 것인가? 일상에서 그토록 벗어나고 싶어 했었는데 그 일상으로 그저 돌아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니 문득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 배우고 있는 것이 많구나 싶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그동안 마스크 없이도 손세정제 없어도 편안하게 이웃과 어울려 일상을 살아갔고, 마스크 없어도 원활히 숨을 쉴 수 있었던 것이 당연한 게 아님을 가르쳐 주었다.
우리는 주어진 모든 것이 얼마나 감사한지를 생각지 못하고 남과 비교하며 갖지 못한 것을 바래 좌절하고 진정한 내가 아닌 물질로 나를 포장하기도 하며 돈을 벌려고 자연마저 훼손해 이제는 그것이 문제가 되게 했다. 맑은 공기, 물, 자연은 우리가 숨 쉬는 것처럼 당연한 줄 알았고 건강한 몸이 당연한 줄 알았으며 평생 살 것처럼 나만 생각하고 남들을 그저 경쟁상대로 생각하며 의견이 다름에 비난하고 짓밟고 편 가르기에 바쁘기만 했다.
무엇보다 우리 모두는 죽는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살았는데 혹시라도 이 바이러스로 목숨을 잃을까 봐 전전긍긍하며 마스크를 사재기하고 밖으로 나가지 못하고 철장 없는 감옥을 만들며 불안에 떨고 있다. 이러한 사태를 만들었다며 정부를 욕하고 탓하고 누구보다 더 많은 마스크와 세정제를 준비하기 위해 쇼핑하기 바쁘다. 누가 주위에서 기침이라도 하면 매섭게 노려보며 피하고 나는 미국에서 한국인이라는 이유로 마트에서는 눈치까지 보인다.
코로나바이러스 사태에 인간, 삶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를 고찰해보았다.
첫째, 죽음은 매 순간, 모든 곳에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고 살고 있다. 바이러스가 불안한 것은 잊고 있던 이 죽음이 곁에서 상기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그래서 나는 바이러스 차단에 목매기보다는 내게 남은 이 시간, 이 순간에 건강한 생활을 위해 최선의 선택을 하고 가족들과 그것을 함께 습관으로 삼으며 정성스러운 음식을 만들어 면역력을 기르고 더 많이 함께 웃는 일에, 더 많이 사랑하는 일에 시간을 쏟겠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과 언제든지 이별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후회 남지 않는 생각과 행동을 하며 더 많이 이해하고 더 많이 사랑하며 더 많이 시간을 갖겠다.
둘째, 우리가 편안히 숨 쉬고 사는 공기, 마시는 물과 나무와 꽃을 즐기며 바깥에서 자연을 느끼고 사람들과 걱정 없이 모여서 일상을 사는 일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깨달으며 조금 더 환경 생각을 하고 환경을 보호하는 일에 관심을 기울이며 자연에 감사하고 만끽하는 삶을 살겠다. 더 많이 아이들과 바깥에서 놀고 운동하고 꽃과 식물을 심으며 즐기고 공원을 걷고 산을 오르며 살겠다.
셋째, 이바이러스는 중국의 일이나 한국, 이태리 등의 국가적인 문제가 아닌 인간의 생명을 위협하는 일이다. 이것은 단지 바이러스의 문제만이 아니다. 기아, 전쟁 등 인간의 생명과 기본적인 인간의 욕구를 위협하고 인간이 인간답게 사는 것에 위협을 받는 모든 일이 그 국가만의 일이 아니란 사실을 나에게 상기시켰다. 그렇다면 이기적으로 나만 괜찮으면 관심을 끄거나 내게 피해를 줄까 봐 가까이 오지도 못하게 배척하며 작은 마인드로 내 눈앞이 이익만 좇기보다는 더 멀리 보고 열린 사고로 도움이 되기 위해 노력하며 진심으로 동감하고 동참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에게 가르쳐주었다.
이것은 비단 국가적인 문제만이 아닌 한 개인과 개인 사이에서도 공감하기 위해 노력하고 열린 마음으로 이해하는 자세를 갖고 더욱 친절하고 배려하며 타인에게 관심과 사랑을 갖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말이다.
코로나바이러스로 불안한 이 시기에 나는 코로나바이러스를 통해 배운 게 있으니 감사하다고 말해야 하나 싶다. 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코로나바이러스를 보내주고 싶다. 하하하
온 인류가 힘을 합쳐 함께 이 어려운 시기에 방법을 찾고 많은 것을 깨우쳐 인류애를 느끼며 서로 도와 하루빨리 일상으로 복귀하길 기대한다. 일상으로 복귀 후, 더욱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현재를 살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