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에게서 인생을 배우다
작년 12월 골프를 첫 시작한 이후, 5개월 동안의 시간이 지났다. 처음에 선생님께 소질이 있어 보인다고 하셔서 즐거운 마음으로 골프에 입문했지만 칠수록 나는 힘이 들었고 몇 번이나 그만두고 싶었다. 하지만 선생님께서 수업료까지 마지막에는 수업료 할인까지 해주시며 6개월까지 나를 끌어오셨고 (이번 5월이 마지막 달 수업이다) 선생님과 필드에 나간 게 3번, 남편과 5회를 나갔다.
어제도 골프를 치고 돌아왔는데 결과는 늘 그랬듯 엉망진창이었다.
공은 자꾸 오른쪽으로 날아가고 아이언은 맞지도 않았고 어프로치나 칩샷마저도 공이 굴러 가버리기 일쑤였다. 늘 그렇듯 내 공을 10개쯤 잃어버리고 물만 나오면 지레 겁먹었다.
5개월 동안 연습하며 어느 날은 소름 끼치게 아이언이나 드라이브가 잘되어 “아~ 이거구나” 느낀 순간도 여러 번 있었다. 하지만 다음 연습에서는 또 그걸 잊어버리고 답답해 더 잘하려고 할수록 팔에 더 힘이 들어갔고 몸통을 쓰지 않고 팔을 쓰고 리듬이 빨라져 다 맞지 않았고 공만 있으면 리듬이고 뭐고 공을 너무 치려고 하는 것도 문제다.
더 큰 문제는 문제가 뭔지 알면서도 공 앞에만 서면 리듬이나 몸통을 쓰고 어깨 팔에 힘 풀어야 한다는 것은 다 잊어버리고 만다. 그리고 공 앞에만 서면 생각이 너무 많아진다.
공 앞에만 서면 자연스레 몸이 준비되지 않고 오른쪽 골반을 당기고 왼쪽을 틀면서 눌러야 해 하는 생각부터 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러고는 온 몸에 힘이 들어가게 해 공을 치려고 노력하니 번번이 엉망이 되는 것이었다.
어제는 정말로 다 그만둘까? 나는 진짜로 소질이 없는 것 같아. 소질 없는데 왜 그걸 이리 붙잡고 이만큼 스트레스를 받는 걸까?라는 생각이 밀려왔다. 물론 이 생각은 벌써 여러 번째이다. 하지만 어젯밤 꿈을 꿨고 하루 종일 왜 이렇게 용을 쓸까? 어떻게 하면 몸통이 돌고 천천히 자연스레 골반에 힘을 주는 리듬을 몸에 장착시킬까? 계속 골프 생각만 났다.
포기해버릴까 생각하니 5개월이었지만 골프를 통해 인생 공부를 하고 있는데 그걸 놓기에 아까웠고 조지아주 그것도 필드 상태가 좋기로 소문난 곳에 둘러싸여 살면서 골프를 하지 않는 것도 아쉬웠다. 무엇보다 남편과 함께 취미로 나누고 연습하고 필드 나가는 소소한 즐거움도 아쉬웠고 코로나 바이러스로 골프마저 없었음 바깥바람 쐴 일 없었던 점도 아쉬웠다. 무엇보다 열정과 마음을 다해 나에게 집중한 선생님의 노고를 저버리는 것만 같아 미안했고 포기하려고 생각하니 다시 한번 기본을 생각하며 연습을 해 일단 몸부터 익숙해지게 쓰자. 연습하자라는 생각이 강하게 밀려왔다.
포기가 안된다.
너무 어렵고 마음대로 잘 안돼서 괴롭지만 포기를 할 수 없다.
골프는 정말로 어려운 운동이고 인생공부, 인품 다듬기 공부인 것 같다.
공은 치려고 놓여 있지만 아이러니하게 공을 보고 치려면 절대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잘 띄워지지 않는다. 오히려 공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몸의 리듬과 기본적인 자세에 더 집중하고 채마다 달라지는 자세가 더 중요하다. 뿐만 아니라 공을 치는 건 팔이지만 절대로 팔에 힘을 주면 안 된다. 그리고 내가 익숙한 오른손으로 치는 게 아니라 왼손등으로 쳐야 한다.
우리는 뭔가를 가지려고 용을 쓰고 노력하지만 거기에 너무 힘이 들어가고 경직돼 정작 기본자세가 무너져 왜 안되지 왜 안되지 하며 상황에 답답해하거나 자신에게 화를 내거나 괜한 오기가 생기지만 거듭되는 실수로 더 큰 실수를 저지른다. 그 과정을 계속 반복하는 동안 몸과 마음은 만신창이가 된다. 그럴 때, 목표 자체만을 보지 말고 내 몸이 그 기본적인 자세와 리듬이 나오도록 충분히 연습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였는지, 그 목표를 위한 가장 최고의 방법을 머리로 아는 만큼 충분히 연습하고 시행했는지를 돌아볼 필요가 있다.
골프의 목표는 공을 치는 것이지만 그것은 공을 치려고 할수록 공의 방향은 다른 곳으로, 공은 뜨지 않고 굴러간다. 그것처럼 우리도 뭔가를 목표한다면 목표 자체에 맞추기보다는 그 목표한 것의 기본기를 익히고 그것이 내 몸에 자연스레 내재되어 있어야 한다. 매일매일 그 기본기에 습관을 쌓아야 한다. 그리고 아무 생각 없이 그 일을 하는 상태가 되면 그때서야 내 목표는 들어맞는다. 짧은 시간에 적은 습관으로 절대로 되는 일은 없다. 당장은 극한 노력으로 잘 돼 보이지만 그것은 다이어트의 요요현상처럼 문제를 어디에 숨겨두고 얻은 보상일 뿐이다. 근본적인 습관을 바꾸지 않는다면 용만 써서 몸과 마음만 경직될 뿐이고 불필요한 에너지 소모에 절대로 목표한 것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이 골프에서 배운 가장 큰 공부이다.
어제는 계속 골프가 되지 않았지만 어쨌든 18홀 다 도는 것에 의의를 두자 하며 게임을 끝냈다. 사실 처음 9홀을 2번 쳤는데 그 후 18홀이 너무 힘이 들었기 때문이다. 그래도 남편과 18홀을 5회 돌고 나니 예전만큼 18홀이 지루하거나 부담스러운 느낌을 갖지 않는 걸 깨달으며 습관이 무섭고 이렇게 18홀까지 돌 수 있음에도 9홀까지 한계를 만들어 나 스스로가 거기까지만을 반복하며 9홀에서 계속 연습하다 잘 치게 되면 18홀까지도 문제없어 라고 생각했던 것조차도 잘못된 것임을 알았다.
그리고 18홀을 도는 동안, 나는 그전의 홀이 엉망이었거나 좋았더라도 잊어야 한다. 새로운 홀에서 다시 새롭게 집중해 잘 쳐야 한다. 드라이브가 잘 맞다 하더라도 쇼트게임에서 많은 실수를 할 수 있어 게임하는 동안의 집중력 또한 중요하다. 무엇보다 마인드 컨트롤이 중요한 스포츠이다. 앞에 홀이 무너졌다면 그것을 과감하게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해야 하고 함께 간 사람들에게도 경기가 망쳤다고 수치심이나 주눅 들거나 자신을 자책하기보다는, 잘 쳤다고 우쭐대기보다는 자기와의 싸움이라 내면을 평화롭게 유지하며 게임에 집중할 수 있어야 한다. 그 집중이란 몸의 리듬과 기본자세이다.
남들을 너무 의식하며 감정이 너무 오르락내리락하거나 그것을 표현해 남들을 불안하게 하거나 불편하게 하면 이미 그것으로 상대에게 내가 자신을 통제하지 못하는 사람으로 내비치는 격이다. 골프를 치기 전에 얼마큼 잘 포장을 했을지라도 골프를 치는 동안 그 여과 없이 내비치는 그 사람의 성격이 드러나는 것이다. 그래서 골프를 치는 동안 마음이 들뜨거나 낮아지지 않게 수양해야 하고 문제가 있어도 끝까지 해결하고 집중해 홀에 넣는 것에 정성을 다하는 것이 중요할 것이다. 혹시 비즈니스를 시작하기 전 골프를 쳐본다면 그 사람이 좋은 파트너가 될지 어떨지도 결정할 수 있지 않을까? 골프의 매너를 본다면 그 사람의 인격을 알 수 있을 것이다.
골프는 내게 공만을 보고 팔로 휘둘러댄 많은 것들을 상기시켰다.
다이어트의 예쁜 몸만을 공을 삼아 극단적인 식단, 운동과 먹는 시간, 체중계에 너무 스트레스를 받게 했다. 정작 내가 원하는 몸이 목표라면 그것은 적은 양을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기본기이고 그렇다면 빨리 먹고 많이 먹는 내 식습관부터 고쳐나가고 몸의 신호대로 배고프면 천천히 먹고 배부르면 식사를 멈추면 된다. 다행히 운동을 좋아하니 지금처럼 꾸준히 하면 내가 원하는 몸매를 얻을 수 있는 것이다. 나쁜 습관을 버리는 게 중요하고 좋은 습관을 쌓이게 하면 되는 것이다.
모든 목표를 골프에서 배운 것대로 공에 집중하기보다는 내 몸의 리듬감, 기본자세, 힘을 정작 어디에 실어야 되는지를 연습해 내가 의식하지 않아도 그렇게 하는 수준이 되어야만 나는 비로소 공을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보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다시 한번 내 습관들을 재정비해 노력하고 한계를 두지 말고 반복해 자연스레 만들겠다.
이토록 큰 가르침을 얻기에 나는 골프를 포기할 수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