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st Century Schizoid Man - King Crimson
음반을 틀면 35초간 아무 소리도 나지 않는다는 것을 잊지 않도록 노력한다. 볼륨을 높였다가는 봐앙 터져나오는 음악 소리에 봉변 당하기 일쑤라고 들었기 때문이다.
로버트 프립 Robert Fripp은 어, 왜 아무 소리도 안 나오지? 볼륨이 낮은가? 음반이 불량인가? 생각하며 오디오 볼륨을 높였다 놀라는 청자를 떠올리며, 혹은 그런 청자들의 에피소드를 들으며 쾌감을 느꼈을까?
아니 그럴 성 싶지 않다고, 멀끔한 양복 차림에 일자로 다문 얇은 입술을 떠올리며 혼자 고개를 가로젓는다.
로버트 프립의 음악은 머리로만 들어도 되어서 좋을 때가 있다. 가장 아름다운 멜로디마저도 그렇다. 깨끗하고 차가운 음악이 기쁨을 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