없어요. 존재하지 않습니다.
겉보기에 빈틈없어 보이는 사람. 다소 경직되어 보여도 말하자면 언제나 포토제닉 한 모습을 추구하는 사람.
나는 멋있고, 멋있어야 하고 멋있지 않은 건 참을 수 없는 사람.
그런 사람들을 가만히 관찰하면 꼭 허당 같은 면이 한 두개 정도는 나타난다. 그런 면이 전혀 안 나타나는 사람은 아직 본 적이 없는데 아마 존재한다면, 사람이 아니지 않을까. 사이보그라던지 뭐 그런 그런. 어쨌든. 그 허당 같은 면을 가지고 놀리면 그들은 의외로 한 순간에 무너진다. 멋은 있어야겠는데 당황스러우니까 자기도 모르게 내면에 깊숙이 감추어 두었던 어린아이 같은 면이 나온다. 그 어린아이 같은 면을 보면 그 사람이 좋아지지 않을 수가 없다. 그 사람이 평소엔 얼마나 바늘 하나 안 들어갈 것처럼 냉정하든, 얼마나 쓸데없는 감정의 소모를 피해 다른 사람들과의 소통을 최소화하든, 자신의 자세를 낮추어 상대의 기분을 맞추는 일 따위 할 수 없다는 고자세든지 말이다.
"원래는 이렇게 귀여운 사람이면서!"라는 생각이 들면 그런 의외의 매력이 마치 콜럼버스가 신대륙을 발견하고 환희에 찼을 때 이랬을까 싶게 엄청난 희열이 밀려든다.
신대륙을 발견하였으니, 깃발을 꽂고 이제 내가 살만한 곳으로 좀 개척해보자, 할 때 문제는 발생한다.
사람이 살만한 환경이 아니다.
척박하다.
온전히 사랑받고 사랑할 수 있는 마음을 갖고있지 않다. 자신이 멋있는 것이, 내가 서운해하는 것보다 중요하다.
다른 사람을 대할 때의 냉정함이 때때로 나에게도 나온다. 그것도 항상, 내가 가장 힘들고, 슬프고, 지나가는 누구에게라도 위로받고 싶을 때 나온다. 내가 기분이 좋고 그의 귀여운 면을 끌어낼 에너지가 있을 때만 관계가 유지된다.
사람이 만나는 사람에 따라 상대적으로 달라지는 건 맞아요. 그 사람이 나를 어떤 사람이 되게 하는지를 보라고 하죠, 그런데 남들에게는 한없이 차갑지만 나에게만 따뜻한 남자는 존재하지 않아요. 왜냐하면, 마음이 따뜻하다는 것은, 세상 보잘것없는 존재들에게도 따뜻한 시선, 애정을 가졌다는 뜻이에요. 그런 건 보통 숨겨지지 않죠. 결국 나쁜 남자를 길들여 나에게만 한없이 다정한 남자로 만든다는 건 환상이에요.
그가 간헐적으로 주는 애정에 환호하다 절망하고, 원망하다 또 갈구하게 되는 그, 사람 미치게 하는 순환에서 도망가세요.
만나지 마세요, 애초에.
사랑에 빠졌다면서도 '병신미'가 보이지 않고 너무 멋있기만 한 그 남자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