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억력이 좋은 편이라 자신했지만 사실 나의 기억들은 대부분 뒷심이 부족했다.
"너는 기억 못할걸." 이란 말이 촉발제가 되어
나는 못할거라는 그 기억이
잡초처럼 어느 날 문득 솟아 거슬리기 시작해 뽑으려고 쥐어잡고 힘을 주면 생각도 못했던 길다란 뿌리라든가 연관된 다른 줄기들이 딸려 올라온다.
그땐 생각없이 흘려버렸던 그 장면을 다시 몇 번이고 재생해본다.
그때 당신이 한 말은 그런 뜻이었구나.
그래서 그런 표정이었고
그 때 정말 울고 싶었던 건 당신이었구나.
나는 펑펑 울고 그냥 잊었지만
당신은 그때 울지 못해 아직도 기억하는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