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죽이고 바라만 보는 마음
태희: 그때 우산 잘 썼어요.
인우: 기억하세요? 아 기억하시는구나, 그런데 왜 그동안...
태희: 왜 아는 척 안했냐면요, 아는 척 하면 아무것도 아닌 게 될까 봐요. 그렇게 되기는 싫었거든요.
영화 <번지 점프를 하다> 중에서.
어느 비 오는 날, 인우의 우산 속으로 한 아름다운 여인이 뛰어든다. 바로 태희. 인우는 첫 눈에 반하고
태희에게 다가가기 위해 주위를 얼쩡댄다. 사실 먼저 인우를 마음에 두고서 일부러 우산 속으로 뛰어 들었으면서 아는 척 하지 않고 인우가 알아봐 주기만을 기다리는 태희의 마음을 그땐 이해하지 못했다. 뭘 답답하게 저러고 시치미를 떼고 있는 거야 의뭉스럽게? 하면서 좀 못마땅했던 기억이 있는데
지금은 확실히 알 것 같다.
가만히 두고 보는 마음.
상대도 내가 알아봤듯이 나를 알아봐주기를
힘들겠지만 천천히, 최선을 다해서 다가와주기를
그래서 그냥 스쳐가는 인연으로 끝나서
결국 아무것도 아닌 게 되지는 않기를 바라는 마음.
둘이 비로소 마음을 확인하고 거리를 좁히고 다가가 추던 왈츠,
그 배경에 흐르던 음악.
쇼스타코비치 왈츠 2번 곡
https://youtu.be/QXiJfhFrk1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