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daymorning Oct 02. 2015

독서

Great escape

가끔 나에게, 정지된 화면처럼 미동도 없이 앉아 책을 읽는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쓰고 싶다.


그것은,

절대로 휩쓸리고 싶지 않은 군중심리로부터 나를 구해줄 동아줄이기도 하고

시끄러운 세상과 나를 분리해 주는 고마운 차단막이기도 하며

내가 결국, 별로 대단할 것 없는 그저 그런 존재에 불과하다는 자각의 심연으로 한없이 가라앉을 때 가까스로 던져진 구명정이기도 하다.

무언가에 깜빡 정신이 나가 있을 때, 정신 똑바로 차리라고 양뺨을 때려주는 무서운 언니 이기도 하며 깜깜한 밤에 가로등도 없는 길을 홀로 한없이 걷고 있는 기분일 때, 단 하나 의지할 빛인 밤하늘 북극성이기도 하다.


그러니 절대 독서를 할 만한 상황이 아닌데도 죽은듯이 앉아서 책을 읽고 있는

나를 발견한다면, 저러한 의미들을 떠올려 주었으면 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형편없어도, 괜찮아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