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인데 말입니다.
이번 글은 엊그제 아는 대표님이 인스타그램 스토리로 올리신 글을 보고 필요성을 느껴 올리게 되었다.
사업을 하다보면 법인 인감증명서(이하 인감)를 떼야 하는 경우가 꽤 자주 발생한다.
이는 법인의 신분증명서와도 같아서 은행에서 통장을 만들 때에도, 대출을 받을 때 뿐만 아니라 창구에서 계좌 이체를 해야 할 때, 공기관에 입찰하거나 서류를 제출해야 할 때, 공모전이나 지원 사업에 지원할 때, 투자가 진행될 때, 법인이 부동산 거래(임차, 임대, 매매 등)를 할 때 등등 법인임을 증명하는 모든 순간에 없어서는 안된다.
게다가 법인 인감의 유효 기간은 발급 시점으로부터 3개월 밖에 되지 않는다.(부동산 거래시에는 1개월이다.) 미리 아무리 많이 발급해 놓아도 3개월이 지나면 무효해지기에 매 분기마다 뽑아야 한다.
문제는 온라인 발급이 안된다는 것이다. 거의 어지간한 서류들은 다 인터넷 발급이 되는 마당에 홈택스에서도 이택스에서도 그 어느 곳에서도 법인 인감은 발급이 안된다.
신분과 같이 중요한 것이기 때문에 법원이나 등기소로 방문해서 발급받아야만 한다는 취지가 공감은 되나, 매일 매일이 바쁘고 할 일이 태산인 스타트업의 대표가 시간을 내서 법원/등기소에 가는 것은 큰 고충이다.
서울에 법원 등기국은 몇개 있지도 않고, 24시간인 것도 아니라 일하다 말고 가장 바쁜 시간에 등기국을 다녀오는 것은 은행 업무를 보러 가는 것에 비하기 어려울 정도로 스트레스와 시간 낭비가 상당하다.
그래서 나는 몇년 전부터 이 부분을 어떻게 하면 더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는 없을까 고민하고 이곳 저곳을 찾아보다가 이런 업무를 대행해주는 퀵 서비스 업체를 찾게 되었다.
우리는 실제 유형의 상품을 취급하는 곳이었다보니 제품을 입점시킬 때나 원재료를 주고 받는 등 퀵 서비스를 써야 할 일이 많았는데, 이 퀵서비스 회사에서는 단순 운반 뿐만 아니라 서적 주문, 화환 주문 등 회사에서 처리해야 하는 다양한 심부름?들까지도 하고 있었다. 그리고 그 다양한 범위 안에는 법인 인감 발급 등의 업무도 포함되어 있었다. 바로 문비서라는 서비스였다.
이 당시 유행했던 개인 비서 서비스 스타트업이었는데, 여기를 통해 법인 인감 발급 업무를 심부름으로 시켜 처리할 수 있었다. 문비서 앱 또는 카카오톡 문비서 친구 계정을 통해 오더를 넣으면 퀵 기사님이 내 위치로 방문하셔서 서류 발급에 필요한 RFID 카드 또는 USB를 챙겨 가셔서 등기소에서 발급을 한 뒤 다시 가져오는 방식이었다.
일반 퀵서비스 비용보다는 조금 더 높았지만 그래봤자 1-2만원 더 많을 뿐이다. 차라리 이 돈을 내고 귀한 시간을 더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효과를 보았으니 하나도 아깝지 않은 지출이었다.
더 나아가, 퀵 서비스를 쓸 때마다 전화로 주소 정보들을 계속 말하고 받아적고 하는 것, 카드가 안되어서 현금으로 꼭 준비해야 했던 것을 텍스트 기반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해주고, 카드를 등록해서 처리하는 방식으로 페인포인트를 해결해 주어 너무나 반갑고 감사한 서비스였다.
사실 서류 발급 업무 외에도 퀵 서비스, 서적 주문 서비스 등 다양하게 애용을 했지만, 문비서는 원하는 수익 구조가 잘 나오지 않았는지 결국 사라지고 말았다.(폐업한 줄 알았는데, 피벗팅을 해서 다른 분야로 간 모양이다.)
그러나 다행히도, 해당 사업 중 퀵 서비스 분야는 다른 사업체(바달)가 이어 받아 진행을 해나가기로 결정이 되었다며 공지 메세지가 날아왔고, 여전히 퀵 서비스, 그리고 서류 발급/배달 서비스는 남아 있게 되었다.
사업을 정리한 올해에도 이따금씩 법인 인감을 발급받아야 할 일이 있었는데 바달 덕분에 앉은 자리에서 엉덩이를 떼지 않고도 해당 서류 발급 처리를 할 수 있었다.
물론 퀵 서비스에 비해 주된 업무는 아니어서 배차 시간이 조금 더 걸리기도 하고, 비용도 조금 더 나가고, 어떤 경우에는 기사 분들에 따라 현금을 요구하시는 분도 계시긴 하지만(뒷돈이 아니라, 현금으로만 무인 발급기에서 발급이 되는데, 보통은 기사님이 자비로 결제하시고 바달에 그 비용까지 청구하는데 배차받으신 기사님이 가지고 계신 현금이 없으시면 현금을 요청하시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서비스를 안 쓸 이유가 없다.
경험해보신 대표님들은 공감을 많이 하실 텐데, 법인 인감 방문 발급의 시간 아까움의 문제는 액티브 엑스의 스트레스와 거의 비슷해서, 이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비타민으로서의 해결책이 아니라 페인 킬러 서비스 수준이라고 생각된다.
그런데 놀랍게도 여전히 이 간단한 해결책을 모르시고 매 3개월마다 같은 스트레스를 끊임없이 반복해서 받고 계신 대표님들이 정말 많이 계시다는 것을 알게 되어, 별 것아닌 지식이나마 도움이 되어드리고자 이 글을 쓰게 되었다.
이 밖에도, 지금 글을 쓰며 검색해보니 이 페인 포인트가 얼마나 컸던지, 이걸 마케팅 포인트로 삼는 아래와 같은 회사도 생긴 모양이다.
이미 알고 계시는 대표님들도 계시겠지만, 모르셨다면 정말 큰 도움이 된다고 느끼실 테니, 잘 참고하시어 핵심 역량을 핵심 업무에 집중 투자하실 수 있는 시간을 가지시기를.
바달 카카오 : http://pf.kakao.com/_xhqg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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