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가야겠다.
큰 회사는 아니었지만,
하고 싶었던 교육 일을 할 수 있는 중소기업에 취직을 했다.
전공이었던 일본어도 업무에 사용할 수 있는 일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나는 그렇게 "신입사원"이 되었다.
처음이라는 것은 항상 설렌다.
두근두근거렸던 심장의 떨림 마저도 좋았던 첫출근길은 아직도 기억한다.
춥지도 않고, 덥지도 않았던 가을 무렵
수 많은 직장인들 사이에 낑겨서 나도 어엿한 직장인 이라는 부푼 꿈과 설렘을 가지고 첫출근을 했다.
배울 것이 한두가지가 아니었다.
모르는 것도 너무나도 많았다.
회사에서 일하는 것은 학교에서 배우지 않은 것 투성이었다.
그렇기에 실수도 많았고, 혼날 때도 많았다.
하지만 당연했다. 이제 막 사회에 나온 난 병아리 신입사원이었으니까
매일 지속되는 야근에서도 즐거움,행복,웃음이라는 것이 있었다.
하고 싶었던 일이 었으니까 버틸 수 있었다.
교육 이라는 것에 꿈이 있었고,
교육을 하면서 뿌듯했다.
출퇴근길 잠을 자다가 내릴 역을 지나쳐도
갑자기 생긴 야근에 친구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해도
남들이 쉬는 주말에 회사에 나가 일을 해도
당연하게 받아야 하는 각종 수당이 없어도
야근을 해도, 출장을 가도, 그에 해당하는 정당한 돈을 못 받아도
업무 스트레스로 친구와 싸워서 소중한 사람을 잃어도
회사 문을 나서는 순간 눈물이 흘러서 집에 가는 내내 눈물을 흘려도,
내 힘듦을 가족에게 들키지 않으려고, 집에 들어가지 못한 채 혼자 공원에서 눈물을 흘리다 들어가도
일을 못해서 상사에게 욕을 먹어도
열심히 한다고 했는데 이 정도는 열심인 것이 아니라며 인정을 못 받아도
노력한다고 했는데도 부족해서 상사에게 매번 혼나도
내 성격이 흠이 잡히고 자존감이 바닥까지 떨어져도
생전 나지 않던 피부 트러블에 외모 자신감이 바닥까지 떨어져도
업무 스트레스로 집에서 토할 때 까지 폭식을 해도
몸이 망가지고 체력이 떨어져도 이를 악물고 버틸 수 밖에 없는 상황해서도
남들이 비행기 티켓을 끊으며 휴가를 떠나도 나는 일을 했던 그 순간에서도
나는 밤이고 낮이고 휴일이건 주말이건 일을 했다.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아이들이 웃는 모습이 좋았으니까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게 좋았으니까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를 나누고 했던
모든 것이 좋았으니까 나는 일을 했다.
일을 하면서 뿌듯함이 있었으니까
좋아하는 일을 하는 내가 자랑스러웠으니까
버틸 수 있는 이유가 있었으니까
응원해주는 사람들이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옆에 있었으니까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입사원의 몫을 제대로 채우지 못한채,
무거운 무게를 견디지 못한채 나는 결국 퇴사를 했다.
1년도 못 버틴채 애매한 경력 10개월을 끝으로 나는 신입사원을 끝냈다.
지침과 힘듦이
내
뿌듯함과 행복함
을 뛰어 넘었기 때문이다.
업무 과다
지속된 과로
친구들과의 단절
변해가는 성격
등등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누가 보면 핑계로 보일 수 있다.
나약하다고 생각할 수 있다.
대한민국에서 일을 한다면 이 정도는 당연한 것 이다.
어디를 가도, 어떤 일을 해도 힘든것은 당연하다.
회사를 그만두어도 힘든 일은 계속 될 것이다.
그래도
위에 장황하게 나열해둔 이유를 빼고도
내가 그만 둘 수 밖에 없었던 가장 큰 이유는
"지금이 아니면 안될 것 같아서" 였다.
아직 못다한 하고 싶은 일들이 있으니까
지금 "도전" 을 해서 설령 실패를 한다고 해도 아직은 젊다고 생각했으니까
"생각없이 그만둔다"
"그 성격으로는 어디를 가도 일을 못 할 것이다"
나를 모르는 사람들은 나에게 손가락질을 했다.
같이 일했던 사람들도 나에게 욕을 하고 비방을 했다.
그것 조차 견디지 못해서는 나는 어디를 가도 못할 것 이다.
매일 들어오는 수입도 없어지고, 지금 겨우 쌓아온 작은 경력이 없어지는데
생각없이 그만 둘 리가 없다.
사랑하는 가족이 있고, 하고 싶은 일이 있는데,
누가 생각 없이 그만둘까
충분히 고민하고 생각했다.
생각의 끝에 결정을 내린 것이다.
고귀하게 금수저로 태어난 내가 아니기에
남들만큼 충분히 고생을 했고
사회생활이 처음이 아니었기에
다른 곳에서도 똑같이 욕먹고 일도 하고
충분히 경험이란 것을 했는데
그럼에도 나는 나약한 걸까?
이런 내 성격도 좋다고 해주는 사람들이 있으니까 겁내지 않을 것 이다.
내가 더 빛날 수 있는 곳에서 일을 한다면 나는 더 충분히 빛날 수 있을것이라 생각했다.
이 세상에 '괜찮은 성격' 의 기준은 누가 만들었을까?
도대체 기준이라는 것이 있을까?
연봉이 높으면?
내가 금수저면?
좋은 대기업을 다니면 괜찮은 성격인걸까?
도대체 그 누가 성격에 대한 기준을 만들었을까?
우리 엄마에게는, 내 친구들에게는
나도 충분히 괜찮은 사람인데
이렇게 나를 깎아 내리면서 일을 지속해야 했을까?
회사를 그만두고
지금 아니면 안될 것 같은 일들이 아직 많아서
여러가지 도전도 하고, 부딪히고,
직접 내 눈으로 보고, 경험하고 느끼면서 더 많은 세상을 보려고 한다.
내가 정한 내 미래는 일본에서 살아보는 것이다.
그렇게 좋아하던 일본을
이 아름다운 20대 청춘에 살아보지 못하는 것은
나 자신에게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을 했다.
일본에 간다고 좋은 황금 빛 미래가 펼쳐 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나는 잘 안다.
똑같이 힘들고
똑같이 욕을 먹을것이고
똑같은 상황이 반복될지라도
"지금 아니면 안되니까"
그래서 나는 퇴사를 했다.
좋아하는 일들을 하나 하나 생각했다.
온전히 "나 자신" 을 위해 생각할 시간을 가졌다.
일을 하면서, 만들 수 없던, 잠시 놓아 두었던
"내 삶", "나 자신"을 마주했다.
그래,
나는 일본을 정말 좋아했어
일본을 만나는걸 좋아했지.
그래서 일본에서 살아보려고 그만두는 이유의 90%이상을 차지했지
일본이 좋아서, 일본 문화가 좋아서, 일본 풍경이 좋아서
그래서 난 전공도 일본어를 했었지
그래,
난 사진을 찍고 보정하고 사람들과 공유하는걸 좋아했어
여기저지 다니거나, 일상을 꼭 남기면서 사진 촬영하는걸 좋아했어
돈을 모으면 미러리스를 사고싶었는데 , 잊고 있었네
그래,
난 포토샵과 일러스트를 사용해서 웹디자인을 하는 것을 좋아하게 되었어
마트를 가더라도, 포스터를 보면 나도 저렇게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
직접 여러가지 디자인을 하면 참 좋더라
그래,
난 여행을 다니면서 글을 쓰는 것을 참 좋아했어
지금도 글을 쓰고 있지만 글을 쓰는 걸 참 좋아하고 설레게 해
여행관련된 글 뿐만 아니라, 소설을 쓴다든지 에세이를 쓴다든지
무엇이든 내 생각을 남기고 글을 쓰는게 참 좋았지
그래,
난 교육을 그래도 여전히 좋아해
그래서 과외도 시작해서 교육의 끈을 이어나가려고 하고 있지
그래,
난 사람을 만나는 것도 참 좋아했어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져서 만나지 못했는데,
여행을 다니면서 여러 사람을 만나면 참 좋겠지
그래,
나는 정말 혼자서 여행하는것도 참 좋아했어
여기저기 혼자 다니면서
직접 보고, 직접 느끼고, 직접 걸어보고, 많은 생각을 하고
여행을 참 좋아했지
그러면서 블로그에 정보도 공유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는걸 좋아했지
이렇게 쭉 쓰면서도 좋아하는 일을 나열 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함
이런 생각을 할 시간이 있다는 것에 대한 행복함
나에게 없었던 시간이, 회사를 그만두고 생겼다.
수입이 불안정하고,
지금 당장은 아르바이트를 해야 하는 상황이고
갑자기 모든 것이 불안할 때도 있지만
내가 선택한 길이기에.
지금 나는 여기 살고 있기에.
잘될거다
어떻게든 잘 될거다.
2015년 11월 ~ 2016년 8월
나의 첫 회사생활은 끝났다.
나는 나의 첫 회사생활을 후회하지 않는다.
많은 것을 배웠다다.
배운 것을 토대로 앞으로 더 성장하고 발전할 것 이다.
그동안, 너무 고생많았어.
새로운 너의 한 걸음을 응원해.
나는 너를 응원해.
모진 시련이 너를 힘들게 해도
신은 견딜 수 있을 만큼의 시련만 주니까.
너는 잘할 수 있어
앞으로 너는 더 빛날 수 있으니까,
그러니까 너는 잘할 수 있어.
너 니까. 나는 너를 믿으니까
고생많았어 정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