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생으로부터 도망치고 싶을 때
볼 드라마

Mr. 플랑크톤이 건네는 위로의 방법 "방황해도, 방랑해도 괜찮아"

by Seonlit 썬릿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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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r. 플랑크톤, 제목부터 특이한 이드라마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연출을 한 홍종찬 감독은 아래와 같이 정의했다.

길 위에서 관계 회복 그린 로드무비죠

홍종찬 감독이 정의했듯,

로드무비는 보통 앉은 자리에서 한 숨에 보는 영화에서 많이 차용하는 구성이다.

적게는 8~10부작 많게는 12~16부작까지 늘어지게 되는 드라마 특성상

고정적이고 안정적인 배경 틀 안에서 긴 호흡으로 구성을 끌고 가는 것이 일반적이기에,

로드무비의 형식을 차용한 Mr. 플랑크톤은 새로운 시도라고도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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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면에서 <사이코지만 괜찮아> 이후 4년 만에 신작을 집필한 조용작가는 참 새로운 시도에 능하다.


드라마에서 잘 시도 할 수 없는 로드 무비 형식을 사용한 것 뿐만 아니라

드라마에서 흔히 좋아하는 재벌 남주, 신데렐라 여주 캐릭터는 찾아볼 수 없다.


그의 드라마에는 참 결핍 있는 캐릭터들이 전면으로 등장한다.

남자주인공 해조(우도환)는 실수로 잘못된 인공수정으로 태어난 버려진 인생이고
여자주인공 재미(이유미)는 결혼을 앞두고 이제야 찾아온 행복 앞에서 조기폐경의 벽을 만난 인생이다.


해조는 자신의 진짜 친부를 찾기 위한 여정에 재미를 끌어들인다.

재미는 5대 독자인 흥(오정세)과 결혼하기 위해 자신의 뱃 속에 아이가 있다고

거짓말을 한 게 들킬 지 모르는 일촉즉발의 상황이기에

해조는 재미의 약점을 잡아 혼인식을 앞둔 재미를 돌연 '납치(?)' 하기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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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조와 재미의 우당탕탕 B급 유머를 곁들인 로드무비를 두고,

혹자는 해조가 전 여자친구인 재미를 '납치'한 행위를 정상적으로 볼 수 있는가,

결혼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한 해조를 막는 게 맞는가? 의문을 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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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히려 이 소동극에서 인생의 방향과 목적을 모른채 방황 중인 건,

어쩌면 진짜 도망 치고 싶었던 건,

납치를 '한' 해조가 아닌 납치 '당한' 재미가 아닐까.


엄마에게 버려진 아픔을 엄마가 되고자 하는 꿈으로 승화하려 했던 재미는

폐경이란 물리적 한계에서 아무것도 할 수 없어 좌절한다.

평생의 꿈꿔왔던 인생의 목적이 사라진 것이다.

아무런 목적지 없이 흔들리는 건 '방황'이 아니라 '방랑'이라고 해조는 재미에게 말을 건넨다.


우리 인생도 비슷하다.

늘 명확한 비전과 방향을 염두하며 달려나가면 좋으련만,

내가 선택한 길인데도 "이게 맞나..?" 반문하며 달리다

번아웃에 빠지는 순간은 누구에게나 종종 찾아온다.


인생은 방황인지 방랑인지 도착지를 알 수 없는 레이스 같기도 한 것이다.

인생이란 '책'이 존재해서 마지막 결말을 미리 알 수 없는 것처럼

우리는 인생의 모든 선택에 대한 정답을 알 수 없다. 아니 애초에 정답이 있을까.


드라마 속 해조와 재미 처럼 때론 답을 찾기 위해 방황을 넘어 방랑자가 되면 어떤가 싶다.

그 흔들리는 과정 자체가 돌아보니 인생의 가장 소중한 한 페이지 였음을,

흔들림 끝에 나는 어디로든 어떻게든 도달하는 곳이 있음을,


드라마는 그렇게 묵묵히 이들의 소동극을 통해 우리에게 위로를 건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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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작가가 어흥(오정세) 이란 캐릭터를 사용한 것은,

비단 로맨틱 코미디 속 삼각관계만을 위한 도구가 아님을 드라마의 끝을 향하면 향할 수록 깨달을 수 있다.


어흥은 사랑하는 여자이자 예비 아내인 재미를 납치한 해조를 필사적으로 뒤쫓는데,

해조의 사랑이 질주하고 방황하는 청춘 그 자체라면
어흥의 사랑은 애틋하고 소중한 사람을 향한 책임감이기 때문이다.

어머니 앞에서면 벌벌 떠는 강아지 같은 존재인 그이지만,

어흥은 재미를 구하는 일 앞에선 누구보다 용감한 호랑이가 되어 버린다.


드라마는 방황하고 방랑하는 모든 일들에게 위로를 건네지만,

결국은 어흥이란 캐릭터를 통해 책임감에 대해 이야기 하고 있다.


우리는 때로 스스로 보잘 것 없는 존재 같고,

남들은 다 해내는데 나만 못하는 것 같다는 패배감과 열등감에 휩싸일 때가 있다.


하지만, 우리는 모두 우리의 하루를 묵묵히 감내하고 살아내는 책임감 있는 존재들이다.


어흥이 자신의 사랑에 대한 선택을 끝까지 책임 졌던 것 처럼
우리도 방황하고 방랑할 지라도 내 인생에 대한 소중한 책임감을 같고 살아내는 존재들인 것이다.


전작 <사이코지만 괜찮아>의 제목을 빌어

조용작가는 드라마를 통해 "책임감 있는 오늘을 살아낸 당신, 방황해도, 방랑해도 괜찮아"라고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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