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 케이크

아이스케이크

by 바람세탁소

2010. 6 월


갑자기 한여름 같은 날씨에 하루에도 몇 번씩 냉장고 문을 여닫는다. 음료수며 냉커피 아이스크림까지.... 더위를 피한답시고 어쩌면 이 여름을 맘껏 즐기는 게 아닐까 싶다. 각종 음료에 고급 아이스크림과 여러 가지 맛의 빙수, 아이스크림 케이크까지. 어릴 적에 비하면 먹고 즐길 것이 차고 넘친다. 골목길 저~쪽에서 '아~이스 케키~~'라는 아저씨의 목청이 들리기 시작할 때 엄마의 치맛자락을 붙들고 안달이 날 지경이었다. 부드럽고 차고 달콤하기까지 한 콘이라도 먹는 날은 이 세상 무엇보다 좋았다. 소풍 때나 운동회 날 동전이라도 생기면 아이스케키를 연신 사 먹었다. 결국 배탈 나기 일쑤였고 혼날까 봐 엄살도 못 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 우리 부모님 시절 이야기를 들어 보면 웃지 못할 일도 있었다. 할머니께선 어렵게 낳은 아들을 끔찍이 사랑하셨단다. 어느 날 아이스케이크 장사가 골목에 등장했고 할머니는 치마 속 바지춤에 아껴 둔 돈으로 아이스케이크 하나를 샀다. 그 누구도 모르게 아들 입에 이 신기하고 차가운 아이스케키를 넣어주고 싶었다. 금방 녹으니 시원한 곳에 두라는 아저씨의 말에 냉장고가 없던 시절이니 서늘한 소금 항아리에 넣어 두셨단다. 아들이 빨리 돌아오기를 얼마나 기다리셨을까! 드디어 아들이 들어서자 소금 항아리를 열고 아이스케이크를 찾았지만 나무 막대 하나만 남았더란다. 얼마나 속이 상하셨을까!

또 한 번은 고모들 중 한 분이 서울로 시집을 갔다. 할머니는 결혼하고 처음 맞는 서울 사위 생일을 챙겨주고 싶은 맘에 인절미 떡을 머리에 이고 할아버지와 함께 서울행 기차를 탔다. 복잡한 서울 길에서 할아버지와 떨어져 길을 잃었고 할머니는 딱 한 번 가 본 딸내미의 집을 찾을 수 없어 오랫동안 헤맸다. 집은 발칵 뒤집혔고 요즘처럼 서로 연락할 방법도 없어서 식구들은 울고불고 난리였다. 다행히 할머니는 종일 헤매다가 밤이 늦어서야 집으로 돌아오셨단다.

그 옛날 할머니가 오늘은 더 그립고 더 다정한 손녀가 되면 좋았을걸! 생각하니 많이 죄송하다.


"아~이스 케키~~."

여름날 골목길에서 들려올 것 같은 그리운 소리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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