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 대학로에서

Me

by 바람세탁소

85년 친구 몇이 스케치를 나갔었다.

오후였었나 오전 수업을 끝내자마자 학교에서 동숭동 대학로까지 걸어서 도착해선 마로니에 벤치에 앉아서 미자 언니가 사 온 구수한 보리빵과 커피로 요기를 좀 했다. 먹자골목 입구에서 몇 장의 에스키스와 스케치를 하고 사진도 찍었다. 첫 과제전 준비 중이었다. 80 호 캔버스에 유화 물감으로 그리는 것이 익숙지 않아서 맘에 드는 작품을 완성하진 못했지만, 준비하느라 애쓰던 마음, 8층 꼭대기 허름한 실기실과 물감 투성이로 얼룩진 바닥이며 헌 소파들, 그리고 친구들이 함께 한 그 공간의 냄새까지 까마득하지만 선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