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집가도 되겠어요~

당신

by 바람세탁소

딴 따 단 따~ 딴 따 단 따.


된장찌개와 구운 만두를 차려놓고 한 수저 넣고 오물거리는데 톡이 울려댄다.

아이코! 톡으로 통화하는 법 알려줬더니 몇 번째다. 밥 먹기 전 톡 보내는 걸 놓쳤다. 뭐하냐기에 괜히 미안해서 저녁 준비 중이지. 자기는?


"밥 하려는데 밥통에 쌀 불린 거 7 인분 정도 들어갔는데 쌀이 너무 많은가?"


"아니. 십 인분 밥통이니까 괜찮아요. 물은 2 센티 정도로 넣고 취사 누르면 돼요."


"2 센티?"


"응. 아니면 손바닥 담가서 손등 중간쯤 오면 될 거예요. 그리고 냉장고에 있는 콩도 넣고~."


"콩? 어디? 아. 이거? 커핀 줄 알았지."


옆에 있는 아이가 목이 멘단다. '혼자 밥 해 먹을 줄 아냐며 맨날 뭐라 하시더니 전기밥통에 눈금 다 있고 설명서 있을 텐데 그게 어려운가?' 그런다.

잘못해서 죽 쑬 수 있으니까 확인하는 거지. 라며 두둔했다.


'아빠는 밥 하는 걸 모르는 게 아니라 혼자 있는 게 어려운 것 같은데. 그래서 밥 핑계로 톡 하는 걸 거야.'


그럴까? 남편은 어릴 적 외롭게 자랐다. 잠들기 전까지 날마다 울면서 잤다는 말에 그 큰 사람이 아기처럼 가여웠다. 지난주 제주 집으로 짐을 옮기느라 목포까지 서너 시간 가서 다섯 시간 새벽 배를 타고 제주에 도착했다. 며칠은 함께 짐 정리를 하고 나만 먼저 돌아왔다. 남편은 일주일 정도 혼자 지내는 중인데 오늘은 새로 밥을 해야 했다. 쌀 씻어서 불려놓는 것까진 아까 통화해서 일러줬는데, 저녁엔 밥 짓는 게 숙제였다.


딴 따 단 따~ 딴 따 단 따.


또 톡이 왔다. 이번엔 사진이다.


'ㅎㅎ 시집가도 되겠어~'라고 톡을 했다.


"밥이 아주 잘 됐어. 한 공기씩 이렇게 담아서 냉동실 넣음 되지?"


아직 며칠은 더 혼자 있어야 하니 날마다 톡 하느라 바쁘게 생겼다. 이제 밥 할 줄 아니 얼른 시집보내야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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