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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Nov 16. 2019

MZ와 관계를 형성하는 마케팅, 브랜드 저널리즘

구독경제를 통해 관계 형성 방법을 배우다

#프롤로그 : 출시 하루만에 1,000만명의 구독자를 모은 디즈니

월트디즈니컴퍼니의 온라인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가 출시 첫 날에만 구독자 1,000만명을 모았다고 한다. 미국 CNBC는 "미 지상파 방송인 CBS가 온라인에서 유료 구독자 800만 명을 모으는 데 5년 걸린 것을 디즈니는 단 하루에 해냈다"고 평가했다. CBS 담당자가 들었으면, 서운했을 평가다. 물론 일주일 무료 시험기간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좀 더 시간이 지난 후에 디즈니 플러스를 제대로 평가할 수 있을 것이다. 디즈니 플러스는 풍부한 콘텐트와 저렴한 사용료를 경쟁력으로 내세우고 있다. 월 6.99달러에 겨울왕국과 마블 시리즈를 즐길 수 있는데, 넷플릭스의 12.99달러가 이젠 좀 비싸보인다.

1,000만 구독자 소식에 13일 뉴욕 증시에서 디즈니 주가는 전날보다 7% 넘게 상승했다. 같은 날 넷플릭스 주가는 같은 날 3% 하락했다. 넷플릭스의 성장세는 주춤한 모양새다. 넷플릭스의 지난 2분기 신규 가입자 수는 전 분기 대비 270만명이 늘었는데, 지난해 2분기의 550만 명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넷플릭스의 구독자가 주춤하면서 구독 경제의 우려가 증폭되었는데 디즈니 플러스의 1,000만명을 보면서 넷플릭스 서비스 자체의 문제라는 생각마저 든다. 더 이상 넷플릭스에 볼게 없거나 서비스에 불만족해서 떠나는 것은 아닐까?



#구매를 넘어 구독으로

과거에는 소유하는 것이 꿈이었다. 집을, 자동차를 소유하기 위해 열심히 노동했고 그것들을 구입했다. 이젠 소유 자체의 의미보다 경험이 더 중요시되고 있으며, 제품을 구입하는 것을 넘어 서비스에 가입하고 구독하는 시대다. MZ 세대는 자동차를 구입하기보다 쏘카, 그린카 등 차량공유 서비스에 가입하여 필요할 때만 사용한다. 매달 9,900원을 내면 쏘카의 모든 차량을 차종/횟수 제한 없이 사용가능 한 ‘쏘카패스’의 누적 구독자는 5만 명을 돌파했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앞다투어 ‘현대 셀렉션’, ‘올 더 타임 MINI’ 등 구독 서비스를 출시하고 있다. ‘버거킹’은 한 달에 단돈 5달러로 매일 커피 한 잔씩 먹을 수 있는 커피 구독 서비스를 출시했고, 매일 아침 집 앞에 셔츠를 배송해주는 구독 서비스도 등장했다. 심지어 면도날을 매월 정기 배송해주는 서비스도 있다. 지난 7년간 구독 모델을 선보인 미국 기업은 평균 300% 이상 성장했다는 조사 결과도 있다.



아이폰 중심의 회사에서 서비스 회사로 진화하고 있는 ‘애플’은 구독경제로 더 큰 도약을 꿈꾸고 있다. 지난 3월 말, 애플은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애플 TV 플러스’, 뉴스 구독 서비스 ‘애플 뉴스 플러스’, 게임 구독 서비스 ‘애플 아케이드’ 등을 선보였는데, 월정액 구독 서비스 확대를 통해 성장 동력을 확보하려는 계획이다. ‘애플’만큼 팬층이 두터운 브랜드도 없기 때문에 소비자의 높은 로열티를 바탕으로 콘텐트 전반을 ‘애플’로 구독하게 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분명한 건, 산업 전체가 구매를 넘어 구독의 시대로 넘어가고 있다.




#MZ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디지털 플랫폼이 구독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

사회문화적 환경이 변화하면 이에 반응하여 소비자의 행동, 사고는 변화하며 소비자를 설득해야 하는 브랜드는 이것을 감지하고 대응해야 한다. 구독의 시대로의 변화는 광고에 어떠한 영향을 끼치고 있을까?


광고는 대중이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에서 기생해왔다. 대중이 브라운관을 볼 땐 TV 광고를, 대중이 페이스북을 볼 땐 페이스북 광고 지면을 구매하여 브랜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했다. 주목해야 하는 건, 디지털상에서 대중, 특히 MZ 세대(밀레니얼+제너레이션Z)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구독 모델이거나 구독 모델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모바일 스크린에서 콘텐트를 소비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은 OTT(Over The Top) 서비스다. 앞서 언급한 세계 1위 ‘넷플릭스’는 대표적인 구독 모델의 선두주자다. 디즈니 플러스, 애플 플러스, 아마존 프라임도 대표적 OTT 서비스다. 전세계를 주름 잡는 기업들은 OTT에 다 모여있다. 국내 대표 OTT 서비스 ‘왓챠플레이’도 구독 모델로 운영된다. 최근 옥수수와 pooq TV에서 하나의 서비스로 합 웨이브(WAVVE)도 구독제다. 이외에도 MZ는 ‘퍼블리’, ‘아웃스탠딩’ '밀리의 서재' 등 텍스트 기반 서비스에도 월 구독료를 내고 정보를 공급받는다.



‘유튜브’는 '유튜브 프리미엄'의 구독자를 늘리기 위해 자사 플랫폼에서 광고를 집행하고 있다. (필자는 타겟팅되어 같은 광고를 수십 번째 보고 있다) ‘유튜브’는 디지털상에서 광고 지면이 가장 많은 플랫폼이다. 그런 ‘유튜브’가 유료 구독자를 얻기 위해 애쓰고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면, 광고도 제거해주고 백그라운드 영상 재생이나 ‘유튜브 뮤직’을 통한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도 즐길 수 있다. 무엇보다 구독자만을 위한 오리지널 콘텐트를 시청할 수 있다. 유튜브 프리미엄 가입자는 19년 3월 기준으로 전년 대비 60% 증가했다. ‘유튜브’ 입장에서 광고 수익 외에 구독 수익의 중요성이 점점 커지고 있다.

 

           

#MZ는 아날로그보다 디지털 광고를 더 싫어한다

MZ는 아날로그(TV)보다 디지털에서 광고 보는 것을 더 싫어한다. 디지털의 스크린은 개인의 손안에서 움직인다. 개인의 자기 제어 욕구가 발현되기에 가장 좋은 환경이다. 과거에는 미디어가 정한 시간, 거실이라는 공간 등 제약된 환경에서 콘텐트를 소비했다. 그러나 지금은 내가 원하는 시간에 내가 원하는 장소에서 콘텐트를 소비할 수 있다. TV 광고를 보는 것이 관습처럼 되었지만, 과거보다 스마트해진 소비자는 디지털 광고가 관습이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건너뛴다. 디지털은 개인의 주권이 강화된 환경이며,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는 광고를 싫어하며 더 싫어하게 될 것이다.

또한 요즘 소비자는 광고를 안 보고 시간을 절약하여 심리적으로 안정을 찾는 것에 돈을 지불하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더 이상 인사이트있는 양질의 콘텐트를 주기적으로 공급받기 위해서는 유료가 아니면 어렵다는 것을 MZ는 이해한다.


이처럼 광고를 스킵하고 싶은 소비자를 위한 디지털 서비스의 대답이 ‘구독’이다.




#디지털 상에서 광고 지면이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 구독 서비스의 공통점은, ‘광고 지면의 부재’다. 구독은 브랜드가 디지털상에서 말할 수 있는 장(場)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지면은 점점 부족해질 것이며 그 속도는 상당히 빠를 것이다. 대중에게 우리 제품을 보여줄 무대가 부족해진다면, 광고 지면을 구입하고 광고를 제작하여 노출하는 기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구독의 시대에 필요한 마케팅 방법론은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다양한 마케팅 방법론 중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구독 경제의 핵심이 ‘관계 형성’에 있기 때문이다.




#관계 형성에 특화된 마케팅 방법론, 브랜드 저널리즘

구독하고 싶은 브랜드란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은 브랜드를 의미한다. 호감이 있어야 친구로 계속 관계를 맺어가는 것처럼 관심을 넘어 그 브랜드에 대한 호감, 선호를 높여야 구독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구매는 소유권을 넘기면 관계가 종료되지만, 구독은 끊임없는 관계 형성을 통해 구독의 연속성을 가져가야 한다. 일회성 행동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가 구독 경제의 핵심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에서 저널리즘부터 사전적 의미를 들여다보면, ‘저널리즘’은 정보와 의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의미한다. 일반적으로 활자나 전파를 매체로 하는 매스미디어를 통해 사실이나 사건에 관한 정보를 보도하고 논평하는 활동을 의미하며 이를 대중에게 정기적, 주기적으로 전달하는 행위를 말한다. 넓게는 대중에게 정보를 전달하는 모든 전달 행위를 의미하기도 한다. 여기에 브랜드가 더해지면,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와 의견(=콘텐츠)을 브랜드가 주체가 되어 대중에게 전달하는 행위를 브랜드 저널리즘이라고 한다. 미디어의 지면을 일정기간 구입하여 브랜드와 관련된 정보와 의견을 전달했던 과거와는 달리 브랜드가 리더십을 갖고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한다는 점에서 다르다. 한마디로 브랜드가 신문사가 되어 뉴스를 생산하는데, 그 뉴스가 브랜드와 관련된 뉴스다. 발행자가 브랜드가 되어 소비자와 직접 커뮤니케이션 하는 것은 굉장히 중요하다. 타 플랫폼 안에서 브랜드의 콘텐츠를 발행하는 것은 결국 플랫폼 안에 종속될 수밖에 없다. 내러티브(인과 관계로 이어지는 이야기적인 성격을 지칭하는 말)도 당연히 쌓이지 못한다. 개별 콘텐츠로 잠깐 기생하다가 사라질 뿐이며, 관계라는 것이 형성될 가능성은 적다. 관계는 일시적으로 형성되지 않는다. 그러나 브랜드가 자신의 플랫폼에서 직접 커뮤니케이션을 하게 되면 관계가 형성된다. 한 번, 두 번 콘텐츠로 만남이 늘어나면서 이야기가 축적되고 조금씩 브랜드의 가치도 전달된다. 마치 어렸을 적 친구와 정말로 친해졌다고 느끼는 순간이 친구의 집에 놀러갔을 때였다는 것을 돌이켜보면 소비자를 우리 집으로 그것도 여러 번 초대한다는 비유가 적당해 보인다.



브랜드 저널리즘을 콘텐츠의 관점에서 해석해보는 것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된다. 과거부터 브랜드는 소비자의 관심을 확보하기 위해 소비자가 흥미로워하는 콘텐츠의 형태로 광고를 만들어왔다. 아날로그 시대에는 15초 동안 소비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빅 모델이나 Song, 영화 같은 영상미, 흥미로운 카피 등으로 콘텐츠적 재미를 부가했고, 디지털 시대에는 아예 영화나 음악, 드라마 등 대중이 즐기는 콘텐츠 그 자체가 되어 소비자의 관심을 확보했다. 그러나 소비자의 관심보다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해진 현 시점에서 소비자는 콘텐츠 하나로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하며 콘텐츠에 지속성과 채널이 더해져서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마케팅, 브랜드 저널리즘으로 진화한 것이다. 채널에 브랜드의 가치가 담긴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행하여 일관성과 내러티브가 담기며 진정성이 전달되어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게 된다. 콘텐츠가 관심 확보를 위해 제품의 차별점을 전달하는데 집중했다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브랜드의 가치를 전달하고 꾸준히 소비자에게 말을 걸어 관계를 형성하는데 집중한다. 콘텐츠가 미디어 플랫폼에 돈을 지불하여 브랜드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우리의 자체 채널에 콘텐츠를 발행한다. 콘텐츠가 불특정 다수를 겨냥하여 단기적 소통에 머물렀다면, 브랜드 저널리즘은 이즘을 공유하는 타겟 오디언스를 명확히 설정하고 그들과 장기적 소통을 통해 관계 형성을 목표한다. 지속성과 채널이 더해졌기에 가능한 이야기다. 


무엇보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당장의 세일즈 효과보다 장기적인 관계 형성의 관점에서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기 위해 필요한 마케팅이라는 점에서 확연한 차이를 가진다. 다른 마케팅 방법론들과도 확연히 다른 차이는 ‘지속성’ 그리고 ‘관계’다.


 브랜드 저널리즘의 핵심이 관계 형성인 이유다. 




#MZ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

폐쇄된 채널 현대카드


앞서 플랫폼에 브랜드의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는데, 플랫폼이라 하면 온드미디어 채널을 생각하기 쉽다. ‘채널 현대카드’가 대표적이다. 독립된 자사 채널을 열고 브랜드 저널리즘을 펼치는 케이스다. 그러나 ‘채널 현대카드’는 문 닫은 지 오래다. 채널 현대카드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자체 플랫폼 구축이라는 무리한 목표가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가 플랫폼을 구축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대중이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콘텐트 제작능력부터 콘텐트 수급 및 채널 운영능력, 커스텀마이징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능력 등 필요한 역량이 한두 개가 아니다. 콘텐트를 업(業)으로 영위하고 있지 않은 일반 브랜드에서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현대카드는 이것을 얕본 것이다.


일반 브랜드 입장에서 자체 플랫폼보다는 MZ 세대가 이미 콘텐트를 소비하고 있는 플랫폼의 ‘저널’이 되는 것을 추천한다. 플랫폼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서 소비자를 유혹하는 저널이 되자는 것이며, 유튜브에서 보람튜브 같은 채널이 되자는 것이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MZ 세대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다.



#유튜브 저널리즘의 시대

유튜브가 왜 중요한지는 쓰는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이미 잘 알려져있고 이미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불과 2년 전에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모든 분야의 콘텐트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유튜브 천하가 되어버렸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유튜브가 중요하고 그 힘이 생각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유튜브가 검색과 콘텐트를 모두 점유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은 검색을 점유하지만 콘텐트는 클릭한 다른 플랫폼에서 확인해야 하며, 콘텐트 플랫폼은 콘텐트 만을 점유한다. 그러나 ‘유튜브’에서는 소비자가 검색을 해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유튜브를 통해 재생한다.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콘텐트 소비 행태가 넘어간 상황에서 영상과 관련된 검색과 콘텐트 모두를 점유하고 있다는 건 매우 큰 메리트다. .


브랜드에게 ‘유튜브’는 영상 광고를 집행하는 미디어 중 하나였지만, 이제 인터넷에서 검색엔진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홈페이지가 필수였던 것처럼 모바일에서 유튜브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유튜브 채널이 자리 잡을 것이다.


브랜드는 ‘유튜브’에 브랜드 채널을 만들고 브랜드 저널리즘을 실현해야 한다.



#유튜브에서 저널리즘을 잘 실현하고 있는 브랜드

글로벌 기업은 이미 ‘유튜브 채널’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브랜드의 ‘유튜브 채널’ 운영은 초기 단계다. 전략이나 방향성 없이 트렌드에 편승하여 콘텐트를 만들고 있는 꼴이다. 그러나 19년을 기점으로 점점 ‘유튜브’에서 브랜드의 도전이 잦아졌고, 2020년에는 브랜드의 유튜브 이주가 더 본격화될 것이다. 아마 각 분야에서 ‘유튜브’를 선점하는 브랜드가 탄생한다면, 뒤따르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될 것이다. 그래서 2020년은 유튜브 저널리즘을 펼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다.


2020년은 유튜브 저널리즘 퍼스트가 필요하다



무신사 TV


중⋅고등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 ‘무신사’의 유튜브 채널인 ‘무신사TV’는 개국 9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 패션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무신사TV’에는 스트릿 패션이라는 화두에 집중하여 최신 유행하는 스트릿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링 팁, 브랜드와 디자이너 소식 등 흥미로운 패션 콘텐트를 볼 수 있다. 특히 국내외 인기 높은 스니커즈를 리뷰하는 ‘신세계’ 코너와 무신사 직원들의 출근 패션을 볼 수 있는 ‘무신사 출근룩’ 등은 인기가 높다. ‘무신사’는 올해까지 전담 인력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하며, ‘무신사TV’라는 채널을 통해 패션 관련 콘텐트를 점유하려는 모습이다.



#스타트업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유튜브형 브랜드 저널리즘

아마 ‘냠다른 TV’와 ‘무신사 TV’ 사례를 보고 이미 브랜드나 재정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운영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며, 스타트업이나 중소 브랜드는 저널리즘을 실현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브랜드 저널리즘만큼 스타트업이 도전해 볼 만한 마케팅도 없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규모가 아닌 노력과 센스로 경쟁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론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코드를 잘 발견하고 이를 콘텐트에 적용시켜 꾸준히 발행한다면, 집행 금액으로 승부가 갈리는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보다는 소비자와 친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또한, 영상 제작 기술의 보편화로 영상 제작은 일반 개인도 쉽게 촬영하여 편집할 수 있는 시대다. 수많은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영상 제작 기술의 보편화 덕분이다. 일반인도 가능한데 브랜드가 못할까?


사실 필자도 ‘돈을 적게 쓰고 브랜드 저널리즘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를 말끔히 해소해준 성공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1)  충주시


대중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해야 하는 브랜드나 관공서가 유튜브 채널 구독자 7만 명을 넘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적극적인 금융업계를 보더라도 빅모델을 활용하고 마케팅팀이 달라붙어서 일주일에 3~4개 이상의 콘텐트를 업로드하지만 구독자 1만 명을 넘기기도 버거워 보인다. 상대적으로 브랜드보다 비용이나 인력 활용에 제한적인 관공서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구독자를 얻는 건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충주시’는 공식 유튜브 구독자가 운영한 지 6개월 만에 7만 명을 넘어섰다.


충주시 유튜브는 충주시청 소속의 김선태 주무관 한 명이 주도하여 운영한다. 김 주무관 이 영상 기획부터 출연 및 촬영, 편집까지 홀로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콘텐트의 기술적인 퀄리티(영상 촬영 및 편집 능력)도 낮다. 그러나 충주시 유튜브 영상에는 ‘솔직함’과 ‘센스’가 있다. 꾸미거나 정형화된 관공서의 콘텐트가 아니다. 소재부터 ‘시장님이 시켜서 유튜브를 했다’는 내용으로 첫 영상을 제작했고, 주무관이 낮잠 자는 모습이나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모습 등 리얼한 공무원의 일상이 담긴 B급 콘텐트에 구독자는 열광하고 있다. 관공서의 편견을 깬 김 주무관의 센스도 중요하지만, 김 주무관이 1인 미디어처럼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 준 충주시의 역할도 중요하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건, 예산이나 인력보다 MZ 세대가 흥미로워 하는 코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꾸준히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담당자의 노력과 이를 인정하고 기회를 주는 C-레벨의 결단이다.



2)  다노TV


‘다이어트 노하우’의 줄임말인 ‘다노’는 설립 4년 만에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노’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천 가능한 다이어트 방법’과 같은 다양한 킬러 콘텐트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이다. ‘다노’의 유튜브 채널 ‘DanoTV’의 구독자는 56만 명이 넘는다. 초반에는 실제로 20kg를 감량한 다노언니 이지수 공동 대표가 직접 본인의 일상과 다이어트 노하우를 콘텐트로 제공하여 공감을 얻었다. ‘DanoTV’에는 운동 방법, 식단 꿀팁, 다이어트 성공 후기, vlog 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한 꿀팁 콘텐트가 매주 2~3회에 걸쳐 업로드된다.


다노가 56만 명의 구독자를 갖게 된 건, 대표의 실제 경험을 활용하여 여성 타겟에게 진정성 있는 콘텐트로 승부했던 기획력과 노력의 힘이지 자본의 힘은 아니었다.




#에필로그 : 성실함

지금처럼 모두가 창의성을 추구하는 상황에서는 ‘성실함’이 가장 중요한 재능이 되고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고 굉장히 공감한 적이 있다. 마케팅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향후, 마케팅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을 끈기 있게 풀어내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일, 이게 바로 디지털 시대에 브랜드가 해야 할 마케팅이며,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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