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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Nov 16. 2019

MZ는 브랜드를 구독한다 (2)
유튜브 저널리즘

구독의 시대에 필요한 마케팅은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디지털 상에서 광고 지면이 사라지고 있다

디지털 구독 서비스의 공통점은, ‘광고 지면의 부재’다. 구독은 브랜드가 디지털상에서 말할 수 있는 장(場)을 사라지게 하고 있다. 디지털 광고 지면은 점점 부족해질 것이며 그 속도는 상당히 빠를 것이다. 대중에게 우리 제품을 보여줄 무대가 부족해진다면, 광고 지면을 구입하고 광고를 제작하여 노출하는 기존 방식에 변화가 필요한 것은 자명하다. 


이러한 구독의 시대에 필요한 마케팅 방법론은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다양한 마케팅 방법론 중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더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구독 경제의 핵심이 ‘관계 형성’에 있기 때문이다.




#관계 형성에 특화된 마케팅 방법론, 브랜드 저널리즘

구독하고 싶은 브랜드란 계속 친구로 지내고 싶은 브랜드를 의미한다. 호감이 있어야 친구로 계속 관계를 맺어가는 것처럼 관심을 넘어 그 브랜드에 대한 호감, 선호를 높여야 구독 경제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 구매는 소유권을 넘기면 관계가 종료되지만, 구독은 끊임없는 관계 형성을 통해 구독의 연속성을 가져가야 한다. 일회성 행동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가 구독 경제의 핵심이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콘텐트에 지속성과 플랫폼(채널)이 더해진 개념이다. 플랫폼에 브랜드의 콘텐트를 지속해서 발행하여 소비자와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페이스북 페이지라는 플랫폼에서 브랜드 관련 콘텐트를 꾸준하게 발행하는 브랜드의 SNS 마케팅을 생각하면 쉽다. 당장의 세일즈 효과보다는 장기적인 관계 형성의 관점에서 소비자와 지속적으로 소통하기에 적절한 방법론이다. 브랜드 채널을 구독하는 소비자가 있다면, 그 소비자는 최소한 브랜드의 소식을 꾸준히 받아 볼 준비가 되어있는 소비자다. 이 소비자부터 계속 구독하게 해야 한다. 



#MZ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

폐쇄된 채널 현대카드


앞서 플랫폼에 브랜드의 콘텐트를 지속적으로 발행해야 한다고 설명하였는데, 플랫폼이라 하면 온드미디어 채널을 생각하기 쉽다. ‘채널 현대카드’가 대표적이다. 독립된 자사 채널을 열고 브랜드 저널리즘을 펼치는 케이스다. 그러나 ‘채널 현대카드’는 문 닫은 지 오래다. 채널 현대카드가 실패한 원인은 무엇일까? 필자는 자체 플랫폼 구축이라는 무리한 목표가 실패의 원인이라고 생각한다. 브랜드가 플랫폼을 구축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다. ‘유튜브’나 ‘넷플릭스’처럼 대중이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이 되기 위해서는 콘텐트 제작능력부터 콘텐트 수급 및 채널 운영능력, 커스텀마이징을 위한 빅데이터 활용 능력 등 필요한 역량이 한두 개가 아니다. 콘텐트를 업(業)으로 영위하고 있지 않은 일반 브랜드에서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기란 어려운 일이며, 현대카드는 이것을 얕본 것이다.


일반 브랜드 입장에서 자체 플랫폼보다는 MZ 세대가 이미 콘텐트를 소비하고 있는 플랫폼의 ‘저널’이 되는 것을 추천한다. 플랫폼이 되자는 것이 아니라 플랫폼에서 소비자를 유혹하는 저널이 되자는 것이며, 유튜브에서 보람튜브 같은 채널이 되자는 것이다. 그리고 현시점에서 MZ 세대가 콘텐트를 소비하는 플랫폼은 단연 ‘유튜브’다.



#유튜브 저널리즘의 시대

유튜브가 왜 중요한지는 쓰는것 자체가 무의미할 정도로 이미 잘 알려져있고 이미 체감하고 있을 것이다. 불과 2년 전에 전문가들은 ‘유튜브’가 모든 분야의 콘텐트 시장을 완전히 장악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이미 유튜브 천하가 되어버렸다.



필자가 생각하기에 유튜브가 중요하고 그 힘이 생각보다 더 오래갈 것이라고 예상하는 이유는 유튜브가 검색과 콘텐트를 모두 점유하고 있는 유일무이한 플랫폼이기 때문이다. 검색엔진은 검색을 점유하지만 콘텐트는 클릭한 다른 플랫폼에서 확인해야 하며, 콘텐트 플랫폼은 콘텐트 만을 점유한다. 그러나 ‘유튜브’에서는 소비자가 검색을 해서 정보를 찾고, 그 정보를 유튜브를 통해 재생한다. 이미지에서 영상으로 콘텐트 소비 행태가 넘어간 상황에서 영상과 관련된 검색과 콘텐트 모두를 점유하고 있다는 건 매우 큰 메리트다. .


브랜드에게 ‘유튜브’는 영상 광고를 집행하는 미디어 중 하나였지만, 이제 인터넷에서 검색엔진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홈페이지가 필수였던 것처럼 모바일에서 유튜브에 대응하기 위한 기본 플랫폼으로 유튜브 채널이 자리 잡을 것이다. 


브랜드는 ‘유튜브’에 브랜드 채널을 만들고 브랜드 저널리즘을 실현해야 한다.



#유튜브에서 저널리즘을 잘 실현하고 있는 브랜드

글로벌 기업은 이미 ‘유튜브 채널’을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지만, 국내 브랜드의 ‘유튜브 채널’ 운영은 초기 단계다. 전략이나 방향성 없이 트렌드에 편승하여 콘텐트를 만들고 있는 꼴이다. 그러나 19년을 기점으로 점점 ‘유튜브’에서 브랜드의 도전이 잦아졌고, 2020년에는 브랜드의 유튜브 이주가 더 본격화될 것이다. 아마 각 분야에서 ‘유튜브’를 선점하는 브랜드가 탄생한다면, 뒤따르는 브랜드 입장에서는 상당한 진입장벽이 될 것이다. 그래서 2020년은 유튜브 저널리즘을 펼칠 수 있는 마지막 타이밍이다.


2020년은 유튜브 저널리즘 퍼스트가 필요하다



무신사 TV


중⋅고등학생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온라인 패션 커머스 기업 ‘무신사’의 유튜브 채널인 ‘무신사TV’는 개국 9개월 만에 구독자 10만 명을 돌파하며 인기 패션 채널로 부상하고 있다. ‘무신사TV’에는 스트릿 패션이라는 화두에 집중하여 최신 유행하는 스트릿 패션 트렌드와 스타일링 팁, 브랜드와 디자이너 소식 등 흥미로운 패션 콘텐트를 볼 수 있다. 특히 국내외 인기 높은 스니커즈를 리뷰하는 ‘신세계’ 코너와 무신사 직원들의 출근 패션을 볼 수 있는 ‘무신사 출근룩’ 등은 인기가 높다. ‘무신사’는 올해까지 전담 인력을 50명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하며, ‘무신사TV’라는 채널을 통해 패션 관련 콘텐트를 점유하려는 모습이다. 



#스타트업도 충분히 실현 가능한 유튜브형 브랜드 저널리즘

아마 ‘냠다른 TV’와 ‘무신사 TV’ 사례를 보고 이미 브랜드나 재정 환경이 어느 정도 갖춰진 상태에서 브랜드 저널리즘을 운영했기 때문에 성공한 것이며, 스타트업이나 중소 브랜드는 저널리즘을 실현하기 어려우리라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필자는 브랜드 저널리즘만큼 스타트업이 도전해 볼 만한 마케팅도 없다고 생각한다.


브랜드 저널리즘은 규모가 아닌 노력과 센스로 경쟁할 수 있는 마케팅 방법론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코드를 잘 발견하고 이를 콘텐트에 적용시켜 꾸준히 발행한다면, 집행 금액으로 승부가 갈리는 페이드 미디어(Paid Media)보다는 소비자와 친해질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더 높다. 또한, 영상 제작 기술의 보편화로 영상 제작은 일반 개인도 쉽게 촬영하여 편집할 수 있는 시대다. 수많은 크리에이터의 등장은 영상 제작 기술의 보편화 덕분이다. 일반인도 가능한데 브랜드가 못할까? 


사실 필자도 ‘돈을 적게 쓰고 브랜드 저널리즘을 성공시킬 수 있을까’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이를 말끔히 해소해준 성공사례가 있어 소개한다.



1)  충주시


대중을 대상으로 홍보를 진행해야 하는 브랜드나 관공서가 유튜브 채널 구독자 7만 명을 넘기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최근 유튜브 채널 운영에 적극적인 금융업계를 보더라도 빅모델을 활용하고 마케팅팀이 달라붙어서 일주일에 3~4개 이상의 콘텐트를 업로드하지만 구독자 1만 명을 넘기기도 버거워 보인다. 상대적으로 브랜드보다 비용이나 인력 활용에 제한적인 관공서가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구독자를 얻는 건 더 어려울 것이다. 그런데 ‘충주시’는 공식 유튜브 구독자가 운영한 지 6개월 만에 7만 명을 넘어섰다. 


충주시 유튜브는 충주시청 소속의 김선태 주무관 한 명이 주도하여 운영한다. 김 주무관 이 영상 기획부터 출연 및 촬영, 편집까지 홀로 담당하고 있다. 업계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콘텐트의 기술적인 퀄리티(영상 촬영 및 편집 능력)도 낮다. 그러나 충주시 유튜브 영상에는 ‘솔직함’과 ‘센스’가 있다. 꾸미거나 정형화된 관공서의 콘텐트가 아니다. 소재부터 ‘시장님이 시켜서 유튜브를 했다’는 내용으로 첫 영상을 제작했고, 주무관이 낮잠 자는 모습이나 구내식당에서 밥 먹는 모습 등 리얼한 공무원의 일상이 담긴 B급 콘텐트에 구독자는 열광하고 있다. 관공서의 편견을 깬 김 주무관의 센스도 중요하지만, 김 주무관이 1인 미디어처럼 자유롭게 홍보할 수 있도록 판을 열어 준 충주시의 역할도 중요하다.


유튜브 채널의 구독자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건, 예산이나 인력보다 MZ 세대가 흥미로워 하는 코드가 무엇인지 이해하고 꾸준히 콘텐트를 만들어내는 담당자의 노력과 이를 인정하고 기회를 주는 C-레벨의 결단이다. 



2)  다노TV


‘다이어트 노하우’의 줄임말인 ‘다노’는 설립 4년 만에 매출액 100억 원을 돌파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다노’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자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실천 가능한 다이어트 방법’과 같은 다양한 킬러 콘텐트를 소비자에게 지속적으로 전달했다는 점이다. ‘다노’의 유튜브 채널 ‘DanoTV’의 구독자는 56만 명이 넘는다. 초반에는 실제로 20kg를 감량한 다노언니 이지수 공동 대표가 직접 본인의 일상과 다이어트 노하우를 콘텐트로 제공하여 공감을 얻었다. ‘DanoTV’에는 운동 방법, 식단 꿀팁, 다이어트 성공 후기, vlog 등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한 꿀팁 콘텐트가 매주 2~3회에 걸쳐 업로드된다.


다노가 56만 명의 구독자를 갖게 된 건, 대표의 실제 경험을 활용하여 여성 타겟에게 진정성 있는 콘텐트로 승부했던 기획력과 노력의 힘이지 자본의 힘은 아니었다.




#에필로그 : 성실함

지금처럼 모두가 창의성을 추구하는 상황에서는 ‘성실함’이 가장 중요한 재능이 되고 있다는 글을 인터넷에서 보고 굉장히 공감한 적이 있다. 마케팅 방향성과도 일맥상통한다. 향후, 마케팅의 핵심은 '진정성'이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것을 끈기 있게 풀어내어 우리 브랜드를 좋아하게 만드는 일, 이게 바로 디지털 시대에 브랜드가 해야 할 마케팅이며, 브랜드 저널리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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