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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Feb 21. 2020

유튜브에 무료는 없다

당신의 시간은 광고를 볼만큼 값어치가 없는가?


#행복을 위해 필요한 건, 돈일까 시간일까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산다. 보통 어떻게 살고 싶냐 묻는다면, '부자가 되고 싶다', '결혼해서 평범한 가정을 꾸리고 싶다' 등의 대답이 나온다. 그리고 이러한 대답의 끝에는 행복이 있다. 부자가 되면, 결혼하면 행복할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처럼 인간은 행복을 갈망한다. 그래서 대한민국 헌법이나 미국 독립선언서에도 모든 인간은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지고 있다고 명시한다. 특히 요즘같은 탈물질화 시대에 우리는 성공보다 성장, 그리고 행복을 더 추구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행복해지기 위해, 시간보다 돈에 집중하는 편이다. 100만원을 얻는 것은 쉽게 체감할 수 있지만, 10시간을 얻는다는 건 그 가치를 산정하는 것이 그리 단순하지 않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주어지며, 앞으로도 당연히 주어질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그래서일까? 시간과 돈 사이에서 결정을 내려야 할 때 시간을 선택하는 것이 손해라고 느껴진다.



#시간의 금전적 가치를 환산한다면

그런데 돈만큼 시간도 중요하다는 것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하여 설명하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가 있어 소개한다. 설문을 기반으로 한 자료라 정확하진 않더라도 공감이 되는 연구결과이다. 애슐리 월런스라는 하버드경영대학원 조교수가 주도하여 진행하였으며, 우리가 쓰는 시간을 금전적 가치로 환산한 연구이다.


*연구 방법

1. 미국의 성인 노동자를 대표할 수 있는 표본 정의

2 .이들이 얼마나 벌고 있는지, 얼마나 행복한지, 시간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설문

3. 수입이 행복에 미치는 영향과 시간을 활용하는 형태가 행복에 미치는 영향을 비교

4. 그래서 행복을 달러 가치로 환산하여, 시간의 금전적 가치를 환산



이를 통해 연구진이 도출한 결과는 시간의 금전적 가치가 예상보다 훨씬 높다는 것이다. 돈보다 시간의 가치를 더 중시하도록 사고방식을 전환하면, 연 소득 2,200달러를 추가로 벌었을 때 만큼 행복을 늘릴 수 있다고 한다.쉽게 예를 들자면, 연간 5,200달러(연봉의 11%)를 사용하여 내가 하기 싫은 집안일을 해줄 사람을 쓴다고 가정하자, 언뜻 생각하면 과한지출 같지만, 덕분에 삶의 만족도는 18,000달러 증가한다는 것을 연구결과는 말한다.


참고자료 : 하버드비즈니스리뷰 2019년 5-6월호 '시간 장부 작성하기'



#시간의 가치가 높다는 관점에서 유튜브 무료 이용을 논한다면

필자가 위 연구를 소개하는 이유는, 돈보다 시간의 가치가 크다는 것을 이야기하려는 건 아니다. 돈 만큼 시간의 가치도 크다는 것을 한번쯤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 유튜브의 무료 이용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 위해서다.


현재 국내 유튜브 이용자 수는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370만명에 달한다. 이용자들 중에서 무료로 사용하는 이용자가 대다수일 것이다. 그런데 유튜브를 무료로 이용하는 게, 정말 무료인 것일까?



MZ 세대의 월평균 유튜브 이용 시간 평균은 (10~30대 평균으로 계산) 30시간 29분이며, 이들은 하루에 60분을 유튜브에 사용하고 있다. 5분에 1개씩 광고가 노출된다는 가정하에 하루 12개의 광고를 시청하게 된다. 12개의 광고를 유튜브의 대표적 광고상품인 범퍼광고(스킵 없이 6초 광고 시청)/트루뷰(5초 이후 스킵 가능) 2가지로 고려하고 무조건 스킵을 누르는 유저라고 보수적으로 잡아보면 유튜브를 이용하면서 하루에 61초를 광고고 보는데 사용하게 된다. 한달에 광고로 약 33분을 허비하게 되는 것이다. (위 가정은 보수적으로 잡은 것이며, 최근에는 광고가 2번 연속 노출되거나 5초 이상 광고를 볼 수도 있다는 것을 고려하지 않은 것이다)


올 한해 최저임금은 시간당 8,590원이며, 33분이니까 최저임금의 55%인 약 4,725원의 노동을 유튜브를 위해 하고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유튜브 무료 이용은 무료가 아닌 것이다. 



#어떠한 선택이 당신을 더 행복하게 만들 것인가

광고를 보지 않고 유튜브 이용이 가능한 '유튜브 프리미엄' 정액제는 가격이 7,900원이다. 무료 이용자의 4,725원보다 비싸다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앞서 행복 추구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영상시청 도중에 광고가 노출될 때 느끼는 정서적 스트레스를 고려한다면 가격의 차이를 넘어 정서적 가치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출처 : 현대카드*현대캐피탈 뉴스룸


편리미엄이라는 트렌드가 요즘 핫하다. 편리함+프리미엄의 합성어로 시간 빈곤에 시달리는 현대인들이 '편리함'을 소비의 기준으로 삼기 시작하며 생겨난 신조어인데, 점점 현대인의 소비 선택의 기준에서 비물질적 가치가 중요해지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유튜브를 무료로 사용하고 광고를 보든, 유튜브 프리미엄에 가입하든 그것은 개인의 자유다. 본인이 행복을 추구하는데 있어서 어떤 가치가 더 중요한 지 고려하면서 선택하면 될 문제다. 광고를 보는 불편을 감수할 수 있다면, 그 또한 적절한 결정일 것이다. 다만, 시간이라는 것이 우리에게 굉장히 소중하며 나의 시간을 더 가치있게 보았으면 하는 마음으로 이번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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