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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Aug 09. 2020

MZ세대 공략은 MZ에게 맡겨라

콜라보 명가 ‘스파오’와 1년 만에 수십억 매출 올린 ‘던스트’의 공통점

                                        

#1년 만에 수십억 매출을 올린 '던스트'

LF(전신은 LG패션)는 닥스, 헤지스, TNGT, 라푸마 등 다양한 브랜드의 기성복을 제조, 가공, 판매하는 중견기업이다. 이 중견기업이 꽤 파격적인 시도로 만든 브랜드가 ‘던스트’다. ‘던스트’의 팀원은 건축, 사진, 패션 등 다양한 분야를 전공한 20대로 구성되었다. 팀원들의 공통점이라면 SNS를 통해 자기 또래들과 활발하게 호홉한다는 점이었다. LF는 이들을 인스타그램 등 SNS의 DM(다이렉트 메시지)을 보내 영입했다. 브랜드명, 디자인, 기획, 생산 등 모든 과정이 LF임원, 사장의 결재 없이 이뤄졌다. 


시장 반응은 폭발적이었다. 무신사, 29CM 등 MZ 세대에게 핫한 브랜드들이 입점을 요청해왔고, 1년 만에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BTS, 현아, 위너 등이 돈 주고 사서 입는 브랜드로 소문이 퍼지기도 했다. LF 관계자는 MZ세대와 소통하는 법을 잘 아는 젊은 외부인재를 과감히 영입하고 이들에게 자율성을 보장한 점을 ‘던스트’의 성공 요인으로 뽑았다. 또한 빠른 의사결정도 주효했다고 밝혔는데, 기성복은 신제품 주기가 길어 지금 당장 입을 트렌디한 옷을 내놓기 쉽지 않다. ‘던스트’는 두 달에 한 번 신제품을 출시했다. 스타트업에서 흔히 쓰는 용어를 빌리자면, 빠르게 변하는 트렌드 속에서 애자일하게(민첩하게) 대응할 수 있는 브랜드였던 것이다.


#콜라보 명가 '스파오'

2015년 엑소, 코카콜라, 2017년 라인프렌즈, 2018년 세일러문, 해리포터, 2019년 펭수, 2020년 기생충까지.. 글로벌 SPA 브랜드(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하여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 ‘스파오’의 콜라보레이션(이하 콜라보) 이력이다. 하나같이 MZ세대가 흥미로워하는 당시 최고의 콘텐트다. 해리포터 시리즈에 나오는 집요정이자 인기 캐릭터 ‘도비’의 맨투맨과 양말은 재출시될 만큼 큰 인기를 누렸고 인기 캐릭터 ‘펭수‘ 티셔츠는 3시간 만에 완판되었으며 한국 영화 최초로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감독상’ 등을 수상한 영화 ‘기생충’과 협업하여 영화 속 상징적인 소품들과 대사들을 모티브로 한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여 MZ세대의 호응을 이끌었다. 하나도 하기 힘든 대형 콜라보를 매년 꾸준히 만들어내고 있는 ‘스파오’는 2015년부터 올해까지 콜라보 상품으로만 누적 매출 1,500억원을 기록했다. 



‘스파오’가 이렇게 대형 콜라보를 선보일 수 있는 비결은 MZ세대로 구성된 팀 덕분이다. ‘스파오 협업팀’은 총 10명이며 25세 직원부터 33세 팀장까지 젊은 연령대가 무기다. MZ세대로 구성되어있기 때문에 누구보다 MZ세대가 원하는 콘텐트를 빠르게 발굴한다. 또한 이들은 콜라보를 기획하다가 궁금한 것이 있으면 SNS로 바로 소통한다. 페이스북 페이지에 설문조사를 업로드하여 MZ세대의 의견을 묻는 식이다. 출시 전 상품 기획을 꽁꽁 숨기는 기존 형태와는 전혀 다른 구조다. 빠르게 지나가기 때문에 조금만 시간이 지나도 콜라보 효과를 얻기 힘들다. 그런데 스파오는 젊은 조직이기 때문에 의사 결정도 빨랐고 당시 소비자의 관심이 떨어지기 전에 콜라보 제품을 출시하며 콜라보의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었다. 


#MZ에게 맡겨라

‘던스트’와 ‘스파오’가 MZ세대를 잘 공략할 수 있었던 비결은 MZ세대에게 자율성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MZ 세대는 간섭을 싫어하고 자기주도적인 환경을 중시하기 때문에 자율성을 부여하면 그 결과물은 예상보다 멋질 수 있다. 기성 세대가 기본적인 것들을 이끌어 주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라는 생각도 버려야 한다. 너무 엇나가지 않도록 최소한의 강도 조절만 해주는 것을 추천한다.


무엇보다 MZ 세대가 자유롭게 놀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주는 건, 이들이 자라온 환경을 고려했을 때 현명한 대응일 가능성이 높다. 이들처럼 창의성이 중요하다고 교육받아온 세대도 없다. 물론 자율성을 부여하는만큼 책임도 함께 부여해야 한다. MZ에게 책임과 권한을 함께 부여한다면, '던스트'나 '스파오'의 MZ들처럼 나름의 방법으로 솔루션을 찾아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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