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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Nov 28. 2020

MZ는 왜 자기주도적일까 (1) 자식을 좌우하는 부모

자식 세대를 좌우하는 부모 세대

우리는 일반적으로 MZ세대가 자기표현 욕구나 개성을 중시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MZ세대를 대표하는 워딩인 '미닝아웃(자신의 가치관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 '플렉스(나를 과시하는 행위)' '가치소비(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 '다만추(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 등은 MZ세대의 자기주도적 성향을 드러내는 트렌드이자 용어라고 생각한다. 이들은 자신 만의 취향, 가치관이 분명하기 때문에 자기만의 삶을 설계해나가고, 자신의 가치관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며, 자신의 가치관에 따라 소비(그것이 과시를 위한 의도이든, 가치관을 표현하는 의도이든)를 결정한다. 각자의 캐릭터가 분명한만큼, 공통된 캐릭터로 쉽게 규정짓기 어려운 세대가 MZ세대일 것이다.

그렇다면, 그 누구보다 자기주도적인 세대인 MZ세대, 이들은 왜 자기주도적인 세대가 되었는지 궁금하다.

“인간은 학습의 동물이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가 한 말이다. 칸트는 인간이 다른 동물들보다 훨씬 뛰어난 학습능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인간은 다른 동물들과 달리 언어를 사용하며 도구를 사용할 줄 아는 능력이 있다. 그래서 학습의 질과 복합성 면에서 여타 동물학습과는 크게 구별된다. 인간이 학습의 동물이라는 말은 반대로 인간이 그만큼 학습할 것이 많다는 것도 의미한다. 처음에 태어나면 우리는 무지와 같은 하얀색 배경 아래 하나 둘 인간 사회의 문물을 받아들이게 된다. 그리고 세상의 지식을 배워 나갈 때 부모가 곁에 있다. 우리는 부모에게 말하는 법 법부터 젓가락 질 하는 법, 그리고 세상을 살아가는 법을 배운다. 그래서 우리는 누구나 부모에게 큰 영향을 받으며, 부모 세대가 가진 열망이 자녀 세대에게 투영된다. 먹고 살기 힘들었던 ‘전후 세대(베이비붐 세대)’를 부모로 둔 자녀들은 경제적, 사회적 성공이 제일 중요하다고 배웠으며, 그래서 대학 진학률이 획기적으로 증가한 세대다.

출처 : 영화 1987 포스터

MZ세대의 부모는 크게 386세대와 X세대다. 우선 386세대는 1960년대 태어나 1980년대 대학에 다니면서 학생운동과 민주화 투쟁에 앞장섰던 세대를 일컫는다. 이들 세대가 정치적·사회적 전면에 등장하기 시작한 1990년대에 생긴 개념으로 '386이란 용어는 1990년대 중반에 등장한 386컴퓨터에서 딴 것이다. 이들 세대는 누구보다 자기정체성이 강하고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변화를 추구하는 세대였고 정치, 경제 등 여러 분야에서 새로운 질서 확립을 주도하였다. 이들의 아래에서 자란 세대가 M(밀레니얼) 세대다. 밀레니얼 세대는 부모에게 자기주도성이 중요하다고 배웠으며 기존 관습에 얽매이지 않고 도전하는 법을 익혔다. 


출처 : 유퀴즈온더블럭 (tvN)

MZ세대 중에서 Z세대의 부모는 X세대다. X세대는 우리나라의 빠른 경제 발전 속에서 구세대와는 달리 청소년 시절에 풍요로움을 누린 대한민국의 첫 세대다. 아무래도 경제적 풍요 속에서 성장한 집단이다 보니 취미나 자기계발 등 나에 대한 관심이 증가한 세대다. 다만, 청소년기에는 호황을 누렸지만 20대 대학생 또는 취업 준비생 시절에는 IMF 외환위기를 경험한 세대로 IMF의 가장 첫 피해 세대다. 그 이후 세계금융위기 등으로 힘들어하는 부모에게 세상의 부조리함도 배우게 된 세대다. 사회적 지위나 경제적 성장 만을 추구하는 것이 미련한 짓일 수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이다. 그래서 Z세대는 나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기반으로 자기 만의 영역을 개척하며 기성 세대와는 다른 자기만의 세상을 살아가려는 세대다. 


MZ세대의 부모는 공통적으로 개인성을 존중해주는 부모였으며, 기존 관습을 넘어 자신만의 영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가르친 부모였다. 이들 부모에게 자란 MZ 세대는 그 어느 세대보다 자기주도성을 갖추고 있으며, 직업도 여가도 결혼도 소비도 내 가치관에 의해 결정하고 살아가는데 익숙하다. 더 나아가, 본인 만큼 남들의 개성, 영역도 중요하게 생각하는 성향을 가진 것이 MZ세대다.


역시 자식을 좌우하는 건, 부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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