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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생각을 파는 사람 Dec 14. 2020

MZ는 왜 자기주도적일까 (2) 헌신해도 헌신짝된다

직업에 대한 다른 시선

MZ는 왜 자기주도적일까?

우리는 일반적으로 MZ세대가 자기표현 욕구나 개성을 중시한다고 이해하고 있다. MZ세대를 대표하는 워딩인 '다만추(다양한 삶을 만나는 것을 추구) '미닝아웃(자신의 가치관을 겉으로 표현하는 것)' '플렉스(나를 과시하는 행위)' '가치소비(자신이 지향하는 가치에 따라 소비)' 등은 MZ세대의 자기주도적(개인주의적) 성향을 나타내는 트렌드이자 용어다. 그 누구보다 자기주도적인 세대인 MZ세대, 그렇다면 이들은 왜 자기주도적일까?


헌신해도 헌신짝처럼 버려진다

기성세대는 열심히 땀 흘려 일하면 성공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MZ세대는 자본의 독점과 빈부격차, 학연과 지연 등 수많은 사회의 부조리함을 경험했다. 자신의 부모세대가 회사와 사회에 헌신했지만 헌신짝처럼 버려지는 모습을 두 눈으로 목격했으며, IMF로 퇴직해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아빠를 보며 열심히 일해도 성장의 한계가 있음을 깨달았다. 또한 다수의 신입사원 중에서 팀장이 되고 임원이 되는 건 극소수다. 그것도 공정하게 실력으로 임원이 된다고 믿는 사람은 별로 없다. 


더군다나 비정규직 대량 양산, 청년 실업 등을 듣고 자랐기 때문에, MZ세대 입장에서 사회적인 성공에 목맬 필요가 없다. 세상은 그리 선하게 돌아가지 않으며, 기성 세대가 제시한대로 살아도 행복해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MZ세대는 행복을 내 안에서 찾아야겠다고 생각하며,
나의 행복을 추구하는데 익숙하다.


직장에 대한 다른 시선

MZ세대에게 인기있는 퇴사짤

MZ세대는 회사를 위해 야근해서 치열하게 성과를 만드느니, 그 시간에 나를 위한 성장에 힘을 쏟는 게 더 현명하다고 생각한다. 회사에서 주는 급여만큼만 일해도 충분하고, 그게 당연하다고 여긴다. 회사에서의 성장이 온전히 나를 위한 성장이 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일상의 목표가 ‘칼퇴’인 삶을 지양하며, 퇴사를 어렵지 않게 생각한다. 이들은 직업적으로 과감하게 소신을 드러내며, 자신만의 커리어를 선택하는데 익숙하다. '스타트업'이라는 소재로 드라마가 제작되었을 정도로 스타트업은 MZ세대가 고려하는 선택지 중 하나가 되었다. MZ세대는 규모보다 자신의 성향, 성장 조건, 비전 등을 고려하며 기준에 부합하는 곳이 스타트업이라면 당당하게 자신의 미래를 맡긴다. 


(좌) 정제희 대표의 저서 / (우) 퓨어디의 특수분장 콘텐츠

아예 자신이 직접 직업을 만들기도 한다. 국내 유일 이란어 전문가 '정제희' 이란아토즈(Iran AtoZ) 대표는 기성 세대가 관심을 두지 않은 '이란어'를 자신의 진로로 선택했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이라 더 끌렸다는 그녀는 5년 간 미지의 땅인 이란에서 현지 경험을 쌓으며 어느새 이란 전문가가 되었다. 그렇게 한국으로 돌아와 이란 통번역 시장에서 괄목한 성장을 이뤄냈다. 구독자 40만명 이상을 거느린 유튜버 '퓨어디'는 특수분장 분야를 새롭게 개척한 장본인이다. 특수분장 회사의 경우 신입을 잘 뽑지도 않고 근무 환경도 열약한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유튜브를 활용하여 특수분장에 매달렸고, 인기 유튜버로서 어엿한 특수분장 전문가로 일하고 있다. '정제희' 대표나 유튜버 '퓨어디'처럼 MZ세대는 회사를 넘어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행동에 옮기며, 그 결실도 맺는 모습이다.


그렇다고 회사를 위해 열심히 사는 삶이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다. 기성 세대가 인정하는 사회적인 성공, 명예를 얻기 위해 노력하고 즐기는 사람도 분명히 MZ세대 중에 존재한다. 필자의 친구는 임원이 되는 것이 꿈이며, 이를 위해 매일 밤 11시가 넘게 야근하고 (밤 11시 이후부터 회사에서 택시비 지원) 집에 돌아와서 새벽 2시까지 마무리 작업을 한다. 누가 시켜서 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가 추구하는 가치에 따라 행동할 뿐이다. 과거에는 기성 세대가 정해놓은 하나의 길 만을 바라보며 달렸다면, 이젠 내가 어떤 가치를 추구하느냐에 따라 길이 달라지는 각자의 갈림길 앞에 서있는 것이다.


직업적으로도 자기주도적인 MZ세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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