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바이스의 MZ 세대 마케팅
‘청바지의 역사가 곧 ‘리바이스(LEVI’S)’의 역사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리바이스’는 전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청바지 브랜드다. ‘리바이스’는 1853년에 설립된 브랜드로 제2차 세계대전 중 미군에 청바지를 공급하게 되면서 국제적으로 알려지게 되었다. 이후 미국에서 청바지 수요가 급격히 늘기 시작했고 텔레비전과 영화 등을 통해 반항적인 이미지가 연출되면서 젊음의 상징이 되었다. ‘엘비스 프레슬리’, ‘제임스 딘’ 등 당대 청춘스타들이 ‘리바이스’를 입고 등장했다. 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전세계 청바지 업계 부동의 1위를 지켰을 정도로 ‘리바이스’는 전세계인의 청바지였다. 그러나 ‘캘빈클라인’, ‘게스’ 등 경쟁자가 등장하며 전 세계 50%를 넘어서던 시장 점유율은 반토막이 났고 1985년에는 상장 폐지됐다. 통 넓은 전통 디자인만 고수하다보니 밀레니얼 세대에게 '엄마아빠 바지'로 불리는 수모도 겪었다. 젊음의 상징이었던 브랜드는 늙은 브랜드가 되었고, 당시 전문가들은 ‘리바이스’의 회생은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비평했다.
회생 불가능할 것 같았던 ‘리바이스’는 2015년부터 반등했고 2019년에는 34년 만에 뉴욕증시에 귀환하며 화려한 부활을 알렸다. ‘리바이스’가 부활할 수 있었던 이유는 MZ세대와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섰고 무엇보다 MZ세대가 공감할 수 있도록 자신들의 ‘이즘’을 진화시켰다는 점이다.
우선 ‘리바이스’의 본질이 좋은 옷을 만드는 것이지 빳빳한 원단은 아니라고 이야기하며 MZ세대가 원하는 니즈에 귀를 기울였고, 전통이라는 이름으로 유지해왔던 뻣뻣한 원단, 한정된 디자인을 버리고 ‘유레카 이노베이션 랩’이라는 연구소를 만들어 제품 혁신을 진행했다. MZ세대가 레깅스, 요가팬츠 등 편안함을 추구하기 시작했다는 것에 착안하여 기존 원단에 잘 늘어나는 원단을 접목해 신축성이 좋은 여성 청바지 ‘스트레치 청바지’를 출시했다. IT 기술에 익숙한 MZ세대를 겨냥하여 첨단 의류도 선보였는데, ‘트러커 재킷(트럭 운전사들이 즐겨 입는 데님 재킷)’ 출시 50주년을 맞아 구글 첨단기술팀과 협력해 ‘스마트 트러커 재킷’을 출시했다. 데님 원단에 구리 소재의 전도성 물질을 넣어 소매 부분을 터치하는 것만으로 스마트폰을 제어할 수 있도록 만든 의류다. 소매 부분을 좌우로 쓸어 넘기거나 두드려 음악 변경, 전화 응대, 문자 확인 등을 할 수 있다.
성별, 인종에 따른 차별을 거부하고 환경과 윤리적인 가치 전달에도 공을 들였다. 환경보호를 위해 '워터리스'(Waterless) 청바지를 개발했는데 청바지 한 벌 ‘워싱’하는데 드는 물이 30~60ℓ에 달하던 걸 제작 공법을 개선하여 물 사용량을 96%까지 줄였다. 또한 세계 최초 성 중립(gender-free) 편집매장인 뉴욕의 '플루이드 프로젝트'에 한정판을 출시하면서 미니 청 스커트를 입은 남성을 모델로 등장시켰다. 이 매장에서 판매되는 모든 제품은 남성용, 여성용 구분 없이 동일한 디자인이다.
‘리바이스’ 브랜드의 부활의 과정을 보면, 당시 젊은 세대의 아이콘이 되었더라도 그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노력이 필요한지를 깨닫게 한다. ‘리바이스’의 부활을 이끈 칩 버그 CEO의 “150살 스타트업처럼 행동하자”라는 말처럼 브랜드라면 지속적으로 젊은 세대와 소통해야 하며 변화해야 한다. MZ 세대의 이야기를 들어야 하며 MZ세대가 원하는 가치, ‘이즘’을 제품으로 마케팅으로 보여줄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리바이스’처럼 늙었더라도 다시 젊어 질 수 있으며, MZ세대가 좋아하는 브랜드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