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확실한 퍼포먼스 마케팅보다 CRM 마케팅에 집중하세요
1. 지난해 4월 애플은 iOS 프라이버시 정책(iOS 14.5)을 변경하면서 앱이 사용자의 개인정보를 추적할 때, 동의를 얻도록 하는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발표했는데요.
2. 애플의 ATT 정책 개편으로 메타(구 페이스북)나 스냅책 등 디지털 광고로 수익을 창출하던 글로벌 기업들의 6개월간 매출이 12조원 이상 감소하였다고 하죠.
3. 특히 메타의 경우, 본인들의 핵심 무기가 이용자 승인 없이도 연령, 지역, 기존 웹 방문 이력 등 다양한 개인정보 수집을 통한 정교화된 타겟팅 광고였기에 더 타격이 큽니다. 이제 메타는 개인의 인터넷 사용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고객의 동의를 얻어야 하니까요.
4. 실제로 iOS 14.5 업데이트 이후 아이폰 이용자 중 데이터 추적에 동의한 비율은 4%라고 합니다.
5. 그래서일까요? 페이스북은 본인들의 사명까지 메타로 바꾸면서 메타버스 플랫폼으로의 전환을 천명했죠. 플랫폼에 종속되지 않고 본인들이 스스로 플랫폼이 되려는 시도이자, 광고 비즈니스에서 벗어나 플랫폼 비즈니스로 수익 모델을 전환하려는 의도입니다. 플랫폼에 치여 기업 성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메타로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보여집니다.
6. 최근에는 애플에 이어 구글도 앱 추적 투명성(ATT) 정책을 발표했습니다. 개별 안드로이드 기기의 ‘광고ID’를 추적하지 않고, 이용자 관심사를 350개 주제로 분류하고 이를 3주간 보관할 수 있는 방식으로 대체하기로 했습니다. 친절하게도? 유예기간을 2년이나 두긴 했지만, 분명한 건 광고보다 개인정보가 더 중요하게 지켜질 것이라는 점입니다.
7. 이러한 개인정보 관련 정책의 변화로 실제 업계에서는 퍼포먼스 마케팅(특히 페이스북이나 네트워크 배너 상품 등 타겟팅 광고)의 효율이 꾸준히 하락하여 이에 대한 대응책을 찾는 움직임으로 분주합니다.
8. 타겟팅 광고의 타겟팅 품질도 하락하고, 수집할 수 있는 고객의 데이터도 적어지고, 광고 기여도 추적도 어려워지는 만큼 이전처럼 페이드 미디어에 비용을 지불해서 퍼포먼스 마케팅에 올인하는 것이 부담되는 것이죠.
9. 그래서 요즘 퍼포먼스보다 CRM마케팅이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인한 불확설싱으로 페이드 미디어에 비용을 지불하느니, 안전하게 자사 고객와 관계를 형성하며 이들의 리텐션을 유도하는 게 더 효율적이라는 분위기가 마케팅 업계에서 퍼지게 된 것이죠.
10. CRM 마케팅이란 Customer Relationship Management의 약자로, 문자 그대로 뜻을 풀이해보면 고객과의 관계를 관리한다는 의미이며, CRM 마케터가 하는 일은 ‘온드 미디어로 고객에게 말을 거는 역할’이라 표현합니다. 고객 데이터를 기반으로 앱 푸시 메시지나 LMS(Long Message Service), 이메일 등을 통해 고객에게 메시지를 보내 리텐션을 극대화하는 일을 하니까요.
12. 다만, 과거에는 데이터를 기반으로 지표 최적화를 추구하는 ‘퍼포먼스 중심’으로 CRM 마케팅을 전개했다면, 이제 브랜딩의 역할도 고려하여 고객 경험 관리의 측면에서 전개해야 할 것입니다.
13. 그래서 점점 브랜딩 관점에서 메시지를 설계하는 CRM 마케터가 각광받고 있으며, 아예 브랜드 마케터나 콘텐츠 마케터가 앱 푸시 메시지부터 LMS, 앱 스토어 마켓 문구, 앱 메인 화면 배너 등 고객 접점의 모든 메시지를 관장하는 역할을 하는 경우도 많아지고 있습니다.
14. CRM 마케팅을 잘 하고 있는 브랜드로 넷플릭스의 이메일 마케팅을 소개하겠습니다. 한 번은 넷플릭스로 <빈센조>라는 콘텐츠를 보다가 바쁜 일상으로 이어 보는 것을 까먹었던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넷플릭스가 “<빈센조> 잊지 말고 끝까지 시청하세요!” 라는 제목의 메일을 보내오더군요. 그 날 바로 나머지 화를 시청했습니다. 넷플릭스는 고객 관리를 위한 자동화 커뮤니케이션이 잘 기획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았는데요. 이 외에도 내가 좋아할 만한 콘텐츠를 추천해주거나 내가 봤던 콘텐츠의 새로운 시즌을 알려주는 등 맞춤화된 케어로 리텐션을 잘 유도하고 있습니다.
한 줄 요약 : 개인정보 보호 이슈로 광고 타겟팅의 품질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에 퍼포먼스보다 CRM 마케팅에 집중하여 기존 고객의 리텐션을 유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