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고객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법
MZ세대는 유튜브 채널을 구독할 때, 유튜버의 인성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편집이나 구성 등 콘텐츠 영역만큼 유튜버의 인성은 구독과 구독 해지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 자신을 장애인이라고 속이며 자작극을 벌였던 아임뚜렛, 배달원이 중간에 음식을 먹은 것처럼 콘텐츠를 조작한 송대익 등의 사례처럼, 유튜버에 대한 신뢰가 깨지면 MZ세대는 가차없이 손절한다. 콘텐츠를 소비할 때, 콘텐츠 생산자의 진정성을 중요시 하는 것이다.
MZ세대는 브랜드를 결정할 때도 브랜드의 진정성을 중시한다. 미국의 소셜 마케팅 기업 ‘스타클라(stackla)’에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90%의 소비자가 그들이 좋아하고 지지하는 브랜드를 결정하는 데에 ‘진정성’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마케터라면 소비자와의 진정성 있는 소통이 얼마나 중요한지 이미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는 92%의 마케터가 자신의 마케팅에 진정성이 담겨있다고 생각하는 반면, 정작 소비자는 브랜드의 진정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이다. 소비자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도대체 진정성을 어떻게 전달할 수 있을까?
아마존의 CEO 제프 베이조스(Jeff Bezos)는 비즈니스 인사이더(Business Insider)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20년 동안 자신이 이룩한 최고의 성과는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은 것(Earn trust with customer)’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신뢰를 얻을 수 있었던 원동력으로 ‘힘든 것을 잘 해냈고, 그것을 계속해서 수천 번에 수천 번 반복하였고, 그게 습관이 되면 고객들은 알게 된다’라고 답했다. 그의 말처럼 소비자는 적어도 진정성있게 지속, 반복해야 브랜드의 노력을 알아보고 신뢰한다.
고양이용품 쇼핑몰 ‘마마캣’의 사례가 딱 이러했다. 마마캣은 ‘마마샌드’라는 고양이 모래를 출시했는데, 그 제품을 만들기 위해 1,320명의 고객과 인터뷰했다고 한다. 인터뷰 결과 72.87%의 고객이 먼지 없는 모래를 선호한다고 응답했고, 이 문제를 해결한 제품을 출시했다. 결과는 40차 재입고가 진행되었을 만큼 성공적이었다. 천 명 정도의 소비자와 인터뷰를 할 정도로 발품을 파는 브랜드라면 소비자가 진정성을 인정해 주는 것 같다.
신발 브랜드 ‘올버즈(allbirds)’가 고객에게 진정성을 전달하는 모습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올버즈 운동화는 양의 울(wool)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 편안한 착화감이 특징이다. 또한, 자연에서 얻는 소재로 신발을 만들어 환경에 좋은 영향을 주자는 모토로 만들어진 신발이다. 실제로 ‘울 슈즈’는 일반 합성섬유로 만든 신발보다 에너지 소비량이 약 60% 정도 적다. 다른 업체에 비해 제조 공정에서 적은에너지와 물을 활용하고, 활용한 물은 여러 번 재활용한다. 이 정도만 보더라도 친환경 브랜드임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올버즈는 이에 만족하지 않고 자신들이 친환경에 얼마나 진심인지, MZ세대의 예상을 뛰어넘는 행동을 보여줬다. 예를 들어 신발 끈도 기존 소재대비 3배 이상 비싼 친환경 소재(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교체한 것이다. 올버즈의 마진이 기존보다 훨씬 줄었음에도 올버즈는 굴하지 않고 이를 행동에 옮겼다. 친환경을 향해 진심인 올버즈의 모습에 MZ세대는 진정성을 느낄 수 있었고 올버즈는 브랜드 런칭 4년 만에 기업가치 1조 원으로 평가받는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진정성이란 브랜드의 행동이 지속적이고 꾸준할 때 소비자에게 전달될 수 있으며, 가치나 철학은 변하지 않고 유지되어야 한다. 무엇보다 끈질겨야 한다. 수천 번은 반복하고, 천 명 정도는 만나고, 소비자의 예상을 뛰어 넘는 노력을 보일 때, 소비자는 기업의 진정성을 알아보고 신뢰할 것이다.
미련해 보일지라도, 진심을 전달하는 데 ‘노력’ 만한 게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