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과 소외 사회에 대한 스타일쉬한 경고 (주의: 스포포함)
심각한 이야기를 멋지게 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다. 그 중 하나가 박찬욱 감독이라 생각한다. 시종일관 웃음 포인트를 제공하며 영상과 음악의 미학을 보여준다. 하지만 그 내용은 엄중하고 무겁다. 영화를 보고나서 쉽게 웃음이 나오지 않는 이유이다.
영화의 내용은 간단하다. 내가 재취업해서 가족을 먹여살리려고 경쟁자를 없앤다. 한국 사회에서 어딘선가 들은 내용이다. 입시지옥에 사는 한국 학생들에게 농담으로 전교1등 되는 법을 이야기할 때 나오는 이야기이다. 내 위의 그네들이 없어지면 된다는. 그의 존재가 나의 존재를 가로막는다.
그러한 존재는 외롭다. 재취업에 성공하지만 넓디넓은 공장에 나 혼자만 존재한다. 인사하고 이야기할 동료는 모두 사라졌다. 막대기를 휘들지만 그것마저 의미없다. 이제야 딸이 첼로를 집에서 연주하지만 그 음악이 가족 간 대화소리를 대신한다. 음악을 핑계삼아 비밀을 쌓아간다.
박찬욱이 던진 메시지는 무언인가? 자본과 기계가 지향하는 효율과 이익 속에 인간은 피튀기게 경쟁하며 소외된다는 고전적 교훈을 던진다. 케케묵은 이야기다. 그럼에도 영화는 힘이 있다. 감독과 배우의 재능때문일까? 맞다. 하지만 그보다는 우리 현실과 사회가 여전하기 때문이리라.
<어쩔수가없다>. 웃픈 또 하나의 영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