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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만에 만난 그녀

2024년 2월 20일에 쓴 글

by 꿈꾸는댄서

지난 주 금요일에 대학교 때 친구를 만났다.
먼 곳까지 와주어서 넘 감사했고, 2019년에 보고 못 봤으니 어떤 모습일지 궁금하고 설레기도 했다.
만나니 여전히 대학 때 보던 때와 다를 바가 없었다.

그런 너도 나를 보며 "너는 여전하구나!"
그렇게 말해주었다.


3시간여의 대화를 나누었다.

5년의 세월이 무색하게도 마치 내 마음속을 훤히 들여다 본 듯이 내 마음과 똑같은 말들을 내뱉는 너를 보며 난 적잖히 많이 놀랐다.
경쟁을 싫어하고, 인간관계를 정리할 필요성을 느끼고 있으며, 풀 타임 잡보다는 월100여만원 버는 4시간 잡을 찾고싶어하는 ...

아들과 스위스 시골에서의 한달 살기를 꿈꾸는..


우리가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걸까? 아님 우리 나이쯤 되면 이런 생각을 하게되는 것일까?
자주 연락하지도 못했고, 그동안 다른 환경에서 살아왔는데 이렇게나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게 놀라웠다.
그리고 "넌 내가 지향하는 삶을 이미 살고 있는 것 같아"라고 나에게 말 했을때는 약간 울컥해서 말문이 막힐 뻔도 했다.

" 넌 예나 지금이나 도전하면서 살고 있는 것 같아." " 니 삶을 글로 써보는게 어때? 누군가에게 교훈을 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출판행사하면 내가 꼭 갈께."
한번도 내가 글을 쓰는 것을 본적도 없는 네가 어떻게 내 마음을 읽은 것인지 알수가 없지만,

빈 말이라도 그 말들이 나한테는 큰 충격과 감사였다.


요즘들어 책을 몰아쳐 읽다보니 그런 생각이 들곤 했었다. 나도 작가가 될 수 있을까?

언뜻보면 그들은 비범해 보이기도 하고, 어떻게 보면 나랑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사람이기도 한데 말이다.

3년전 갑자기 크케 아프면서 내 머릿속에는 수만가지 하고 싶은 말들이 넘쳐나는 순간이 많았다.
안그래도 생각이 많은 사람인데, 그런 일들을 겪으면서 내 머릿속은 하고 싶은 말들로 끊임없이 실이 엉키는 느낌이었다.

이 말들을, 생각들을 어떻게 꺼내야 할지 아직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고 있는 것 같다.

그러다 그런 말들을 듣고 뭔가 해야한다는 생각에 글쓰기 수업을 찾아보다가 고민, 또 고민.
확 시작하지 못하는 나를 보고 저 건너편의 나가 또 나쁜 말을 속삭였다.
거봐. 새로 시작하는 건 쉽지않아. 시작도 못했지만 난 또 잘하고 싶은 마음이 먼저들면서 망설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마음이 돌덩이 얹은 것처럼 무거워졌고, 예민한 몸뚱아리가 반응하기 시작했고, 결국 위가 탈이 나고 말았다.

시작도 하기 전에 지친다는 말이 이런거지. 나 좋자고,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을 찾아보자고 했건만
참 그것 조차도 쉽지가 않다.
네이버와 인스타에 글쓰기 수업을 검색했더니, 얼마나 알고리즘이 똑똑한지 온통 글쓰기 수업에 관한 광고가 줄줄줄...

SNS는 내가 필요한 정보를 가져다 주는 고마움도 있지만, 끊임없이 나한테 돈을 요구하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않다.

돈을 내봐. 니가 원하는 걸 하는걸 도와줄께. 라고 말하는 끊임없는 광고와 영상들~~


나는 이렇게 소비할 수 밖에 없는 사람일까?

크리에이터니 인플루언서니 요즘은 셀프로 뭔가 생산하는 사람이 곳곳에 널렸는데, 나는 그냥 여기저기 호구잡히는 소비자로서의 삶만 살 수 밖에 없는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든다.

자기를 상품화하라는데 내가 뭘 좋아하는 지도 잘 모르겠는데 뭘 어떻게 상품화하라는 건지? 다들 그렇게 상품화해서 팔면 소비는 누가하라는 건지.

습습 후후~~ 컴 다운!!

결론은

친구를 만나 기뻤고, 감사했고, 또 그걸로 인해 많은 걸 생각하게 된 날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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