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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NGFABIO May 16. 2016

iPhone SE - 괜찮아, 애플이야.

애정이 없다면 선택하지 않았을거야 그래서 괜찮아.

애플이라는 기업에게 바라는 혁신에 대한 기대치가 100%라면 애플은 항상 99%의 제품을 만들어낸다. 물론 합당한 이유가 있다. 당신은 아직 준비가 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혁신을 위해 사과에 독을 넣는 일따위는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물론 전통적으로 아이폰4 라던가 아이폰 5s 라던가 아이패드 미니2 라던가 하는 99%의 목표를 달성하고 만족도는 120% - 130% 에 달하는 제품을 만들기도 했다. 아이폰이 당장 실망스럽다고 애플 생태계가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견고하게 다져져있고, 사실 지금 우리가 누리는 이 모든 신세계를 그들이 창조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니까.

아이폰 SE는 100%의 기대치에 90% 정도의 목표달성을 한 제품을 내 놓았다. 한 손에 쥐기 쉬우면서 성능이 뛰어나야 하는 작고 괜찮은 폰을 기다리는 팬들은 이 제품을 손꼽아 기다려왔다. 하지만, 아래와 같은 단점들이 이 제품에 대한 성적을 100%으로 메기지 못하게 만들고 120%의 만족도 같은 것도 기대하기 힘들것이다. 사실 아래의 것들중 일부만 문제가 되는 유저들이 더 많을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폰을 사는데 이 정도쯤은 감수하는지도 모를 것들이다. 


안 좋아진 점


레티나 디스플레이

문제는 5시절의 디스플레이이다. 작은 폰들은 높은 해상도를 필요로하는 경우가 많지 않다고 해도 이건 너무하다. 특히 갤럭시 S시리즈같은 뛰어난 디스플레이 품질을 경험하다 온 사람들은 눈에 보이는 도트와 픽셀 때문에 초반에 괴로움이 예상된다. 하루 정도 지나서는 오히려 눈이 적응해서 뛰어난 디스플레이라는 암시가 시작되었음을 느끼게 될 것이다. 하지만, 이 디스플레이의 가장 큰 무서운 단점은 시한폭탄처럼 작동할, 접착제 자국이나 녹색테두리 현상 등이 7개월-1년내에 반드시 발생할 것이라는 것. 반드시 보험을 들고, 1년 내 작은 제품 이상도 소홀히 하지 않고 리퍼비쉬를 꾸준히 받기를 권한다.


전면 셀피용 카메라

사실 나로서는 도저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소니는 자사의 컴팩트 모델을 5인치 플래그십고 동일한 카메라를 넣는 것으로 유명한데, 4.6인치의 컴팩트 모델들도 전면 셀피는 5백만 화소로 촬영이 가능하고 화질도 괜찮은 편이었다. 심지어 가격절감으로 유명한 넥서스 5X마저도 전면 셀피는 비교적 최신의 트렌드를 따르고 있다. 120만 화소로 찍은 셀피로 인스타그램 포스팅을 한다면, 당신 친구들은 얼굴 주변의 노이즈와 픽셀을 고스란히 자신의 갤럭시 S7의 놀라운 화질로 목격하게 될 것이다. 이건 아무래도 용서가 안된다. 


가격

미국에서는 매우 가격적으로 매력있는 아이폰이다. 하지만 가장 비싼 구매 직구 시나리오 (미국서 세금이 높은 주에서 구매하는)를 따르더라도 더 싸게 살 수 있는 애플 고시환율이 적용된 국내 가격은 꽤 높은편이다. 통신사들도 적극적으로 세일즈를 하지 않는 상태. 

그런 점을 이용해 SSG.com이나 CJmall.com등에서 자급제폰을 할인해서 개통해주는 상품을 판매중이었다. 애플공식홈페이지 가격인 73만원에서 쇼핑몰 쿠폰 및 카드 할인 등을 이용해 58-59만원대에 기계를 별도 판매하고 지정 대리점에서 추후 개통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같은 방식으로 판매되는 갤럭시 S7 모델또한 가격대 58-59만여원에 이르는 것으로 봐서 아이폰 SE 모델의 가격정책은 납득이 가지 않는 건 여전하다. 특히, 미국에서 가격이 같은 아이패드 미니4에 비해서도 훨신 기형적인 환율환산으로 더더욱 납득이 가지않게 만드는 만행을 저질렀다. 단, 그래도 아이폰끼리 비교했을때는 가격대 성능으로 가장 합리적인 아이폰 가격이 나오긴 했다. 


좋아진 점


프로세싱 파워와 배터리

많은 제조사들이 미니나 컴팩트 모델을 내는 이유는, 똑같은 프로세싱 파워와 배터리를 작은 화면에 사용하게 됨으로서, 화면에 출력해야 할 것들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기기가 부담해야 되는 계산의 양이 적어지는 잇점이 있다. 6s정도의 화면을 표시하기 위한 기계성능으로 5/5s크기의 화면을 출력하게 되면서, 성능은 빨라지도 배터리도 아이폰 라이업중 가장 오래가게 되었다. 


기존 액세서리의 호환

무려 아이폰 5때부터의 모든 액세서리가 호환이 된다. 각종 케이스와 충전케이블 등의 주변기기들을 계속해서 사용할 수 있다. 만일에 5나 5s를 안썼다가 SE로 옮겨왔더라도, 어디선가 재고떨이하는 5/5s용  케이스를 매우 싸게 구해다 사용할수도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이미 5폼팩터의 케이스를 제작하는 곳이 많기 때문에 업체들은 초기비용 투자없이도 다양한 케이스를 내 놓을 것이기 때문에 케이스의 종류 면에서 엄청난 메리트를 갖게 된다. SE를 구입하기로 마음먹은 순간 평소에 즐겨찾던 패션관련 쇼핑몰에서 5/5s용 케이스를 할인판매하는지 눈여겨 보는 재미가 생긴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최신 스마트폰

물론, 이미 5인치가 표준이 되어버린 안드로이드폰의 시장이나, 아이폰 플러스같은 거대한 패블릿을 경험한 사람들이 많은 요즘 4인치의 스마트폰은 어떤 이유로 선택해야 되는 것일까? 심지어 갤럭시 S7 엣지 같은 스마트폰은 기존 S6 엣지에서 0.5인치나 커졌음에도 좌우 너비는 거의 동일하게 유지하는 기술발전을 보이기도 했다. 즉, 가격을 투자한 만큼 스마트폰에서 효율적인 화면크기를 구현하는 점에서 아이폰은 사실 불리했다. (같은 4.6인치 화면을 놓고 봤을때 아이폰 6와 6s의 제품크기를 생각하면, 같은 화면크기를 더 작은 폼팩터로 구현한 소니의 엑스페리아 Z 컴팩트 시리즈 같은 제품들때문에 아이폰은 더더욱 화면효율성이 적은 폰이라는 이야기이다.). 

하지만, 애플은 기존 엄지로 한번에 이동할 수 있는 4인치 폰의 중요성을 다시금 시장에 일깨운 셈이다. 5.5인치에서 6인치로 뻗어가는 크기 경쟁에서 손 안에서 편리하게 쥘 수 있는 폰에 대한 존재가치를 일깨운 셈이다. SE모델로 기존 플래그십들에 위협을 가했다기 보다는 다른 회사들의 미니나 컴팩트 모델 같은 작은 화면 기기의 성능에 대한 투자를 하도록 한 것이다. 


나는 아이폰 SE가 필요할까?

작은폰이 필요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사항이다. 스마트폰이 커지고 최신의 기술로 무장하고 한 점에 둔감한 사람들이 iOS의 충분한 퍼포먼스를 즐기게끔 만든 폰이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폰들과 동일 선상에 놓고 비교하기에는 맞지 않는 면이 너무나 많다. 

최신의 아이폰이 필요한 사람은 몇달 더 기다려서 7시리즈를 구매하거나, 최신의 스마트폰이 필요한 사람은 주저할 거 없이 갤럭시 S7시리즈를 구매하는 게 현명할 것이다. 아이폰 SE를 무턱대고 좋아하기에는 이렇게 긴 글을 쓸만큼 고려해야 될 사항이 많기 때문이다.


괜찮아, 애플이야.

애플은 아이폰 5c같은 모델도 판매했었고, 아이패드 미니2에서 아이패드 미니3로 가면서는 터치ID만 바꾼채 가격을 올려받은 것으로 유명하다. 그래도 애플의 제품은 없어서 못 팔릴 정도로 인기가 많다. 아이폰 SE는 그냥 세상을 향한 애플의 자신만만의 사기일까? 물론, 원가를 따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이 모델이 기존 재품을 재활용(엄밀히 말해 중고 부품을 다시 쓰는게 아니라, 제조사로부터 예전의 부품을 새로 발주하여 사용)했다며 비난의 화살촉을 뾰족히 갈고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분명 위에 열거한 단점을들 감수하고도 이 폰을 좋아할 나 같은 사람이 존재할 것이다. 같은날 갤럭시 S7을 같은 가격에 살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걸 포기하고 아이폰 SE를 선택하면서, 작은 폰이 주는 즐거움을 다시 느끼는 사람들 말이다. 

물론, 아직도 카메라같은 면에서 도저히 납득이 가지 않는 애플의 정책들이 있지만, 그래도 제품이 주는 경험의 가치와 만족감을 생각한다면 매우 괜찮은 제품이다. 애플의 이러한 마력이 언제까지 갈 지는 모르겠다. 아마도 올해 7을 기점으로 애플이 더 이상 제품으로 승부하는 회사가 아니라 서비스로 승부하는 회사로 바뀔 것이라는 어렴풋한 예상은 할 수 있을듯. 하지만 그래도 괜찮다. 애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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