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GFABIO Apr 27. 2016

아이폰으로 찍은 양파... 아니 4K비디오

애플의 아마도 마지막이 될 지 모르는 아이폰 6s 광고 - 양파

https://youtu.be/2gHeBVyqJRo

애플의 제품이 그야말로 혁신 그 자체였던 적이 있었다. 아이폰4라던지, 맥북에어 라던지 아이패드 에어 라던지 하는 IT업계를 뒤흔들고 새로운 문화를 만들고, 그런 것이 없는 세상은 다시는 꿈꿀 수 없을 정도로 놀라운 제품을 발표해낸 적이 있다. 그런 시기에는 제품에 관한 루머나 유출미디어 등부터 발표회 영상, 버스정류장 광고까지 예술 작품의 가치를 방불케 할만큼 센세이션을 일으켜 왔다.

아이폰 6s의 최근 광고 시리즈인 ‘양파’는 흡사 그런 자신들의 제품에 대한 열광적 현상을 패러디하려 하는듯 하다.

어느 소녀가 어머니가 양파를 썰고 있는 모습을 4K비디오로 촬영한다. ‘좋은데(I like it)’라는 말과 함께 몇초간의 비프음으로 완성된 이 비디오는 순간 여러 사람들의 찬사를 거치고, 논란의 영화가 되고, 예술게에서 주목하고, 학계에서는 수업의 교재로 쓰인다. 결국 닐 패트릭 해리스가 당연하다는 듯 수상을 하면서 광고는 끝난다. 

‘아이폰 6s로 찍은 양파… 아니 4K 비디오’

라는 카피로 막을 내린다. 

여기서 양파는 그냥 별다른 의미 없이 정해진 대상이라는 뜻이된다. 이 대상이 꽃이든 피자이든 상관없었다. 아니면 소녀가 완두콩에 대한 걸 찍었어도 상관이 없었다. 광고에서 잠깐 대화로 나왔듯이 ‘마치 완두콩에 관한 영화를 찍은거 같잖아. / 누가 완두콩에 관한 영화를 대체 보냐?’ 의 구조처럼, 양파에 대한 영화 따위 그 누가 신경을 쓸까. 과연 이 영화를 전세계가 보고 열광하고 영화수상을 하는 일이 과연 일어날까?

 사람들아 정신차리라고! 4K 비디오라고!

애플이 말하고자 하는 것은, 전세계의 많은 사람들 손안에서 사랑받는 흔하디 흔한 아이폰이란 스마트폰으로 4K비디오가 촬영이 된다는 것이다. 그 이전까지 프로페셔널의 영역에 있던 비디오 매체의 품질의 벽이 무너진 것이다. 옆집 꼬맹이가 영화를 찍어도 이상할 일이 없는 것이다. 물론, 스마트폰의 카메라 일반 스냅 디지털 카메라를 뛰어넘은 것이 벌써 5-6년이 훌쩍 지난 동안도 그랬지만, 이제는 4K라는 거대한 스크린을 향한 비디오가 손안의 스마트폰에서 만들어질 수 있다. 그리고 그런 시대는 이미 호들갑 떨기에는 늦었을 정도이다. 

애플은 아이폰 6s로 다양한 경험을 소재로 광고를 찍어왔다. 그리고 특히 카메라로는 아이폰으로 찍은 사진을 작품전시처럼 표현한 광고캠페인까지 진행하였다. 아이폰의,이전 세대 삼성의 플래그십 스마트폰 S6시리즈보다 뒤쳐지는 하드웨어로도 2년간 왕좌를 유지할 정도로, 애플은 자신의 제품 생태계가 주는 경험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데는 놀라운 능력을 보여왔다. (애플팬이긴 하지만, 이건 정말 사실이다. 최근 2년내 전세계를 뒤흔들만한 제품혁신은 없었다고 보는것이 맞다). 

4K비디오는 이제 애플이 보여줄 수 있는 거의 마지막 카드일 것이다. 제품의 사이클에 맞추어 볼때, 6s시리즈의 성능적 실망과 논란이 되는 디자인을 뛰어넘어야 할 7시리즈가 나오기 전에 제시한 제일 마지막 카드이다. 

4K비디오가 얼마나 필요했을지, 과연 앞으로도 필요할지 의문이다. 하지만, 애플은 앞집 소녀도 양파따위를 찍어서 영화제를 수상할 수도 있을 정도로 강력한 4K비디오라는 포맷이 당신의 아이폰에서 터치터치 몇번으로 가능한 점을 보여준다. 물론, 삼성의 갤럭시 S7 시리즈 같은 스마트폰의 카메라 성능이 몇세대는 더 진보한 품질을 보여주지만, 이 광고가 겨낭한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런 비교를 할 생각을 하지 않는다.

아이폰으로는 4K 비디오라는 게 찍힌다는데 말야. 별거 아닌 친구들이랑 수다떠는 비디오도 명작의 품질일지 모르거든.

양파/4K 광고는 그런면에서 애플이 제일 잘하는, 최고의 광고를 만들어내는 데 성공했다. 이제 수명이 2-3개월도 채 남지 않은 구형 스마트폰을 사고 싶게끔 사람들의 가슴을 뛰게 하는 데도 성공했다. 다시한 번 이 광고를 떠올려보면, ‘2년이 다되가는, 예약판매한 사람들은 할부약정도 끝나가는 아이폰 6s라는 거 아직도 신경 쓰는 사람이 있을까?’ 하는 의문에 애플은 이렇게 대답한다. 양파써는 몇 초의 동영상을 찍어서 예술적 경지에 올리는 4K비디오까지 되는 스마트폰이다. 우리가 산술적으로 계산하고 분석하기에는 아이폰이란 브랜드 이미지는 이미 매우 굳건하고 견고하게 구축되어 있다. 아이폰은 그냥 어떤 기능을 제공하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어떤 문화적 카테고리 자체가 되어 버렸다. 

작가의 이전글 아이폰 5SE는 아이패드 미니2같은 존재감을 가질 수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