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티비 플러스의 새 시리즈 파친코의 오프닝 시퀀스는, 역사를 다루고 여성 주인공의 서사를 다룬 작품을 보고 있던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충격을 선사한다. 에피소드 1 전체를 유튜브에 공개할 정도로 애플이 이 드라마에 거는 기대는 매우 큰데, 당연히 오프닝 타이틀 시퀀스도 유튜브에 따로 공개 했다.
시대를 보여주는 흑백 사진으로, 레트로한 팝뮤직과 함께 시작한다. 어느새 드라마의 등장 인물들과 전체적인 주제를 그루비한 음악과 댄스에 맞춰 선보인다. 배경은 밝게 빛나는 최첨단 파친코의 배경이다. 조용히 드라마를 따라가던 시청자들은 이 순간에 충격과 함께 그루브를 느끼게 된다. 등장인물들의 댄스와 함께 극에 빠져드는 묘한 경험을 하게 된다. 그냥 선자라는 한국인 여성이 일본으로 가는 단순한 이야기가 아닌, 감정의 진폭과 사건의 스케일이 큰 대작임을 표현한다.
이 드라마의 첫 4 에피소드를 감독한 Kogonada의 최근 영화 After Yang의 오프닝 시퀀스도 비슷한 기법을 사용한다.
After Yang은 중국인 딸을 입양한 가정에서, 형제격 AI로봇인 Yang과 생활을 하다, Yang을 떠나보내는 내용을 다룬 영화이다. 영화 전반적으로 차문화, 동양식 의상, 젠(zen)의 요소 같은것이 뻔뻔하게 사용된다. 콜린 패럴의 다도를 엿볼수도 있다.
매우 Zen한 미장센과 음악등을 따라 가다가, 아 이런 분위기의 SF이구나 하는 예상을 하는순간 매우 충격적인 오프닝 시퀀스를 맞이하게 된다. 정말 SF적인 테크노 음악에 댄스신이 3분가량 이어진다. 영화 초반엔 깨닫지 못하지만, 댄스신에 등장하는 다양한 가족들이 영화에서 이렇게 저렇게 등장하게 된다. 이 오프닝 시퀀스는 입을 다물지 못한 관객들을 사정없이 After Yang의 세계로 몰아세운다. 그리고, 또 신비한 사운드 효과와 빼어난 인디 음악과 감각적인 화면이 나온다.
Kogodana의 이런 오프닝 시퀀스는 극이 가진 분위기와 매우 다른 분위기로 충격을 주지만, 극 전체를 아우르는 주제의식과 캐릭터의 등장 때문에 보고 있으면 묘하게 본 극과 연결이 됨을 느낀다. 오프닝 시퀀스만의 독립적인 긴장감을 주지만, 본 극과는 다르면서도 이어지는 묘한 분위기로 또 다른 느낌을 전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