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계속 된다 The music lives on
2019년에 등장한 7세대 ‘아이팟 터치’는 2년이 지난 5월 공식적으로 단종이 되었다. 재고가 있는 동안만 판매한다. 아이팟 터치는 보급형 아이패드 가격과 성능을 생각하면 정말 지금 시대에 말도 안 되는 기기이다. 사실 약정을 건 아이폰 SE가 더 저렴한 경우가 많으니까.
그 동안 마지막으로 한 세대 더 나올지도 모른다는 루머도 있었고, 게임과 비디오 등의 엔터테인먼트에 특화된 크기를 조금 더 키운 아이팟 터치가 나올지도 모른다는 이야기도 있었다. 결국 2019년 모델을 마지막으로 단종이 되었다.
아이폰은 사실 아이팟을 좋아하던 팬들이 애플이 아이팟 같은 폰을 만들면 어떨까하는 상상에서 출발했다고 봐야된다. 누구든 들고다니고 손에 쥐기 좋은 예쁜 디자인에 나만의 음악과 비디오를 넣고 다니고, 간단한 게임을 하고, 메모를 넣고 하다보면, 아 그렇지 이렇게 생긴 휴대폰이 나온다면 정말 좋을텐데.
아이팟 터치는 그런 세세이셔널한 아이폰을 좀 더 가지기 쉽게 만든 개념에서 출발했다. 그리고 항상 iOS 기기라인업에서 없어지지 않고 버티고 있었다. 아이팟 터치는 어린 사용자들이 iOS 생태계를 처음 접하는 기기로서, 다양한 앱과 게임, 메시징을 접하게 하고, 애플뮤직과 아이튠즈를 쓸 수 있는 처음 단계의 기계였다.
얇고 가볍고 알록달록한 색상은 사실, 애플스토어에 같은데 가면 아직도 만져볼 정도로 예쁘고 귀엽게 잘 만든 제품이다.
“음악은 계속된다 (The music lives on)”
‘재고 소진 시 까지 구입가능 (available while supplies last)’
애플의 보도자료 문구를 보면, 음악을 좋아하는 애플팬으로서 정말 하나쯤 사둬야 하나 하는 생각이 들어서 장바구니에 담을뻔했다. 하지만, 결국 단종된 아이팟 터치를 수집한다는게 무슨 의미인지 하는 회의감도 들었다. 물론, 옛날에 아이팟 미니와 셔플이 있을때는 음악 듣는게 너무 즐거웠다. 단순한 플레이리스트를 만들고 주머니에서 꺼내서 아무때나 음악을 듣고 다니는 기쁨이 있었다. 그렇게 음악은 어떤 형태의 생활을 하던지간에 언제나 나와 함께 했으니까.
아이팟의 역할은 아이패드가 바톤터치를 한 것 가다. 크기가 커서 그렇지만 미국에서는 학교에서 보급할 정도로 저렴하고, 아이메시지나 애플뮤직은 물론 다른 앱들과 웹서핑도 되니까. 그리고 애플아케이드 같은 게임서비스도 어릴때부터 익숙하게 한다.
애플은 그 어떤 테크 기업보다 ‘음악’에 대한 진지한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 아이튠즈와 아이팟 아이맥이 애플을 다시 살려놓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온라인 스토어와 DRM FREE 등 디지털화를 선도한 기업이기도 하다.
애플에는 아이팟 터치을 대체할 저렴한 아이패드부터 아이패드 미니까지 정말 많은 기기들이 있다. 하지만 예전에 조그마한 기계 하나로 음악을 언제나 들을 수 있어서 ‘나만의 애플기기’로 아이팟을 추억하는 사람들은 많은 생각에 사로잡히며 이번 소식을 접할 것이다. 나는 정말 애플이 아이팟 터치를 없애지 않았으면 하는 사람 중의 하나이다. 애플 생태계를 접할 수 있는 가장 귀엽고 가벼운 기기로 남아줬으면 하는 바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