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명랑해야 하는 이유

우린 보통 흐린 날이니까

by 이룰성 바랄희

나는 삶을 대하는 태도가 늘 명랑했다. 우울한 순간이 자주 찾아오고 숨 막히는 날들의 연속이더라도 꾸준히, 반복적으로 명랑했다.


고등학교 때 국어선생님께서 나에게 하셨던 말씀.

“넌 기분이 안 좋은 날이 있긴 해?”


10년 넘게 지난 일이지만 아직도 그날의 충격이 잊히지 않는다. 내가 남에게 늘 명랑해 보이는 사람일 수도 있겠구나 했던 시점이었다. 그 순간은 감사한 마음과 서운한 마음이 공존했지만 그 또한 ‘나의 모습’이라 생각했다.


삶은 즐거움보다 부정에 휩싸이는 경우가 더 잦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삶을 추구하더라도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그에 휘둘리기 쉽다. 그럼에도 난 심각해지고 싶지 않다. 결코 심각해지지 않을 것이다. 검은 물감으로 범벅이 되더라고 흰 물감을 마구 섞어 겨우 회색빛으로라도 만들겠다고 다짐해 본다.


나이가 들면 차츰 찾아오는 불행들을 대하는 태도들이 구색을 갖추기 시작한다. 일종의 지혜겠지. 시간이 준, 수많은 경험들이 나에게 제시한 태도들. 결국 모든 일들은 다 지나가기 마련이고 숨을 쉬는 한 희망은 있다는 것. 그러니 매사에 심각해지지 말고 가능하다면 웃어넘겨보자는 것. 그걸 배우게 된 나이.


나는 명랑한 할머니로 늙고 싶다. 장래희망을 적는 칸이 있다면 고민 없이 ‘명랑한 할머니’로 적을 것이다. 삶이 흐리다고 찌뿌둥하게 있을 필요 없다. 대부분의 삶이 그렇다. 당신과 나의 삶의 7할이 ‘흐림’이다. 극소수를 제외하면 대부분이 비극을 적절히 섞은 삶을 살고 있다고 생각하며 나의 특수성을 제외시켜 보자.


열심히 명랑해야 우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명랑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


“인생이란 폭풍우가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빗속에서 춤추는 법을 배우는 것이다.”

-Vivian Gree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