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힘듦에 매듭을 짓겠습니다.
“내년에는 다 잘 될 거야!”
우리는 1월 1일을 기점으로 게임을 다시 시작하듯 ‘리셋’하는 경향이 있다. 게임하다가 흘러가는 모양이 마음에 안 들면 “아 몰라. 다시 할래!”라고 외치며 가벼운 마음으로 초기화시키듯이. 생각해 보면 너무 다행이지 않은가. 올 해가 엉망이었다 해도 내년이면 다시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시작할 수 있다는 게?
작년에 다짐했던 ‘운동하기’는 헬스장 기부천사로 등극하며 무산되고 머리에 남는 게 있으면 좋겠다며 시작한 ‘영어공부’는 선생님을 탓하며 포기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다 괜찮다. 다시 마주한 새 해에 재도전해보면 되기에.
매년 쓰지도 않을 다이어리를 심사숙고해서 구매한다. 누구보다 알차고 예쁘게 쓰겠다는 굳센 다짐과 함께 몇 날 며칠을 고민한다. 늘 며칠만 쓰다가 작년에는 5개월이나 썼다! 역사에 남을 기록이다! 이러다 보면 언젠가는 8개월을 쓰고, 또 언젠가는 1년도 쓰지 않겠나. 아직은 나를 조금 더 믿어 보기로 한다.
작심삼일을 꾸준히 하면 그 또한 의미가 있다. 3일 하다 말고, 일주일 하다 말고, 한 달 하다 말고 하는 이 행동을 반복적으로 해준다면 우리는 꽤 잘 해내고 있을지도 모른다. '프로작심삼일러'들에게 만만한 위로를 던지는 게 아니라 정말 내 생각엔 그렇다. 끊지 않고 계속 이어져오고 있다는 것 자체에 큰 의미를 두고 싶다. 어쨌거나 우리는 계속 ing 중이니까!
만약 새롭게 돌아오는 시작점이(1월 1일) 없었더라면 어땠을까? 무한궤도처럼 끝없이 이어지는 나날들에 더욱 쉽게 지루해지며 번아웃을 맞이했을지도 모른다. 힘들었던 한 해를 보내면 다시 돌아와 주는 새로운 시작점이 괜히 더 반갑다. 그래도 이 힘듦에 마무리를 지어주는 것 같아서. 다시 잘해보지 않겠냐고 내 어깨를 두드리며 ‘새로운 시작’을 선물로 주는 것만 같아서.
지난했던 작년을 뒤로하고 새로 맞이하는 해는 다 잘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을 또다시 품어본다. 어쨌거나 나에게 주어지는 새로운 시작이기에 덥석 물어본다. 잘했거나 못했거나 내년엔 다시 새롭게 잘해보면 된다. 지난해는 이미 가버렸으니. 뒤도 돌아보지 말고 시원하게 보내주자. 깨끗이 마무리한 자리에만 새로움이 들어올 수 있을 테니. 작년은 이렇게 마무리 지어본다.
“리셋하시겠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