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탐구백서

어디 파는 곳 없나요?

by 이룰성 바랄희

누군가에게 배신을 당해본 적이 있는가.


알고 지낸 지 얼마 안 된 사람이든, 함께 한 시간이 긴 사람이든 배신은 누구에게 당하던 충격적이다. 배신의 종류는 다양한데 돈과 사랑을 비롯한 주로 우리 삶에 중요하게 작용하는 것들 위주로 행해진다. 어쩌면 그래서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하고 한 사람의 삶을 산산조각 낼 수도 있는 게 배신이다.


사람에게 배신을 당하고 나면 우선 일차적으로 인류애가 박살이 난다. 사람이 싫고 사람이 밉다. 한 동안은 세상사람들을 다 미워하고 아무도 못 믿는 삶을 살아가는 건 필수과정이다. 마치 대학생 때 듣기 싫어도 졸업하려면 반드시 들어야 하는 필수교양 과목 같은 느낌이랄까.


그렇게 지내다 보면 문득 ‘왜 내가 그딴 거짓 하나 구별하지 못했지?’라는 생각이 들면서 스스로를 자책하는 단계까지 도달하는데 이때가 가장 위험하다. 남을 미워하다가 이젠 나까지 미워하기 때문이다. 내가 상대에게 당했다는 생각에 슬퍼하다가 갑자기 자책하기 시작하면 그때 얼른 알아차려야 한다. 본격적으로 쓸데없는 생각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음을. 내 잘못은 전혀 없다.


이성적으로 판단한 후에 또다시 드는 생각은 ‘그렇다면 앞으로 어떻게 거짓을 구별해 낼 수 있을까?’이다. 아무리 생각해 봐도 답은 떠오르지 않는다. 내가 멍청해서 답을 모르는 게 아니라 어쩌면 답 자체가 존재하지 않는 것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저 사람과 함께 어울려 살아가고, 서로를 돕고, 서로를 사랑하며 살도록 설계되었다. 인류는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서로를 못 믿고 거짓이라 의심하고 시기하고 질투하고 미워하고 음해하고 배신하도록 설계된 생명체가 아니기에 일단 믿고 보는 것이다.


아픔은 아픔으로 가져가되 나는 우리가 갖고 태어난 사랑과 진실을 여전히 믿고 따르고 싶다. 그렇게 살다가 또 배신을 당해도 난 굽히지 않고 또다시 믿고 싶다.


하지만 거짓을 판별하는 꿀팁을 전수해 주는 책이 있다면 꼭 구매해서 읽어보고 싶다. 사랑과 진실을 기반으로 삶을 운영하고 싶지만 이왕이면 배신은 안 당하고 싶은 마음이기에.


책 속에는 ‘눈동자의 흔들림을 봐라. 말하면서 머리를 만지는지 봐라.’와 같이 여러 가지 항목으로 나누어 야심 차게 거짓말쟁이들을 선별하는 방법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 책의 가장 마지막 장에는 이렇게 적혀 있을 것이다.


“누군가의 거짓에 당했다면 그건 당신의 잘못이 아닙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