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연말정산하기

"이번 한 해 모두 고생하셨습니다!"

by 이룰성 바랄희

"올 한 해 어떠셨나요?"


연말정산이라는 단어는 말 그대로 ‘돈’ 이 먼저 떠오르는 단어지만 나는 다르게 적용하고 싶다. 나의 한 해를 돌아보는 용도로 쓰고 싶달까.


연말이 되었으니 나의 한 해를 되돌아보자. 엉망이었던 것도, 지우고 싶은 일도 많지만 나름 잘 해낸 것도 많다. 나는 늘 연말이 되면 올해에 무엇을 이뤘는지를 떠올려보고 내년의 나는 무엇을 해내고 싶은지 목표를 설정한다. 계획적인 성격이라서 보다는 생산적인 활동을 선호하며 목표 지향적인 유형의 인간이라 그런 듯하다. 내년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설정하면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게 나름 재미있게 느껴지고 도파민이 생성되는 기분이다. 마치 게임 레벨을 올리기 위해 애쓰는 것과 같은 양상.


그렇게 설정해 둔 목표를 이뤘을 때 얻어지는 성취감은 나를 단단하게 만들어준다. 사실 ‘단단’ 보다는 ‘딴딴’에 가깝다. 이뤄낸 업적과 성취는 나를 더 강하게 만들어준다. 또 다른 목표로 나아갈 동력을 부여하고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 열심히 달려 나갈 연료가 되어준다.


이렇듯 목표를 설정하기에 가장 중요한 요소가 앞에서 언급한 ‘연말정산’이다. 내가 올해에 못 이룬 것과 아쉬웠던 부분을 다시금 되새기며 부족한 부분을 어떻게 보충해야 할지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꼼꼼하게 힐난할 목적으로 연말정산에 임해서는 안된다. 그저 미흡한 부분을 찾아내고 발전을 도모할 목적으로만 사용하길 권장한다.


그 과정에서 발견하게 되는 나의 성취에 또 한 번 감탄하며 스스로를 토닥여주면 다정하고 온화한 연말정산이 완료된다.


나를 돌이켜보고 점검하는 과정은 매우 중요하다. 살면서 늘 뒤를 돌아볼 필요는 없지만 모든 기계류가 그렇듯 인간도 점검이 필수다. 정기적으로 점검해주지 않으면 잘못된 길로 흘러가는 자신을 알아챌 수 없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수리할 곳은 없는지 미처 확인하지 못하고 강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를 돌본다는 개념으로 접근하는 점검시간은 앞으로 내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도약할 수 있게끔 도와준다.


이래저래 연말정산을 마치면 아무래도 이 말을 내뱉기 가장 쉽다.


“그래도 고생했네.”


아쉬워도 충만했어도 고생한 건 사실이다. 내가 나의 고생을 알아주지 않는다면 누가 알아주겠는가. 남들에게 따뜻한 위로 백 번을 받아도 스스로에게 다정한 위로 한 번 해주지 않으면 나는 늘 얼어붙은 심장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할 것이다.


올 한 해도 경주마처럼 달려온 스스로에게 위로를 전한다. 내가 나에게 전하는 위로만큼 푹신한 것도 없다. 이번 연말은 푹신한 위로에 누워 나를 안아주는 시간을 보내 보자.


“이번 한 해 모두 고생하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