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는 사람의 기록
도시는 언제나 바쁘다.
사람은 빠르고, 말은 짧고, 시간은 쏟아진다.
모두가 앞만 보고 걷는다.
잊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멈추면 두려울까 봐 계속 걷는다.
나는 그 반대였다.
자꾸 멈췄다.
그늘진 골목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혹은 말이 사라진 공간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풍경에 눈이 멈췄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을 장면에 마음이 걸렸다.
그건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조용해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카메라를 들었다.
그 순간을 붙잡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빛이 스쳐 지나간 뒤의 여백,
누군가의 뒷모습, 버려진 그림자,
기다림이 녹아 있는 정류장,
지나간 감정이 묻은 창문.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말을.
《조용한 순간들》은
말 없는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기록한
**멈추는 사람의 기록**이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조용히 숨을 고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