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순간들>> - 프롤로그

멈추는 사람의 기록

by 박성환

도시는 언제나 바쁘다.

사람은 빠르고, 말은 짧고, 시간은 쏟아진다.


모두가 앞만 보고 걷는다.

잊지 않기 위해서가 아니라,

멈추면 두려울까 봐 계속 걷는다.


나는 그 반대였다.

자꾸 멈췄다.

그늘진 골목에서, 사람들 사이에서,

혹은 말이 사라진 공간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는 풍경에 눈이 멈췄고,

누구도 기억하지 않을 장면에 마음이 걸렸다.


그건 특별한 순간이 아니었다.

오히려 아주 평범하고 조용해서,

더 오래 마음에 남았다.


카메라를 들었다.

그 순간을 붙잡기 위해서라기보다는,

그 순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


빛이 스쳐 지나간 뒤의 여백,

누군가의 뒷모습, 버려진 그림자,

기다림이 녹아 있는 정류장,

지나간 감정이 묻은 창문.


그 모든 것들이 나에게 말을 걸었다.

“지금 이 순간, 살아 있다”는 말을.


《조용한 순간들》은

말 없는 사진과 짧은 문장으로 기록한

**멈추는 사람의 기록**이다.


이 글들이 당신에게

조용히 숨을 고르는 시간이 되길 바란다.

월, 목 연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