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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무개 Dec 29. 2019

2019년의 후회

 올해도 이제 며칠 안 남았다. 2019년에는 무엇을 했을까 생각해 보면, 후회만 가득 남는다. 가장 후회가 남는 것은 책을 몇 권 못 쓴 것이다. 올해 3권을 출판했지만 이 중 두 권은 작년에 이미 다 쓴 원고들이기 때문에 사실상 한 권만 출판한 셈이다. 매년 최소 5권을 출판하려고 마음먹었는데,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내가 정말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해서 출판하기 위해서 여러 공부를 했지만 이것도 깊게 하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삼국지를 너무 좋아해서, 삼국지 소설, 역사, 이와 관련된 다양한 책들을 읽었는데, 한번 만 읽고 깊이 있게 공부하지 못해서, 삼국지에 대해서 글을 쓸 만한 수준을 만들지 못했다. 이 외에도 인류학이나 고고학에 대해서도 공부를 하려고 했는데, 책만 샀지, 공부는 따로 하지 않아서 아쉬움이 가득하다. 


 또 다른 아쉬움은 운동을 열심히 하지 않은 것이다. 외모와 건강, 두 마리 토끼를 잡기 위해서 운동도 하고 식이요법도 해 봤는데, 꾸준히 하지 못해서 오히려 1년 전 보다 더 늙었고, 살이 더 쪘다. Suna가 나를 보면, 남자로서 매력이 없다는 이야기를 자주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를 별로 가꾸지 않았다. 운동을 길게 해 봐야 2주 정도 하고, 회식이나 모임에서 한번 무너지면, 와르르 무너지는 패턴을 보였다. 계획대로 잠시 되지 않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다시 일어나야 하는데, 그냥 무너져버렸다. 


 학교 다닐 때, 지각을 하면 참 불편했다. 지각을 하면 수업 중에 뒷문으로 조용히 방해 안되게 들어가야 했다. 물론 교수님이 지각을 했다고 나를 질책하거나, 나를 주목하거나 하지 않는다. 그냥 조용히 자리에 앉으면 되는데, 그 짧은 순간이 싫어서 지각을 할 것 같으면 아예 학교를 가지 않았다. 이런 습관은 정말 피곤한 습관인 것 같다. 모든 일이 내가 원하는 대로 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데, 내 계획대로 안됐다고 포기하면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다른 아쉬움은 회사일을 너무 열심히 했다. 회사일에서 재미를 찾지 않기로 했는데, 회사일을 왜 그렇게 열심히 했는지 모르겠다. 나도 모르게 주말에 출근하고, 나도 모르게 밤늦게 야근하는 일이 잦았다. 회사일은 딱 문제 안 생길 정도만 하기로 했는데, 뼈속까지 직장인인지 나도 모르게 일이 잘 되는 방향으로 하다 보니, 생각 보다 일을 많이 했다. 


 유튜브를 찍지 않은 것이 좀 후회된다. 2019년 영상 올린 것들이 별로 없다. 당연히 채널의 구독자 증가도 별로 없었다. 유튜브 편집하는 것을 배우려고 생각을 했고, 공부도 했지만 이를 실천에 옮겨서 영상을 찍고, 그에 맞는 편집을 하지 않았다. 


 그 외에 후회로 남는 것은 기억이 없다. 돌이켜 보면 잘한 일도 많은데, 잘한 일 보다는 왜 못한 일만 기억에 남는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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