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아무개 Dec 29. 2019

소식이 궁금한 사람

 중학교, 고등학교 친구 중에 강민이 있다. 얘는 참 조용하고, 약간 소심한 성격이다. 중학교 때는 등교하면서 가끔 얼굴 보고, 학교에서 아는 체하는 정도의 친구였다. 시간을 내서 따로 같이 재미있게 놀거나 하지는 않았다. 같은 동네에서 살아서 그런지 고등학교도 같이 다니게 되었다. 1학년 때 같은 반이었는데, 당시 나는 교우관계에 신경을 쓸 수 없을 정도로 건강이 안 좋았다. 


 둘이 친해진 계기가 뭔지는 모르겠는데, 2학년 때부터 엄청 친하게 지낸 것 같다. 같은 반도 아니었는데, 어떻게 친해졌는지 모르겠다. 학교 갈 때도, 같이 등교시간 맞춰서 만나서 학교 갔고, 가는 길에 무슨 할말이 그렇게 많았는지 서로 재잘거리면서 등교했다. 하교할 때도 서로 시간을 맞춰서 같이 만나서 하교를 했다. 지금 보면 둘이 사귀는 것도 아닌데, 그렇게 친하게 지냈다는게 신기할 정도이다. 


 내가 남의 집에 놀러가지 않는데, 유일하게 놀러간 친구 집이 그 친구 집이었다. 그 친구가 우리집에 오거나, 내가 그 친구 집에 갔다. 가서 만화책보고, 음악 듣고,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였다. 둘이 공부는 그래도 전교에서 노는 편인 데도 같이 공부하지는 않았다. 여름 방학때는 창문, 현관문을 열어 놓고, 방에 누워서 조용한 음악을 들으며 만화책을 읽었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한중진미’를 그 친구와 같이 느꼈다. (한중진미 : 한가한 가운데서 진짜 즐거움을 찾는 것)


 그렇게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교에 가면서 연락이 끊겼다. 누가 이사 간 것도 아닌데, 이상하게 대학교에 가서 서로 연락을 하지 않게 되었다. 그러다가 길에서 우연히 다시 만나서 또 친하게 놀았다. 대학교 가니, 그 친구가 많이 변했다. 일본 문화에 빠져서, 일본 음악, 게임, 만화, 일본어 공부에 관심이 많아졌다. 그 덕분에 나 역시 일본 문화에 빠져서, 일본 가수들의 음악을 듣고, 일본어 공부를 하고, 일본 여행도 가게 되었다. 그 친구가 국문과인데, 일본으로 어학연수도 갔다. 대학을 졸업하면서 연락이 되지 않았고, 가끔 꿈에 그 친구가 나오긴 한다. 지금 뭐하고 지내는지 참 궁금하다. 

작가의 이전글 첫 사랑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