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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문성환 Oct 28. 2023

데일리스가 나를 이끄는대로

에디터에게 묻다(4) 크리스토퍼 루즈와의 대화

크리스토퍼 루즈(Christopher Rouse)

<분노의 질주:홉스&쇼> <제이슨 본> <본 얼티메이텀> <본 슈프리머시> <플라이트 93> <이탈리안 잡>


데일리스를 보면서 특별히 따로 염두에 두고 있는  있나?


작품에 따라, 혹은 어떤 시퀀스냐에 따라 다르다는 말을 다시 해야겠다. 언제나 다르다. 물론, 모든 것의 핵심엔 결국 캐릭터와 스토리가 있다. 데일리스를 보면서 데일리스가 내게 어떤 말을 하는지 귀 기울인다. 현장에서 찍힌 것들에 완전히 몰입해서 이것들이 나를 어디로 이끄는지 생각한다. 내가 이것들을 어디로 내 의지로 이끌려고 하기보다는 말이다.


어떻게 편집하느냐는 어떻게 찍혔느냐에 좌우된다고   있을까?


어느 정도는 그렇다고 볼 수 있다. 매우 계획적인 감독의 작품일 땐 촬영된 것만 봐도 어떻게 편집이 될지 알 수 있다. 촬영이 곧 거의 편집이라고 볼 수 있을 정도이다. 그들은 마스터 샷을 딱 필요한 만큼만 촬영하고, 그다음 이어질 커버리지 촬영으로 바로 넘어간다. 그래서 난 감독과 충분한 시간을 함께하면서 시나리오에 관해서 이야기하고, 감독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들으려 노력한다. 감독이 어떤 비전을 가지고 있는지 아는 건 중요하다. 내가 하는 일은 결국 그 비전을 구현하는 걸 도와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과정에서 시나리오와는 다르게 편집해야 하는 경우도 생길 텐데.


에디터스 컷을 만드는 과정에서 시나리오와 조금 다르게 편집하고 싶은 나만의 아이디어가 떠오를 땐 먼저 감독에게 연락해서 이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감독이 어떤 특정한 의도를 가지고 촬영했다 하더라도, 그것이 일단 찍히고 나면 그 결과물은 계속해서 진화한다. 즉, 촬영장에서 이럴 거야 하고 생각했던 것도 막상 찍고 나서 보면 그게 아닐 때가 있다. 편집실에선 촬영장에서 가지고 있던 의도에만 너무 얽매이지 않고 열린 마음을 가져야 한다. 감독이 원하는 것을 따르지만, 만일 내 본능이 좀 더 흥미롭게 감독의 비전을 구현할 방법이 있다고 외치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설사 당장 그게 실패로 돌아가더라도 그런 시도를 통해서 더욱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을 계속 찾을 수 있다.


크리스토퍼 루즈와 제가 나눈 이 대화의 전문은 여기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여러 차례로 나뉘어 실릴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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