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by 디에디트랩

낮은 숨소리. 침대에 누운 옆모습. 계속 울리는 전화벨. 그렇게 그녀의 힘든 주말의 전조가 시작된다. <비브르 사비> 이후 주인공 여성의 옆모습으로 시작하는 모든 영화는 내게 <비브르 사비>를 연상시킨다. 앞으로 벌어질 그녀의 힘든 삶을 함께 목도할 것을 예언하는 하나의 쇼트이다.


다르덴 형제는 그들의 다른 영화에서와 마찬가지로 그들의 다큐멘터리적 촬영 방법을 여전히 따른다. 카메라는 주인공인 산드라를 따라간다. 카메라가 미리 자리 잡고 인물을 바라보는 대부분의 일반 영화와는 달리, 여기서 카메라는 산드라의 동선을 뒤에서 따라가는 방식을 따른다. 그렇다 보니, 관객은 산드라를 다소 뒤에서 많이 지켜보게 되며, 산드라가 그녀 앞에 펼쳐지는 일들을 알아갈 때 관객도 함께 알아가게 된다. 산드라와 관객은 동일선상에 서게 되는 것이다.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러니까 산드라와 함께 그녀를 한치도 떠나지 않고 줄기차게 카메라가 따라다니기 때문에 비록 우리가 어떤 순간순간 그녀의 얼굴을, 그녀가 느끼는 감정을 그 얼굴의 표면에 일어나는 일그러짐으로 매번 정확히 확인하지 못한다 하더라도, 관객은 그녀의 감정을 고스란히 느끼고 함께 하게 된다.


다르덴 형제는 굉장히 냉정한 사람들임에 분명하다. 산드라는 복직을 앞두고 회사 내 동료들의 투표 결과 그들이 산드라의 복직 대신 그들의 보너스 1,000유로를 선택했다는 사실을 접한다. 그녀는 해고가 된다. 월요일 재투표를 허락한다는 상사의 약속을 받고, 그녀는 이제 주말 동안 동료들을 한 명씩 모두 찾아다니며 자신의 복직을 위해 투표해 줄 것을 부탁한다. 하지만, 그녀의 동료들 모두 각자 힘든 생활을 이어가고 있기에, 보너스 1,000 유로를 포기하게 하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이 과정에서, 영화 초반 산드라는 전화로 동료 중 한 명이 자신을 지지하고 그녀를 위해 투표하겠다는 약속을 듣는다. 앞으로 주말 동안 정말 이들 모두를 찾아다니며 부탁해야 하며 절망에 빠진 순간 찾아든 소식. 전화기를 들고 거실에 서서 기쁨에 눈물을 흘리는 산드라. 하지만 다르덴 형제는 미처 그녀가 그 기쁨을 제대로 누리기 전에 이 쇼트를 재빨리 끝내버린 후 그녀를 길로 몰아낸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라는 듯이. 길 위에서 그녀는 희망과 절망을 번갈아가며 마주한다. 이미 우울증 때문에 약물 치료를 받고 있는 그녀에게는 이 상황이 너무 힘들기만 하다. 그녀를 계속 내모는 남편이 야속하고, 보너스를 포기하게 되면 동료들 역시 힘들게 된다는 것을 알기에 그들에게 부탁하는 게 그저 힘들 뿐이다. 절망 속에 한 번에 삼켜버린 한 통의 우울증 치료제. 이제 이 모든 걸 끝내려던 순간 찾아온 또 한 번의 희망. 그리고 다시 시작하는 길. 월요일 그녀를 위한 재투표는 결국 그녀의 실패로 끝이 난다. 하지만, 회사의 상사는 그녀의 노력을 높이 사서 그녀의 복직을 허락한다는 소식을 전한다. 단, 지금 한정 계약직으로 있는 다른 사람의 재계약을 후에 하지 않고, 그때 그녀를 부르겠다는 조건. 여기서 <내일을 위한 시간>이 다른 많은 영화와 다른 점이 발생한다. 산드라는 자신 때문에 다른 사람이 해고되게 할 수 없다며 이 제안을 단숨에 거절한다. 영화는 모두가 행복해지는 마법 같은 순간을 거부하고, 산드라는 결국 다시 길 위로 나선다. 다시 길 위. 남편에게 전하는 그녀의 마지막 말. 우리 정말 열심히 싸웠어요. 행복해요. 그녀의 미소. 우울증을 앓으며 영화 내내 힘들어하던 그녀는 처음으로 그녀가 행복하다고 말한다. 그녀는 다시 길 위에 있지만, 이제 그녀는 더욱 단단해졌다.



내일을 위한 시간 (TWO DAYS, ONE NIGHT) Dir. Jean-Pierre Dardenne, Luc Dardenne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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