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 위에 익는 감사

겸손으로 시작해, 감사로 맺는 선순환

by 코털이 공학박사

감사는 겸손을 받침대 그 위에서 익습니다. 시작은 단순합니다. 겸손, 상대를 존중하고 나를 낮추는 일. 두 가지 축이 설 때 감사는 선순환으로 이어집니다. 겸손이 감사로 이어지는 과정에 대해서 함께 생각해 봅시다.



겸손의 축: 낮아짐과 존중


겸손은 낮아짐, 즉, 스스로 부족함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내가 모든 것을 잘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고 인정하기 때문에, 상대방을 통해서 부족한 부분을 채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니 상대방이 가진 나보다 나은 장점으로 나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야 합니다.


겸손의 다른 측면인 존중에 대해서도 생각해 봅시다. 상대방을 존중하기 위해서는 나의 부족함을 아는 것을 넘어, 상대에 대해 관심 가져야 합니다. 존중한다면서 말로만 존중한다고 하고 그저 상대의 이야기를 잘 듣고만 있으면 겸손한 태도가 되는 걸까요? 아닙니다. 진정한 겸손은 상대방을 잘 아는 것에서 출발합니다. 무엇을 좋아하는지, 어떤 장점이 있는지 잘 알고 있어야 진심으로 그 사람을 높여줄 수 있습니다.



겸손은 굴복이라고?


겸손하라고 하면 걱정하게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내가 낮아지면 결국 나는 없어지고 상대방의 뜻만 남는 게 아니냐는 거죠. 충분히 고민해 볼 만한 지점입니다. 하지만 한번 생각해 봅시다. 상대방을 존중한다는 것은 상대에게 굴복하라는 것과 다릅니다. 상대방을 존중하면서 들어주면서 내 의견과 맞는 부분을 찾아가면 됩니다. 의견을 존중해 주는 사람을 무시하는 사람은 없습니다. 내가 먼저 존중하면 상대방도 나를 무시할 수 없게 됩니다. 그리고 우리가 상대하는 사람은 한 명이 아닙니다. 우리는 많은 사람들과 함께 마주하면서 살아갑니다. A라는 사람과 나의 공통점, B라는 사람과 나의 공통점, C라는 사람과 나의 공통점을 맞춰가고 있다면, 그리고 이보다 더 많은 사람과 내가 의견을 맞춰가고 있다면 결국 모든 사람들이 내 이야기를 듣게 됩니다. 결국 스스로 겸손히 낮아지는 사람은 다른 사람을 포용해 주는 사람이 됩니다. 낮아졌지만 결국에는 높아지는 일이 일어나는 것이죠.


MBC의 김민식 PD님을 기억하시나요? 뉴논스톱, 느낌표와 같은 예능 프로그램 PD로 이름을 알리고 갑자기 드라마피디로 전향해서 내조의 여왕으로 대 히트를 치셨던 스타 PD이십니다. 제가 다니는 회사에 강연을 오셔서 해주신 말씀이 있습니다. 내가 낮아지고 다른 사람을 존중할 때 벌어지는 일에 대한 내용입니다. 드라마 내조의 여왕을 촬영할 당시의 일이라고 합니다. 당시 최고의 주가를 달리던 무한도전 출연진들이 내조의 여왕에 카메오 출연하기로 했다고 합니다. 내조의 여왕은 당시 최고의 시청률을 자랑하던 드라마였습니다. 주인공 온달수(오지호)가 성공한 회사원이 되어서 면접관으로 신입사원들을 만나는 장면입니다. 신입사원 때 면접을 하던 장면과 오버랩되면서 과거의 감정을 소회 시키는 극 중에서 큰 의미를 가지는 장면이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무한도전팀이 신입사원으로 출연합니다.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여기까진 괜찮았습니다. 노홍철. 노랑머리에 콧수염을 기르고 나타난 그 남자가 문제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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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어디에 신입사원 면접을 보는데 노랑머리에 콧수염 기르고 나오는 사람이 어디 있습니까? 예능 프로인 무한도전 입장에서야 재미있는 설정이지만, 드라마 PD 입장에서는 시청자들의 몰입을 확 깨버릴 수도 있는 위기 상황이었습니다. 김민식 PD님이 아무리 머리를 굴려보아도 혼자서는 답이 떠오르지 않아 솔직하게 함께하는 동료들에게 고민을 이야기했다고 합니다. 자기의 부족함을 인정하고 동료를 믿으며 부탁한 것이죠. 그랬더니 마법 같은 일이 벌어집니다. 카메라에서는 노홍철 씨를 화분 뒤로 가려지도록 앵글을 찾아내고, 대본 작가는 순식간에 대본을 다듬어냅니다. 음향도 여기에 맞춰서 자연스럽게 컨트롤됩니다. 피디님 혼자서 끙끙 댈 때는 막혀있던 문제가 동료를 존중하고 맡기자 순식간에 해결된 것이죠. 피디님께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해셨습니다. "제가 할 수 있었던 건 동료를 칭찬하고 감사하는 것뿐이었어요. '오! 카메라 거기 진짜 좋네요, 저는 그렇게 할 수 있는지 몰랐어요!'"


그렇습니다. 겸손은 팀의 능력을 살려줍니다. 동료를 존중하고 능력을 높여주면 나의 부족함이 채워집니다. 그리고 나의 감사와 칭찬은 동료로 하여금 더 높은 능력을 발휘하게 만듭니다. 생각해 봅시다. 무한도전x내조의 여왕 일화로 가장 이름이 높아진 사람은 누구일까요? 김민식 PD님입니다. 노홍철 씨 캐릭터를 살려내면서 그를 무한도전의 주인공으로 만들어낸 동시에 드라마의 몰입감도 지켜냈습니다. 실제로 일한건 동료들입니다. 하지만 높아진 것은 PD님이었죠.



설득을 부르는 존중


한 가지 더 생각해 봅시다. 내가 낮아질 때 사람들이 내가 원하고 있는 것을 모르고 있을까요? 아닙니다. 사실 사람들은 이미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나의 이야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있는 영업사원이 원하는 것, 갑자기 커피 한잔 하자면서 나타난 옆 부서 사람이 원하는 것. 사실은 다 알고 있지만 모르는 척합니다. 하지만 나와 생각이 다르다는 이유로, 괜히 불편한 일이 생겨날까 봐 상대를 배타적으로 대합니다. 하지만 상대가 나를 먼저 존중해 주고 높여준다면? 그 사람의 진정성 있는 겸손과 낮아짐에 기분 좋아진다면? 상대의 의견을 들어줄 확률도 함께 높아집니다. 감정은 이성을 컨트롤합니다. 사람을 존중하는 겸손의 태도는 상대를 기분 좋게 합니다. 결국 이성적으로 설득할 확률도 높아지게 됩니다.


얻을게 하나도 없는 사람에게도 겸손해야 하나요? 정답은 이미 알고 있을 것입니다. 네, 겸손해야 합니다. 모든 사람에 대해서 겸손한 태도로 대하는 것이 옳습니다. 누구는 존중하고, 누구는 깔보는 태도는 좋지 않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말하지 않을 뿐 당신을 지켜보고 있습니다. 언젠가는 나도 필요 없어지면 저렇게 깔볼 수도 있겠구나 하는 마음을 품을 수도 있습니다. 이런 태도는 모두 당신에 대한 평판으로 남습니다. 겸손한 사람이라는 평판이 변해 위선자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습니다. 평판을 쌓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만 무너지는 것은 한순간입니다. 그러니, 겸손한 태도는 몸에 배어서 어떤 사람을 대하든 그를 존중하고 품어주는 마음을 가지도록 합시다.



겸손 위에서 익는 감사


겸손은 감사의 받침대입니다. 겸손한 자세로 상대를 대하면, 결국 감사가 그 자리에서 열매 맺게 됩니다. 내가 나의 부족함을 알기에 상대를 높여줄 수 있었고, 그 도움으로 혼자서는 해낼 수 없는 일을 할 수 있게 됩니다. 감사의 열매가 맺히고, 상대에게 마음을 다해 전달하게 됩니다. 감사의 마음은 관계를 더욱 돈독하게 합니다. 앞으로도 더 큰일을 해낼 든든한 파트너로 자리매김하겠죠. 결국 겸손한 마음은 감사라는 열매와 함께 여러분을 원하는 곳으로 보내줄 든든한 힘이 되어줄 것입니다.


오늘도 당신의 인생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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