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삶에서도 감사가 자랄 토양을 만드는 법
질문을 하나 해보겠습니다. 읽기를 잠시 멈추고 잠시 시간을 내서 생각해 주세요. 여러분의 삶에서 여유를 상징하는 것은?
어떤 것을 생각하셨나요? 따뜻한 커피 한잔, 점심시간의 산책, 가족과 함께하는 저녁식사, 등산 가서 바라본 하늘, 지난 여름휴가 때 들은 파도소리, 아니면 잠시 게임한판? 여유에 대해서 생각했을 때 어떤 마음이 드셨나요? 혹시 여유에 감사함을 느끼셨나요?
여유는 여백입니다. 시간의 여백, 마음의 여백이 있을 때 여유를 느낍니다. 심지어 금전적으로도 여백이 있을 때 여유 있다고 생각하지요. 중간고사가 한 시간 남았을 때, 중요한 발표가 내일인데 아직 준비도 못했을 때 시간이 모자라면 마음에 여유가 사라집니다. 내일 카드 값 인출되는데 백만 원이 모자란다면? 역시 마음의 여유는 저 멀리 가버립니다. 결핍을 느끼면 여유가 없어집니다. 결핍을 만든 그것에 마음이 사로잡힙니다. 친구, 자녀, 가족 모두 마음속에서 사라진채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서 내 모든 정신이 집중됩니다. 이런 상황에 마음에 감사가 느껴질까요? 결핍 속에서 감사하기, 일반적으로는 어렵습니다. 상황이 모두 해결된 뒤에 이렇게 말하겠죠. "와~ 어떻게 하다 보니 다 되네, 감사했다." 이 감사함 역시, 마음에 여유가 돌아왔을 때나 나오게 됩니다.
감사는 여유를 먹고 자랍니다. 나무가 땅에서 양분을 얻고 자라고 열매를 맺듯, 감사는 여유를 토양으로 삼아서 자라납니다. 그러니 질 좋은 여유 위에서 좋은 감사가 맺히는 것은 당연합니다. 삶에서 감사가 영향력을 발휘하려면 여유 역시 우리가 신경 써야 할 키워드입니다.
나는 시간도 없고 돈도 없는데, 그러면 감사는 어떻게 하냐고요? 저도 사실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여유'라는 단어를 마음에 담기에는 너무나도 바쁘고 여유가 없었거든요. 빨리 성공해야지만 가질 수 있는 게 '여유'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의 삶을 관찰해 보니 그렇지 않더라고요. 나보다 더 바쁘게 사는데도, 그들에게는 여유가 있어 보입니다. 골프도 치고, 수영도 합니다. SNS도 저보다 많이 올리고, 심지어 책도 더 많이 읽습니다. 뭐가 문제일까요? 여유에 대한 정의입니다. 여유는 시간, 돈이 아닙니다. 여유는 마음입니다.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입니다. "내가 지금 이렇게 바쁘게 살면 여유가 미래에 보상으로 주어질 거야. 그러니 현재의 나를 소모하며 살자. 힘들어도 좀만 참자." 이런 생각이 틀렸습니다. 잘못된 생각입니다. 현재의 내가 여유를 가지면 감사함을 느끼고, 이 태도가 다른 사람들에게, 나의 업무에게 긍정적인 피드백 루프를 돌리며 선순환합니다. 여유는 현재의 내가 느껴야 합니다.
이렇게 잔소리처럼 적어놨지만 역시, 지금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분 역시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 진짜 여유가 없는데 어떻게 하라는 거냐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저 역시 그렇게 생각했으니까요. 여유를 만드는 방법은 없을까요? 어떻게 해야지 마음속에 여유를 만들고 감사를 채울까요? 이 부분에 대해 이야기해봅시다.
나의 현재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여유를 만들어내기 위한 첫 우선입니다. 우리 모두는 결핍이 있습니다. 어떤 사람은 돈이 부족하고, 어떤 사람은 건강이 부족합니다. 모든 걸 다 갖춘 사람 같아도 없는 것이 있게 마련입니다. 빌 게이츠나 워렌 버핏 같은 없는 거 없을 것 같은 그 부자들도 부족한 게 있습니다. 그들도 돈이 많은 거지 모든 걸 다 많이 가진 게 아니거든요. 이런 부자들에게 부족한 건 바로 '시간'입니다. 하루 24시간은 공평하게 주어진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워렌 버핏에게는 젊음의 시간이 부족하죠. 빌 게이츠는 나에게 시간이 더 주어진다면 기아, 기후 등 더 많은 분야에서 큰 일을 할 수 있을 텐데 하고 아쉬워하고 있을 것입니다. 시간만 그럴까요? 스티브 잡스는 모든 걸 갖췄지만 정작 자기 건강은 없어서 췌장암으로 죽었습니다. 아무리 부자라도 외모 때문에 고민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축구스타 웨인 루니도 여러 차례 모발 이식 수술을 받으며 자기 외모를 바꾸고자 노력했지만 결국 해결하진 못했죠. 자 이제 인정합시다. 모든 사람은 결핍이 있습니다. 내 결핍을 똑바로 바라보고 인정해 주는 것이 여유를 만들어내는 첫 번째입니다.
결핍을 바라보았다면, 이게 치명적인 문제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적어도 생계를 위협할 만큼 커다란 문제가 되도록 내버려 둬서는 안 됩니다. 당장 돈이 없어서 내일 먹을 것을 구할 수 없는 사람에게, 돈이 없는 걸 바라보지 말고 당신이 잘하는 걸 바라보고 그걸 하세요!라는 조언은 아무런 도움이 되지 않죠. 이런 분들에게는 당장 시간을 써서 돈을 마련하는 게 가장 급선무입니다. 그러니 결핍을 우선 해결해야 합니다. 단, 그 결핍의 문제를 완벽하게 해결하려고 해서는 안됩니다.
조금 극단적인 상황을 가정하고 결핍을 해결하는 예를 들어봅시다. 여러분들께 이런 극단적인 결핍이 없다면 이 부분은 무시하셔도 좋습니다. 내일 당장 먹을게 급한 사람이라면 3일분 먹을거리를 해결할 수 있도록 집중한 뒤에, 그중 반나절은 이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법을 생각해야 합니다. 예를 들면 3일 동안 쓸 돈 중에서 0.5일 분량은 저축하는 등, 결핍의 근원에서 벗어날 실천사항을 만들어야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금" 생각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걸 미루면 안 됩니다. 결핍의 문제가 말끔히 해결되면 나도 어떻게 살지 여유 있게 생각해 볼 거야, 감사를 찾아볼 거야라고 생각한다면, 결핍의 상황은 언제가 되더라도 해결되지 않을 것입니다. 쳇바퀴 돌듯 관성처럼 살아가게 됩니다.
하지만, 이게 여유를 만드는 방법은 아닙니다. 어디까지나 근본적인 결핍의 문제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음의 태도죠. 여유를 만들어가기 위해서는 이걸 기억해야 합니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 결핍을 벗어나기 위해서 결핍을 바라보지만 완전하게 해결하려고 들어서는 안됩니다. 완전한 해결은 없습니다. 너무 몰입해서는 안됩니다. 내 시선을 다른 곳으로 돌릴 수 있을 정도로만 결핍이 사라지면 그만입니다.
나의 결핍을 바라봐야 합니다. 나는 무엇 때문에 이렇게 여유가 없을까요? 시선을 돌려서 상황을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용기가 필요합니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 했죠. 적은 외부에만 있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내 안에 더 큰 적이 있습니다. 결핍을 찾아봅시다. 다만 거기에 몰입하지 밥시다. 그냥 거기에 결핍이 있구나 하고 응시할 수 있을 정도면 됩니다. 중요한 내용이니 한번 더 이야기합니다. 결핍이 있음을 발견했다면 그냥 거기에 있구나 하고 응시하고 넘어갑시다. 결핍만 해결하면 모든 게 잘 될 거야, 이런 생각은 하지 맙시다. 우리 사실 다 알잖아요, 저거 해결된다고 인생이 극단적으로 좋아지지 않습니다. 기억하세요, 완벽해 보이는 그 사람도 부족한 게 있습니다.
결핍을 바라보았다면, 반대로 내가 가진 것을 바라봐야 합니다. 가진 것을 바라본다는 것은 나의 장점을 보는 것입니다. 나는 어떤 걸 잘하는 사람이구나라고 생각해 보는 거죠. 혹시 잘하는 게 뭔지 모르겠다면 나에게 충분한 걸 생각해 봐도 됩니다. 아직 나는 젊어서 시간이 많구나, 나는 그래도 유복한 가정에서 자라났구나, 나는 건강하구나, 나는 친구들이 있구나, 회사에 믿을만한 동료가 있구나 등등 무엇이 있는지 생각해 봐도 됩니다. 결핍이 없는 사람도 없지만, 가진 게 없는 사람도 없습니다. 내가 잘하는 것 가진 것을 바라보는 것은 결핍에서 시선을 돌리는 출발점입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집니다. 희망을 보게 되기 때문이죠. 긍정적인 마음상태가 되고 여유를 만들어낼 준비가 됩니다.
여유는 내려놓을 때 생겨납니다. 마음을 내려놓는다는 것은 잠시 결핍이 아닌 가진 것들을 바라보는 것입니다. 결핍을 잊어버리는 것이 아닙니다. 잠시 시선을 돌려보는 것이면 충분합니다. 결핍을 바라보고 있다면 내가 가진 자원들이 보이지 않게 되기 때문입니다. 분명히 가지고 있는 것들인데, 결핍이 시야를 가려버려서 존재 자체를 잊게 되는 거죠. 잠시 여기서 눈을 떼고 내가 가진 것을 생각해 보면 여유를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봅시다. 지금 당장 너무 바빠서 여유가 하나도 없을 때가 있죠, 중요한 발표가 3시간 뒤에 있는데 아직 준비가 덜 된 상황이라고 생각해 보죠. 이럴 때는 정말 아찔합니다. 혼신의 힘을 다해 자료를 준비한다면 그나마 다행입니다. 어쩔 때는 망했다는 생각이 머리를 지배하기도 하죠. 아, 오늘 혼나겠네. 어차피 혼날 거 그냥 편하게 있다가 혼날까 등등... 이쯤 되면 그냥 정말 망한 거겠죠. 이런 상황 어떤가요? 주변에 동료가 있다면 도움을 구하면 도움이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5분 정도만 시간이 부족한 상황에서 눈을 떼서 주변을 둘러보았다면, 내 옆에서 자료 서칭을 도와줄 동료가 눈에 들어왔을지도 모르겠네요. 결핍은 시선이 좁아지게 만듭니다. 눈을 돌릴만한 잠깐의 여유만 있더라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을지 모릅니다.
결핍에서 마음을 내려놓읍시다. 마음속이 꽉 차있을 때 잠시 비워내야지만 내가 가진 것도 바라볼 수 있습니다. 자, 이제 습관으로 만들어볼 차례입니다.
앞서 극단적인 이야기를 예로 들었습니다. 이런 상황에만 여유가 필요한 건 아닙니다. 마음에 여유 공간이 있다면 우리는 보다 좋은 선택을 할 수 있게 됩니다. 언제든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다면 인생을 발전시킬 가능성은 물론이고 망하지 않을 가능성 역시 굉장히 높아집니다.
일상에서 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루틴'이 필요합니다. 네, 그 루틴 맞습니다. 서장훈 선수는 경기 전에 방을 정리했다고 하고, NBA 슈퍼스타 레이 앨런은 경기 전에 유니폼 입는 순서를 정해두었다고 하죠. 야구선수들이 타석에 서서 하는 루틴도 있습니다. 홈플레이트에 선 한번 긋고, 배트를 두 바퀴 빙빙 돌리고, 고개 왼쪽으로 한번 흔드는 등. 자기만의 루틴이 있습니다. 스포츠스타들은 왜 이렇게 하는 걸까요? 자기 능력을 최대한 끌어올리기 위해서입니다. 긴장되는 마음에 시선이 좁아지고 마음에 부담이 될 때. 이 행동을 하면서 마음에 여유를 찾는 것입니다.
운동선수가 아니더라도 루틴이 필요합니다. 특정한 상황이 되면 내가 여유를 가져야 한다는 것을 암시하는 사물, 행동을 만들어 두는 거죠. 저 역시 저만의 루틴이 있습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하면 커피를 내립니다. 만년필에 잉크를 갈아 넣고, 노트를 꺼내서 저만의 선언문을 적습니다. 아침 루틴을 마치는데 30분 가까이 시간이 걸립니다. 아침의 회사는 전쟁터입니다. 제가 직접 해야 할 일도 많이 있습니다. 굳이 시간을 많이 써가면서 루틴을 돌리는 이유는 뭘까요? 역시, 마음에 여유를 불어넣기 위함입니다. 오늘 해야 할 일들을 '더욱' 잘 해내기 위해서 에너지를 넣는 시간입니다. 경주용 자동차로 치면 더 빠르게 달려 나가기 위해서 차량을 정비하고, 연료를 채워 넣는 시간입니다.
회의에 들어갈 때도 루틴이 있습니다. 회의실 문을 열기 전에 고개를 왼쪽으로 한번 오른쪽으로 까닥거린 뒤에 하늘로 양팔을 깍지 끼고 쭉 올린 뒤에, '헛'하고 헛기침을 한 뒤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마음의 준비를 하는 거죠. 여유 있게 회의 진행 상황을 보면서 반응하자며 몸에 새겨 넣습니다. 내 할 말만 하고 나오지 말자는 생각을 합니다.
이렇게 여유가 사라질만한, 결핍을 느낄만한 특정한 상황이 되었을 때 하는 특정한 행동을 만들어 두면 잠시 시선을 다른 데로 돌릴 수 있습니다. 이 행동들이 반사적으로 튀어나오도록 루틴을 만드는 거죠. '여유를 가져라'하고 암시를 걸 수 있도록 미리 준비해 두는 것입니다. 물론 행동이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사물을 활용해도 좋죠. 책상 위에 작은 앨범을 두고, 이 앨범이 눈에 들어오면 '여유'를 떠올리자고 정해두거나, 피규어를 활용해도 좋습니다. 아, 저도 하나 있습니다. 책상 모니터 위에 올려둔 펜더 스트라토캐스터 일렉 기타 피규어는 창의력 있는 생각을 의미합니다. 너무 바빠서 반복되는 일만 계속되는 상황에 이 기타 피규어가 눈에 들어오면, 잠시 내려두고 창의력 있는 생각을 한 가지 하기로 정해뒀습니다. 시선 돌리기 전략의 일종입니다.
마음의 여유를 만드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해보았습니다. 여유는 여러 가지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앞서 제 이야기처럼 창의력 있는 생각을 하는데도 활용할 수 있고, 마음을 한번 정돈하는데도 쓸 수 있습니다. 가장 좋은 여유 활용법은 역시 '감사'입니다. 여유 속에 감사함을 넣으면 이 감사함은 나를 풍성하게 만들어줄 뿐 아니라 함께하는 다른 사람들 마찬가지로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감사는 여유의 열매가 단순히 여기서 끝나지 않음을 의미합니다. 내가 생각하지 않은 곳에서 또 다른 열매를 맺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심어둔 감사의 씨앗이 열매를 맺는 것이죠. 나 혼자만의 여유로 끝나는 것이 아니게 됩니다. 그래서 감사함은 사회를 풍성하게 만들어 줍니다. 이게 나에게 다시 돌아올 것은 분명합니다. 그리고 나에게 있는 감사함의 열매는 더욱 풍성하고 좋은 열매가 되겠죠. 긍정적인 피드백으로 계속해서 감사가 자라날 것입니다.
카페에서 바리스타에게 표현한 감사 인사 한마디는, 그날 하루 동안 만드는 커피에 정성으로 변할지도 모릅니다. 동료에게 표현한 감사는 나에 대한 긍정적인 인식으로 변하고, 나와 함께 하는 일에 대한 정성으로 돌아올 수도 있습니다. 상사에게 표현하는 감사인사는 중요한 업무를 맡을 기회로, 실수했을 때 재기의 기회로 돌아올 수도 있겠죠.
그러니 여유를 만들어봅시다. 그리고 여유로 인해 생겨난 시간에는 감사를 표현할 방법을 더욱 적극적으로 생각해 봅시다. 나에게, 다른 사람에게 작은 감사를 표현해 봅시다. 처음에는 별것 아닌 것처럼 아무 효과 없는 듯 보여도, 이 감사는 분명히 자라나고 퍼져나갑니다. 그리고 나에게 돌아올 것입니다. 이런 피드백 루프를 한 번, 두 번 경험합시다. 감사함의 능력을 분명히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오늘도 당신의 인생을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