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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성현 Apr 24. 2017

4.5일 근무시간이 나한테 주는 것

내가 다니고 있는 회사(우아한 형제들)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다. 

그중 가장 독특한 문화는 4.5일 근무제 일 것 같다. 4.5일 근무제는 월요일 오후에 근무가 시작하는, 월요병을 없애고 그 시간을 개인적으로 보내길 권장하는 제도다.


막연하게 본다면 일하는 시간이 좀 더 적어지니 좋겠다. 하고 생각할 수 있는데, 실제로 이 제도 안에서 입사 후 6개월 동안 나는 어떻게 사용하고 어떤 점이 좋았는지 그 이야기를 적어보려 한다.

물론, 지극히 개인적으로 어떻게 사용했는지 말하는 것이니, 일반화하지 않았으면 한다(너무 당연한 이야기인가?).


1. 병원에 갈 시간이 생겼다.

입사하고 몇 주간 치과 치료를 해야 했다. 1~2주에 한 번씩 병원을 가야 하는데, 한두 시간을 위해 휴가를 내는 것도 애매할 때 월요일 오전이 아주 유용했다. 게다가 환자도 적어서 차분하게 치료받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2. 주중 늦은 귀가시간이 덜 미안할 수 있었다.

주중에 열 시, 열한 시 그 이후에 귀가하는 경우들이 있는데, 아내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서로에게 집중하는 시간으로 아주 유용했다. 특히 주 초에 이 시간을 가지니, 서운함을 미리 예방할 수 있는 기회가 된다.

3. 주말이 세 번의 밤이 된다.

보통 주말은 금요일 밤에 시작해서 일요일 밤까지를 바라본다 라고 하지만 솔직하게 일요일 밤은 월요일을 준비해야 하는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는 시간이다.

그런데, 월요일 오전에 바로 근무하지 않는다면? 일요일 밤에도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개인의 시간이 된다.

보통 뭔가 해보고 싶다. 또는 해볼까 하는 아이디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더 구체적이 되는데, 그런 면에서 일요일 밤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해보고 싶은 그것을 하면서도 만족을 얻을 수 있는 정말 소중한 시간이다.

주니어 시절에 개발 PM을 맡으면서 낮에는 회의로 밤엔 내가 맡은 부분의 코딩으로 지내다 보니, 심야에 뭔가 창의적인 활동을 할 때 정말 나 자신에 집중할 수 있고 실제로 회복하는 힘을 느끼게 된다.

월요일 아침은 늦은 취침을 만회하는 시간으로, 오후 출근하면서 주말 동안 내가 하고 싶은 것을 충분하게 했다는 성취감을 가지고 사무실에 들어서게 된다.


아직 시도해보진 않았지만 월요일 아침에 조조영화를 보거나 맛집 찾아서 아내와 함께 브런치를 먹는다든지, 아니면 회사 동료들과 스터디를 하는 것도 다 좋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성공한 사람'의 기준 중 하나는 시간을 내 의지로 쓸 수 있는 사람이라고 하는데, 월요일 아침을 내 마음대로 쓸 수 있다는 것. 그것이 참 중요하고 소중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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