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Sunghyun Park Aug 11. 2019

무알콜 맥주 후기-오호츠크 프리

암환자를 자유케 하리라

암환자 등의 중환자, 임산부, 운전자, 종교인 등 기타 여러 이유로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는 저처럼 술에 환장했지만 강제로 금주당한 케이스도 있고, 술 자체를 싫어하지만 어쩔 수 없이 입에 대야 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어느 케이스이건 적절한 무알콜 음료가 필요한 건 사실입니다.


안타깝게도 대부분의 무알콜 음료들은 술이라는 장르의 대체재로 즐기기에는 맛이 없습니다. 대표적으로 무알콜 맥주는 대체로 맛이 없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제가 소개하고자 하는 오호츠크 프리(オホーツクフリー, Okhotsk-Free)는 그간 제가 먹어본 무알콜 맥주와는 달랐습니다.


정보

상품명: 오호츠크 프리(オホーツクフリー, Okhotsk-Free)

원산지: 일본

제조사: 오호츠크 맥주 주식회사(オホーツクビール株式会社, Ohotsuku bi-ru kabushiki kaisha)

알코올 도수: 0.00%(0.01% 미만일 것으로 추정)


평가

살짝 진한 호박색입니다.


무알콜 맥주 특유의 달착지근한 맛과 꽃향기가 함께 느껴졌습니다. 홉이 적절히 배합되어 나오는 맛 같습니다. 향에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강렬한 꽃향기가 납니다.


탄산

약간 센 편입니다.


맥즙맛

좀 강한 편입니다. 그래도 향기 덕분에 좀 잡히는 편입니다.


쓴맛

약간 느껴집니다. 많이 쓰지는 않습니다.


바디감

약한 편입니다. 0.0%대 무알콜 맥주의 한계 아닐까 싶습니다.


맛의 균일함

대체로는 균일하지만, 가끔 꽝이 나옵니다. 이 부분이 매우 아쉽습니다.

총 3번, 48병을 주문해서 마셔봤습니다. 배송이 늦어졌던 때가 있었는데, 박스별로 맛이 달랐습니다. 어떤 박스의 것은 위에서 언급한 향긋한 맛이 나왔지만, 다른 박스의 것은 밋밋하다못해 불쾌하기까지 했습니다. 배송의 열악함과 제조 브루어리의 영세함이 결합하여 생긴 결과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격

2019년 7월 현재 기준으로, 비쌉니다. 4병 세트가 1628엔, 6병 세트가 2410엔, 8병 세트가 3170엔입니다. 각각 1병당 407엔, 402엔, 397엔꼴입니다. 아사히나 기린의 무알콜 맥주가 편의점에서 200엔도 안 하는 가격에 팔리는 것을 생각하면 2배 정도 비싼 겁니다.

문제는 이건 제품의 원가이지, 배송료는 아직 포함하지도 않았다는 것입니다. 일단 일본 국내 배송료가 있습니다. 도쿄로 보낼 시의 배송료를 포함하면 4병 세트는 2654엔, 6병 세트는 3436엔, 8병 세트는 4358엔입니다.

여기에 배대지 이용료를 포함하면 가격이 더 올라갑니다. 한국으로 배송할 시 배대지는 필수입니다. 왜냐하면 이 업체는 해외배송을 안 하거든요.

결론적으로, 이하넥스 THE빠른 이용 시 1병당 가격은 다음과 같습니다(₩1188.17/$1, ₩10.92/1엔):
4병 15000원, 6병 12000원, 8병 11500원, 12병 11100원, 24병 10600원


주문부터 배송까지

주문

1. 하얀색 부분(オンラインショッピング)를 클릭합니다 2. 원하는 상품을 선택합니다
3. 마음에 들면 보라색 버튼(カートに入れる)를 클릭합니다 4. 으론쪽 상단에 있는 購入手続き(구입하기)를 클릭합니다.

1. 원하는 상품을 선택하고, 구매수속으로 넘어가면 됩니다.

개인정보는 최대한 가렸습니다. 해당 주소는 이하넥스 일본 배송대행지입니다.

2. 배달받을 주소를 입력합니다(저는 배송대행지 주소를 적었습니다). 그리고 배송 메세지(注文メモ, 오른쪽 칼럼 맨 아래)에 다음 사항도 꼭 기입해주도록 합시다:

伝票番号をお知らせください

뜻은 '송장 번호를 알려주십시오' 입니다. 배송대행 업체에 서비스를 신청할 때 필요하니 알아두면 빠른 일처리에 도움이 됩니다. 지금까지는 사가와큐빈(佐川急便, SAGAWA)의 쿨배송으로 보냈습니다. 일단 여기서 점수를 많이 만회합니다.

오른쪽 아래의 보라색 버튼을 누르면 주문이 완료됩니다

3. 신용카드 정보를 잘 입력합니다. 다른 결제수단(대환결제, 은행입금)을 사용할 수도 있지만, 일본 밖에서는 매우 까다롭습니다.


4. 주문하기(注文する) 버튼을 누릅니다. 이제 배송대행 신청서를 쓰면 됩니다.


배대지

여기에서는 이하넥스를 기준으로 설명하겠습니다. 다른 배대지들도 비슷하니 이용 실적 많은 곳 또는 배송료 저렴한 곳으로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이하넥스의 경우에는 일반배송(개봉 후 검수)과 THE빠른배송(개봉 없이 바로, 약간 저렴)을 선택할 수 있습니다. 그냥 THE빠른 쓰셔도 됩니다. 브루어리에서 포장을 튼튼하게 해줘서 THE빠른 써도 안 깨졌습니다.

신청하실 때에는 반드시 트래킹 번호(송장번호, 추적번호, 전표번호)를 넣어주셔야 합니다. 배대지 도착서부터는 냉장배송이 아니기 때문에 최대한 빠른 일처리가 생명이므로, 송장번호는 꼭 넣어주시는 게 좋습니다. 송장번호는 주문 후에 이메일로 따로 알려주는데, 그 때 신청서에 기입하면 충분합니다.


관세 부과 여부가 궁금하실텐데, 과세표준 금액 $150 이내라면 세금은 없습니다. 신고하실 때에는 '채소주스'로 신고하셔도 됩니다. 애초에 주세법상 술이 아닙니다. 주의하실 점은 일반통관 품목입니다.

혹시나 관세사에게서 전화가 올 수도 있습니다. 이 때에는 당당하게 '술 아닙니다' 라고 설명하시면 됩니다.


국내배송

세관 통관이 끝나면 국내배송이 시작됩니다. 집까지 오는 데에 일반, THE빠른 둘 다 약 8일 정도 소요되었습니다. 이하넥스에서 시키는 대로 다 하고 세관 통관도 빨리 이루어지면 그 정도 걸리는 것 같고, 어딘가에서 삐끗하면 조금 지체될 수 있습니다. 배대지에서 문제가 되었던 건 트래킹번호 누락이었고, 세관에서 문제가 되었던 건 이게 술인지 아닌지 관세사가 헷갈려했던 부분이었습니다. 한국만큼 배송이 빠른 곳은 거의 없기 때문에, 이보다 더 빨리 오기를 기대하는 건 포기하시는 게 낫습니다.


총평

저렴하지만 밋밋한 무알콜 맥주가 지겨우셨다면 별미로 좋다고 생각합니다. 아프기 전에는 IPA같이 향이 센 맥주를 좋아했어서, 저한테는 향이 풍부하고 맛이 강한 이 녀석이 잘 맞았습니다. 반대로, 맛이 좀 센 편인지라 쉽게 질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비싼 가격 또한 구매를 주저하게 하는 요소인지라, 쌓아놓고 먹기에는 부담스럽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라쿠텐이나 아마존 같은 대형 쇼핑 사이트에서는 이 녀석을 취급하지 않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독특한 무알콜 맥주를 시도해보고 싶으신 분들 중 언어의 장벽을 뛰어넘거나 깨부술 수 있는 분에게 추천드립니다.


참고 사이트

오호츠크 맥주 https://www.beers.co.jp/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